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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증시 대예측] 개미들 천당과 지옥 오갔다

[2008년 증시 대예측] 개미들 천당과 지옥 오갔다

올해 우리나라 증시는 전형적인 전강후약 장세였다. 하반기 들어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전 세계 증시를 강타하면서 국내 역시 하루에도 수십 포인트가 오르락내리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1435.26포인트로 새해를 시작한 국내 증시는 12월 4일 현재 1917.83포인트(종가 기준)를 기록하며 무려 33.6%나 상승했다. 올해 가장 고점이었던 2064.85포인트(10월 31일 종가 기준)와 비교해서는 무려 40% 이상 오른 수치다. 올해 증시 급등을 견인한 세력은 개인과 기관. 해마다 외국인들에게 농락당했던 국내 증시는 튼실해진 개인과 기관의 적극적인 매수에 힘입어 견고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개인은 간접투자를 통해 타오르는 증시에 기름을 부었고, 기관은 실탄을 충분히 확보하고 외국인들이 쏟아내는 물량을 거침없이 받아먹었다. 실제로 올 11월 말 현재 전체 주식형펀드 잔액은 106조5519억원을 기록, 지난해 12월 말 46조4894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또 기관 역시 올 12월 4일 현재 8조7161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의 매도 공세를 막는 데 일조했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22조8651억원을 순매도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올 초 대부분의 증권사가 시장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며 “1600선이 고점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사상 유례없는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개인 자금이 주식형펀드로 쏠리면서 펀드의 힘이 막강해진 데다, 연기금을 비롯한 각 기금의 눈부신 활약이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강세장을 연출한 증시지만 하반기 들어선 갑작스러운 미국발 악재가 간담을 서늘케 했다. 더욱이 하루에도 열두 번씩 변동하는 증시에 투자자들은 천당과 지옥을 동시에 맛봤다. 롤러코스터 장세의 시작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지난 7월 27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미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국내 증시 역시 1883.22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일에 비해 4.09%나 하락했다. 국내 증시는 급락 하루 만에 1900선 재탈환에 성공했으나 며칠 지나지 않아 미국 모기지 업체들이 잇따라 파산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에 미국 증시가 출렁이면서 또다시 1800대 중반까지 밀려났다. 이후에도 국내 증시의 급등락은 거듭됐다. 특히 지난 8월 10일과 16일은 올해 국내 증시 사상 최악의 날로 기록됐다. 8월 10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글로벌 신용경쟁 우려로 번지면서 무려 1800선 초반까지 급락했으며, 16일에는 1600선까지 후퇴해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그러나 환매 또는 몸 사리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던 개인과 기관이 국내 증시의 상승기조에 무게를 두고 저가매수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는 사상 유례없는 급등을 했다.
7월 이후 12차례나 급등락 거듭
8월 20일 종가 기준으로 1731.27포인트를 기록했는데, 상승률로 따지면 무려 5.69%(93.20포인트)나 된다. 또 9월 들어서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발표로 미국 증시가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7월과 8월 사이에 10여 차례 급등락을 거듭한 국내 증시는 10월 들어 또다시 한 차례 급등 장세를 연출했다. 이번엔 미국의 불확실한 경제가 문제였다. 씨티그룹, BOA 등에 이어 와코비아은행의 실적부진이 발단이 됐다. 결국 어렵게 1900선 후반대를 회복한 국내 증시는 또다시 대폭락을 기록하며 1900선 초반까지 내려갔고, 이 같은 분위기가 11월까지 이어지면서 1700선까지 후퇴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많은 급등락 장세를 보아왔지만 올 하반기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한 증시전문가는 “올해처럼 장세를 진단하기가 어려운 적도 없었다”며 “그나마 투자자들에게 공격적인 매매를 자제하고 업종 주도주를 중심으로 조금씩 사들이는 전략을 구사하라는 기본적인 멘트가 전부였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증시전문가는 “당장 내년 증시를 전망하는 것도 힘들다”며 “최근 국내 증시가 변동폭이 큰 것은 미국발 악재가 가장 큰 원인인데, 아직 미국 경기를 낙관할 수 없는 만큼 내년 초에도 당분간 관망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바람 일으킨 테마주가 시장 주도
올해는 테마주가 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에너지 관련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는데, 코스피 상승률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무려 6개 종목이 에너지 관련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4일 현재 코스피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케이씨오에너지. 올해 360원으로 출발한 케이씨오에너지는 12월 4일 종가 기준으로 3855원을 기록하며 무려 970.83%나 증가했다. 또 한국석유는 같은 기간 2만200원이었던 주가가 20만3000원까지 치솟으며 904.95%의 수익률을 달성해 투자자들에게 대박을 안겨주었다. 이 밖에 화인케미칼, 동양제철화학, 남해화학 등도 400~80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에너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데는 유가급등이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 국제유가가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정유주가 강세를 보인 데 이어, 중동 수혜주 부상으로 자원개발주 또한 반사이익을 누렸다. 반면 탄소배출권 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ACTS는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탄소배출권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부도를 맞았다. ACTS는 지난 4일 종가 기준으로 350원을 기록해 연초 대비 70.24% 하락했으며, 현재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또 SY, 세안, 프라임엔터, 이엔쓰리 등도 60%가 넘는 하락폭을 기록했으며 휴리프, 한국슈넬제약, 주연테크, 대한은박지, 한솔CSN도 하락률 상위 10개 종목에 포함됐다. 코스닥시장에선 대선 테마주들이 요동을 쳤다. 올해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각 후보들의 친인척들이 운영하는 기업 또는 공약이 현실화됐을 경우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세를 연출했다.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이화공영, 특수건설, 홈센타 등으로 이들 종목은 일명 ‘이명박 관련주’로 잘 알려져 있다. 이화공영의 주가는 지난 4일 종가 기준으로 3만5500원을 기록, 연초 대비 무려 1594.51%나 올랐다. 특수건설도 3만4400원으로 1000.80% 급등했다. 홈센타 역시 9370원을 기록해 677.59%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에 반해 대주주 횡령 사건으로 주식시장에 혼란을 일으켰던 UC아이콜스는 같은 기간 주가가 91.88% 급락했으며, 팬텀엔터테인먼트도 대주주 등의 조세포탈 및 횡령 사건에 휘말리면서 주가가 81.50%나 하락했다. 이 밖에도 자원개발주로 들썩거렸던 헬리아텍도 대주주 횡령 등 불미스러운 일이 겹치면서 80.23% 내렸다.


업종 주도株 판도변화 극심


대장주 삼성전자, 포스코에 밀리기도
올해 주식시장은 어느 때보다 혼조세를 거듭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가 한때 포스코에 밀리는 수모를 당하는가 하면 업종마다 대표주들이 2인자의 반란에 고전했다. 우선 업종별로 살펴보면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 온 철강·은행업종이 부진에 빠진 반면 제도완화 및 경기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증권·보험·유통업종이 새로운 주도주로 급부상했다. 일부에선 주도주는 여전히 건재하며, 다만 증권 등 일부 종목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하지만 현 시점이 주도주가 바뀌는 변곡점으로 보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종목별로도 판도변화는 역력했다. 주식시장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전자는 지난 9월 3일 장중 한때 주가가 포스코에 밀렸다. 당시 삼성전자는 57만6000원에 장을 마친 데 반해 포스코는 59만2000원으로 마쳐 8년2개월 만에 추월 당한 것. 더욱이 삼성전자는 미국 수요 둔화 우려로 전망이 불투명하지만 포스코는 철강경기 호황에 힘입어 상승세가 예상돼 당분간 대장주 자리를 되찾아 오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삼성의 굴욕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증권업종에서 역시 삼성증권이 설립된 지 10년밖에 되지 않은 미래에셋증권에 1위를 자리를 내주면서 판도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12월 7일 삼성증권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9만51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6조3560억원.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17만2000원으로 마감해 시가총액이 6조3826억원을 기록하며 근소한 차이로 삼성증권을 앞질렀다. 은행업종 역시 지각변동의 움직임이 서서히 불고 있다. 아직까지 국민은행이 건재함을 나타내고 있지만 타 금융기관 합병을 통해 수익구조를 다양화한 신한지주 등의 추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 더욱이 LG카드 등의 실적이 본격화되는 내년 이후 국민은행과 신한지주의 주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연초부터 시작된 주가랠리 속에 업종별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 실제로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31개 업종 가운데 연초부터 업종 대표주 자리를 유지한 곳은 17개에 이르며, 나머지 14개 업종 대표주는 교체됐다. 전체 업종 대표주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교체된 것. 특히 통신서비스·반도체·IT부품·화학·비금속업종 등에서 대표주 교체가 두드러졌다. 초고속통신사업의 치열한 경쟁으로 하나로텔레콤이 부진을 겪는 동안 LG텔레콤이 업종 대표주로 부상했고, 반도체업종 대표주로 부상했던 주성엔지니어링 역시 올해 실적이 급락하며 서울반도체에 대표주 자리를 내놓았다. 또 IT부품업종에선 플래닛82가 크게 부상했고 LG마이크론은 2등으로 내려앉았다. 이밖에 화학업종에서 SSCP가 대표주로 급부상했으며, 화인텍은 뒷전으로 물러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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