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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버블 붕괴 가능성 낮다

자산 버블 붕괴 가능성 낮다

올해 중국은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세계의 돈이 중국으로 몰리면서 외환보유액은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완연한 ‘팍스 시니카(Pax Sinica)’ 시대다. 하지만 중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중국발 인플레이션이 세계로 퍼질 것이라는 경고가 계속 나오고 있고, 거품이 급속히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제품에 대한 불신도 이미 선을 넘은 상태다. 중국을 빠져나가는 외국기업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은 ‘중국이 글로벌 경제대국으로 갈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중국이 위험해지면 한국을 비롯한 세계경제 전체가 혼란에 빠질 것은 뻔하다. 자칫 중국경제가 경착륙하고, 치솟는 물가를 잡지 못하고,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 등 자산시장 거품이 일시에 빠진다면, 가뜩이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위기에 처한 세계경제의 추락은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과연 내년 중국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난 12월 12일 삼성경제연구소는 명쾌한 전망을 내놨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중국경제의 현안에 대한 분석을 통해 중국경제가 계속 고도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중국발 인플레이션은 얼마나 심각할 것인지, 중국 자산시장은 붕괴할 것인지, 위안화는 얼마나 오를 것인지 등에 대한 리포트를 내놨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중국경제에 대해 세계가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보고서를 요약해 싣는다.

Q1 고성장 정책 계속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중국 정부가 고성장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10.7%로 전망된다. 근거는 후진타오 2기 지도부 자체가 분배보다는 성장을 우선시한다는 점이다. 후진타오 주석은 지난 10월 제17차 공산당 당대회에서 경제운영 방침을 ‘양질의 빠른 성장’으로 제시했다. 여전히 고성장의 필요성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수년간 10% 이상의 고도성장을 해 온 중국은 소득격차 확대, 환경 파괴, 자산가격 폭등, 물가상승 부작용에 직면해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지나친 경제 과열은 막겠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표해 왔다. 실제로 지난 12월 3일부터 사흘간 열린 중앙경제정책회의에서는 경기과열 방지, 인플레이션 억제, 민생 중시를 내년 경제운영의 방침으로 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용창출과 사회안정, 내륙권 등 낙후지역을 개발하기 위해서라도 아직은 고성장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다. 강력한 긴축정책이 고용시장을 붕괴하고 사회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중국 정부의 고민이다. 도시 실업률이 실제로 10%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취업을 준비하는 인구만도 1억 명에 달하기 때문에 긴축에 무게를 싣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낮은 인구당 GDP(2012달러로 미국의 4.6%)도 고성장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에 무게를 두게 한다.


Q2 중국발 인플레이션 오나?
앨런 그리스펀 전 미국 FRB 의장은 최근 “중국 수출품 가격이 상승하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 세계 물가를 잡아줬던 중국의 물가 상승이 심각해지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은 10%가 넘는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평균 2.1%의 낮은 물가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올 하반기 중국 물가는 6%대로 급등했다. 올 1~10월 사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4%대로 중국 정부 목표치인 3%를 훌쩍 넘어섰다. ‘소비자물가 급등 →임금 상승→제조원가 상승→공산품 가격 상승→인플레이션 심화’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물가 급등은 주로 식료품 가격 상승에 따른 것으로, 서비스나 공산품 전반의 가격 상승은 아니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식료품을 제외한 중국 소비자물가는 1~10월 중 1% 상승에 그쳤다. 또 임금상승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향상을 감안한 단위노동비용(상품 1개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노동비용)은 하락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내년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 정도로 전망된다. 수출단가도 위안화 대폭 절상이나 유가 급등이 없는 한 지나치게 오르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판단이다.


Q3 자산가격 버블은 붕괴할 것인가?
중국은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으로 주가와 주택가격이 급증했다.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0월 중순 6000포인트를 넘어섰고, 올 1~8월 중 전국 평균 주택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상승했다. 그래서 중국 안팎에서는 자산가격 버블이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주식시장은 올 11월 이후 조정기에 진입해 지난 12월 6일 현재 상하이 주가는 5035포인트로 최고점 대비 17.8% 하락했다. 부동산시장 역시 중국 정부의 투자제한 정책(외국인의 부동산투자 제한, 부동산 대출 억제 등)으로 상승세는 둔화할 전망이다. 하지만 내년 중 자산가격 거품이 급속히 꺼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자산가격 급락은 은행 부실화나 사회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안정화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주목해야 할 것은 유동성인데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 등 돈의 공급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도시로 유입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소득 증대에 따른 고급주택 수요도 늘고 있어 부동산시장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Q4 위안화 얼마나 오를까?

▶ 중국 공산당 17차 당대회 모습.

2005년 7월 중국이 기존 고정환율제를 포기하면서 위안-달러 환율은 완만하게 절상돼 왔다. 하지만 여전히 위안-달러 환율은 저평가된 상태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중국에 대한 위안화 절상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지난 10월 열린 G7 재무장관회의에서도 “위안화는 빠르게 절상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올해 1~9월 중국의 무역흑자는 1856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중 대미 무역흑자는 118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1%나 증가했다. 더욱이 내년에는 2900억 달러의 무역흑자가 예상된다. 때문에 위안화에 대한 절상 압력은 한층 거세질 것이 뻔하다. 원자바오 총리 역시 지난달 28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EU 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의 기능을 강화하며 점진적으로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경제안정을 중시하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급격한 위안화 절상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다만 막대한 무역흑자와 과잉 유동성을 막기 위해서 예년보다는 다소 높은 7~8% 수준의 절상은 중국 정부가 용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로 중국국제금융공사는 내년도 절상률을 7%로, 골드먼삭스는 7.8%로 예측했다.

Q5 외국기업 경영환경 나빠질까?
중국은 현재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국이다. 1990년 35억 달러였던 FDI 규모는 지난해 630억 달러로 늘어났다. 이 돈이 중국경제 발전의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에서 외국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서서히 확산하고 있다. “외국기업에만 특혜를 주고 중국기업은 역차별을 받는다”는 시각도 팽배하다. 또 외국기업들이 핵심기술의 이전은 꺼리는 반면 환경오염, 뇌물수수 등 각종 불법행위가 빈발한다는 인식도 퍼져 있다. 지난해에는 IBM과 파나소닉 등 다수의 다국적기업이 불법행위로 적발되기도 했다. 내년에는 노동계약법과 반독점법이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환경규제도 강화된다. 노동계약법은 종신고용, 서면계약 의무화, 퇴직금 신설, 노동조합 권한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법인세도 오른다. 중국 정부는 외국기업에 15~30%, 중국기업에는 33%의 법인세율을 적용해 왔지만 올해 법을 개정해 25%로 단일화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은 이미 감원에 착수했거나 생산거점을 동남아시아 쪽으로 이동하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Q6 중국 자본 해외로 손 뻗칠까?
올해 중국의 주요 금융기관들은 정력적으로 해외에 투자했다. 지난 7월 중국투자공사가 미국 블랙스톤의 지분 9.7%(30억 달러)를 인수했고, 중국 공상은행은 스탠더드은행 지분 20%를 56억 달러에 인수했다. 중국은 현재 과다한 외환 보유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금융자본의 해외진출 필요성이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의 해외투자는 2395억 달러로 전년 대비 84.5%나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내년에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중국 정부는 중국 내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자본시장에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또한 투자수익을 높이기 위해 기존 미국 국채 투자에 국한됐던 투자처를 다양화하고 투자 주체도 국부펀드, 사모펀드, 민영 금융기관으로 다원화할 계획이다. 실제로 올 9월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자본금 2000억 달러로 설립돼 내년부터 해외투자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자금조달이 어렵게 된 미국 금융기관들이 ‘차이나 머니’를 적극적으로 유치할 것으로 보여, 중국 자본의 해외진출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Q7 ‘글로벌 차이나 컴퍼니’가속화되나?
지난해 금융을 제외한 중국의 해외 직접투자는 178억 달러로 2001년에 비해 36배나 확대됐다. 올 상반기에만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 투자한 돈은 78억 달러다. 포춘이 선정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에 중국기업은 2000년 10개에서 올해 24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들 기업 대부분은 중국 내 기간산업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국영기업이다. 아직까지 중국 기업의 브랜드 파워가 약하고, 중국 제품의 품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다는 걸림돌은 여전히 남아 있다. 중요한 것은 중국 정부의 의지다. 지난 10월 당대회에서 후진타오 주석은 중국 기업의 글로벌 경영을 적극 지원해 ‘글로벌 중국 기업’ ‘글로벌 중국 브랜드’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 1~8월 중국 제조기업의 영업이익이 1조5623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37%나 늘어나는 등 실탄도 충분하다. 실제로 중국의 화웨이는 미국의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3COM 인수를 추진하고 있고, 중국 최대의 승용차 수출업체인 치루이도 올해 크라이슬러와 제휴관계를 구축한 데 이어, 올 8월에는 피아트와 합작기업을 설립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베이징 올림픽의 영향은?


‘왕 서방’ 품격 높이는 기회 될 것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베이징 올림픽은 중국의 국격(國格)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올림픽을 통해 경제적 효과 외에 중국의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강대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세계에 각인시키고, 환경오염국, 후진국, 공산국가라는 인식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의 캐치프레이즈를 녹색, 과학, 인문으로 정한 것은 이 같은 인식을 잘 반영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도시 녹화, 수질 개선 등 환경보호에 이미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중국은 올림픽을 통해 ‘중화 경제권’의 확실한 중심을 노리고 있다.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 문화·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에 대해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고, 이를 통해 자원 확보, 해외시장 개척 등 경제 외교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신기술 확산과 기업 브랜드 파워 제고, 서비스업 발전에도 올림픽이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통계국은 올림픽 특수와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2005~2008년 중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을 연평균 0.3~0.4% 높이고, 연인원 30만 명 이상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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