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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용 택시는 무조건 ‘왕 바가지’

자가용 택시는 무조건 ‘왕 바가지’

▶중국에서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이 택시를 타면 요금을 더 받기 위해 빙빙 돌아가기 일쑤다.

중국 땅은 남한의 100배가량 된다. 당연히 이동하는 일도 많고 그 거리 또한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비행기를 많이 탄다. 자전거 타는 인원이 세계 최대지만 비행기 타는 숫자 또한 가장 많다는 걸 사람들은 잘 모른다. 중국인들 삶이 자전거에서 자동차로 바뀌는 게 아니라 자전거에서 곧장 비행기로 바뀌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세계 최대 민간 항공기 시장으로 중국이 부상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베이징 공항은 기차 대합실을 방불케 한다. 물론 제3공항이 완공됐으니 당분간 여유가 좀 있으리라 생각된다. 중국의 여행 가이드 책을 아무리 열심히 본다 해도 중국 공항에서 스스로 차를 선택해 이동하기가 쉬운 게 아니다. 여러 번 갔던 곳이라 해도 중국 말을 못하면 택시를 타기도 그리 쉽지 않다. 보통의 경우 외지에 사는 중국인들조차 베이징에 오면 택시 타는 것이 어렵다고 불평한다. 물론 공항에 가면 공항 셔틀버스도 있다. 하지만 무거운 짐을 들고 정확한 하차지점에 대한 안내방송을 알아듣는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자, 이제부터 중국에서 적절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법을 알아보자.

◇공항에서 택시타기= 공항에 가면 외국인은 택시를 타는 것이 그래도 가장 안전하다. 물론 큰 바가지를 쓰지 않으려면 친절한 것처럼 다가와 영어와 한국어로 손목을 이끄는 자가용 택시를 타선 안 된다. 중국에서는 이런 차를 ‘헤이처’라고 부른다. 직역하면 ‘검은 차’가 된다. 그런 헤이처는 무조건 바가지다. 또한 탑승 후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 위험하기 짝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자. 그냥 공항 출구의 택시 정류장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게 상책이다. 줄을 서서 기다려 타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외지에서 베이징에 놀러 온 중국인들도 베이징 택시를 타면 당한다. 보통의 요금보다 돈이 더 나오는 길로 돌아가기 일쑤다. 갈 장소만 이야기하고 조용히 앉아 있지만 집요한 베이징 택시 운전사를 당할 재간이 없다. ‘어디를 가느냐? 어디서 왔는가? 어느 길로 가면 좋겠느냐?’면서 수많은 질문을 쏟아 내기 때문이다. ‘알아서 가세요’ 하면 ‘옳다, 됐구나’하고 멀리 돌아가기 일쑤다. 순진하게 ‘잘 모르겠습니다. 빠른 길로 가시지요’ 같은 어설픈 대답을 하는 것도 금물이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 금방 외지인이란 걸 눈치 채고 돌아가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렇다. 가는 곳을 말하고 아무 말 하지 않고, 가만히 굳은 인상으로 기사의 얼굴을 쳐다보는 것이다. 이게 최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 가져간 로밍폰이 있으면 베이징에 거주하는 아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운전기사를 바꿔주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현명한 방법이다. 그러면 운전기사가 손님 속이는 일을 단념하게 된다. 베이징 공항은 한국인이 많이 사는 왕징 지역과 가깝다. 공항에서 왕징으로 간다고 하면 대부분 베이징 택시 기사들은 유독 더 신경질을 낸다. 베이징 공항의 경우, 짧은 거리를 운행하는 택시는 편의를 봐주고 있다. 즉 손님을 내려 주고 다시 공항에 들어오면 다른 차들과 같이 처음부터 기다리지 않는다. 곧장 손님을 다시 태우고 나갈 수 있게 배려한다. 상하이 훙차오 공항에서는 가까운 곳에 가는 손님이 서는 줄과 먼 곳에 가는 손님이 서는 줄을 서로 다르게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잘 운용되지 않아 폐지했다.

◇음주운전 대처법 = 중국에서 음주 후 운전할 일이 생기면 낭패라고 봐야 한다. 물론 전용 운전기사가 있으면 걱정 없지만 말이다. 대리운전기사가 우리처럼 잘되어 있으면 세상 편할 텐데, 중국에는 없다. 음주운전을 피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 택시를 잡아 그 택시기사에게 왕복요금을 주고 내 차를 몰고 가게 하는 방법이 아주 유용하다. 물론 추가로 30~50위안의 비용을 주면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택시요금 계산법 = 중국은 모든 도시에서 택시요금을 차등으로 적용한다. 중국 도시의 크기를 알려면 택시 기본요금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베이징은 10위안, 상하이는 11위안, 광저우는 12위안, 선양과 칭다오는 8위안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가는 옌볜의 옌지시는 5위안, 투먼·룽징은 4위안이다. 큰 도시는 기본요금이 비싸다고 보면 틀림없다. 이같이 대도시에서 택시요금이 많이 나온다는 게 문제다. 시간·거리를 병산해 요금을 받는 것은 보통이고 야간에는 할증요금까지 붙는다. 물론 택시요금 흥정은 중국의 정서상 어디나 가능하다. 이 때문에 타는 곳에서 목적지까지 나올 요금을 대략 알고 있으면 요금을 깎아서 흥정하고 탈 수 있다. 택시가 많이 서 있는 곳일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4인 기준이기 때문에 5인이 같이 타는 것을 택사 운전기사들이 무척 꺼린다. 하지만 돈을 조금만 더 얹어 준다고 하면 금방 OK다. 상하이 이남의 도시 지역은 대체로 택시요금이 공정하지만 베이징 이북 지역은 그리 공정한 편이 아니다.

◇삼륜차 이용하기 = 택시 기본요금으로 가기에는 가깝고 그냥 걸어가기에는 부담이 되는 거리는 자전거나 혹은 오토바이를 개조한 삼륜차를 타는 것이 편하다. 물론 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베이징의 경우 3~5위안 정도를 받는다. 시내구경도 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는 즐거움이 있다. 하지만 차를 타기 전에 거리에 따라 가격을 흥정하는 것을 잊으면 절대 안 된다. 차를 타고 난 다음, 나중에 흥정하면 항상 불리하기 때문이다. 운전기사를 믿을수록 바보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지하철·버스 타기 =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베이징 역시 차가 많이 밀리니까 버스보다는 지하철이 유력하다. 버스는 거리와 버스 설비(에어컨)에 따라 요금을 달리 받는다. 베이징에는 지하철과 연계되는 경전철이 있어 편리하다. 하지만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항상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한다. 한국인은 잘 모르지만 소매치기가 들끓는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하지만 일상화된 일이란 걸 알고 있자. 소매치기나 도둑과 관련된 농담 하나 해보자. 중국이 테러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라고 한다. 왜냐하면 아랍 테러리스트들이 공항에 폭탄을 설치하러 들어가 가방을 열면 이미 가방 안의 폭탄이 도난 당했기 때문이란다. 이런 이야기도 있다. 이번에는 도난 당하지 않기 위해 완벽한 보안으로 폭탄을 설치하고 정한 시간에 폭발물을 터뜨렸다. 그런데 아무 소식이 없었다. 알고 보니 폭발물을 보니 짝퉁이라서 그랬다는 얘기다. 중국에 도둑과 짝퉁이 넘친다는 걸 비꼰 얘기들이다. 나도 비행기 안에서 화장실에 잠시 갔다 온 사이 두고 간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적이 있다. 바로 옆 사람도 모른 척하니 따질 수도 없었다. 중국에 가면 일단 물건 간수를 잘해야 한다.

◇기차여행하기 = 중국은 넓은 지역이라 기차여행이 좋다. 거리에 비해 요금도 경제적이다. 특히 날씨에도 구애를 받지 않으니 중국인들은 비행기보다는 훨씬 기차를 선호한다고도 볼 수 있다. 기차표는 주로 ‘누워서 가는 표’ ‘앉아서 가는 표’로 나뉜다. 침대차 표는 비행기표를 파는 여행사, 전문적으로 기차표를 취급하는 곳, 호텔에서 사면 된다. 누워서 가는 표는 3층용과 2층용이 있다. 3층용은 20~30위안이 더 비싸다. 사용할 때는 위칸보다는 아래칸이 편리하다. 가능하면 아래칸을 이용하자. 비행기와 마찬가지로 객실에서 신분증을 갖고 있는 게 좋다. 장거리 여행을 하면 아침에 일찍 세수하는 게 좋다. 안 그러면 나중에 붐비는 화장실을 이용하기가 난감해진다. 상하이와 베이징을 왕복하는 기차는 500위안 정도. 50% 할인된 비행기 가격에 맞먹는 비싼 돈이지만 항상 만원이다. 시설도 좋은 편. 영화도 나오고 전용신발도 나온다. 비행기처럼 간식도 칫솔도 준다. 사랑하는 연인과 혹은 동무들과 하룻밤 기차여행을 하면 호텔비도 줄이고 즐거운 추억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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