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품질 좋아져 실적 향상 기대”
“현대차, 품질 좋아져 실적 향상 기대”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JD파워를 출처로 한 자동차 업체의 보도자료가 한꺼번에 몰린다. 미국의 민간 품질조사 업체인 JD파워&어소시에이트가 신차품질조사(IQS·Initial Quality Study)를 발표하기 때문이다.
올해엔 도요타의 추락이 화제였다. JD파워 순위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자동차 업계를 확 잡게 됐는지, 이 회사 본사의 전무인 스티브 위트와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직접 들어봤다.
올해 JD파워의 품질조사는 어떻게 이뤄졌나?“2010년 IQS는 2010년형 모델을 구입한 40만5000여 명의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차를 산 지 90일이 지난 신차 소유자가 구입한 차에 갖는 기대에 관한 우편 설문으로 진행한다. 금년 최종 조사에는 이 중 8만2000명의 구매자가 참여해 20% 이상의 응답률을 보였다(평가는 차량 100대당 불만 건수를 집계해 내려진다. 올해 전체 33개 브랜드의 100대당 평균 불만 건수는 109개였다).”
미 소비자협회가 운영하는 품질조사기관 컨슈머리포트와 무엇이 다른가?“JD파워의 장점 중 하나는 소비자의 목소리에 기반해 산업계에 좋은 의미의 변화를 줄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모든 연례 조사는 실제 구매자가 설문에 응답한 결과물이다. 소비자에게는 무료 공개한다. 컨슈머리포트는 자체적으로 제품을 테스트한 결과를 발표하며 소비자가 이를 보려면 돈을 내야 한다.
JD파워의 모든 조사 결과에는 우리의 의견이 들어가 있지 않다. 우리는 리뷰를 하거나 재단하지 않고 직접 테스트하지 않는다. 컨슈머리포트가 고객의 피드백을 모은다는 것은 컨슈머리포트를 구독하는 소비자로부터만 의견을 듣는다는 의미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보다 과학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시장에서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자동차 업체는 JD파워 조사 결과를 광고에 이용하면 돈을 낸다고 들었다.
“우리는 각종 조사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회사에만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이를 광고에 활용하도록 허가하고 있다. JD파워로부터 품질 등 수상을 하는 업체는 업계에 벤치마킹이 될 만한 좋은 영향을 끼치는 곳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소비자에게 정보로 제공하는 측면도 있다.
우리는 리서치에 들인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자동차 업체와 리서치 결과를 구독하는 계약을 한다. 조사 전이 아니라 그 결과가 발표된 이후에 맺는 것이다. 그리고 상위권을 차지한 업체는 리서치 결과를 구독하든 안 하든 조사 결과를 받아 볼 수 있다. 다만 광고에 이를 이용하려면 라이선스 계약을 해야 한다. 노출 범위에 따른 다양한 요금제가 있다.”
JD파워의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우리 수익구조는 철저하게 산업계와 분리돼 있다. 우리 조사는 전 산업계에서 랜덤으로 국내(미국) 샘플링 작업을 통해 진행된다. 우리 자신의 목소리조차 없이 오직 소비자의 목소리만 담겨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사 결과가 각 산업계에 신뢰를 주고 소비자의 생생한 피드백을 들려줄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조사 결과물을 모두 직접 소유하고 있는 게 독립적이고 편파적이지 않을 수 있는 핵심이다. 하지만 조사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업체로부터 광고 라이선스료를 받거나 구독료를 받게 된다. 이런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산업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JD파워의 수상 프로그램과 설문 정보는 산업계 전반에서 고객 만족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달 발표된 IQS에서 현대차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 내 신차 판매 증가에 어떤 영향을 끼치리라 생각하나?“2010년 IQS에서 현대차는 33개 업체 가운데 7위를 했고 프리미엄급이 아닌 브랜드 중에는 3위를 했다. 현대차는 2년 연속 톱10에 진입했다. 현대차는 이번 조사에서 신뢰도 및 내구성, 수공품질(조립품질·Quality of Workmanship)이 소비자가 구매를 결심한 주요한 이유로 뽑혔다.
역사적으로 현대차는 IQS 순위가 향상되면 판매량 증가가 뒤따르는 결과를 보여왔다. 이번 품질조사 결과가 미국 내 신차 판매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기아는 이번 조사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 기아는 디자인이 좋은 차로 유명하다.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 영입 이후의 결과물인데, 왜 IQS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보나?“IQS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고장 혹은 기능 불량과 디자인이다. 설문에서 고장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차가 완전히 고장 나 버리는 것을 의미하고 기능 불량은 어떤 부품의 기능이나 아이템이 고장 난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설문에서 디자인 문제라 하면 부품이나 차의 특징이 적절히 기능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여전히 기아차 운전자가 사용하거나 디자인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기아가 프리미엄급이 아닌 일반 브랜드 가운데는 디자인과 관련된 문제에서 평균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기아는 실제 제품(양산차)에서는 기능 불량에서 더 많은 문제를 겪었다.”
기아차가 6월 24일 독일, 영국, 프랑스에서 있었던 JD파워의 해외시장 만족도 조사 중 독일에서 피칸토(한국명 모닝)가 시티카(경차) 부문 1위로 한국 차 가운데 처음으로 올라섰다는 보도 자료를 냈다. JD파워의 홈페이지 가운데 품질조사 부문에는 내용이 없고, 보도자료로 요약된 것을 보면 벤츠의 경차인 스마트의 한 모델이 2위, 르노가 3위였다. 이것이 IQS처럼 공식적인 JD파워의 추천인지 혼란스러운데?“전혀 다른 것이다. 위 결과는 2010년 독일 차량 소유자 만족도 조사라는 것인데, 차를 구입한 지 2년이 넘은 1만6300명의 독일인 차량 소유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한 결과다. 이 조사가 2010년 JD파워의 IQS와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는 미국 구매자가 아니라는 점과 2010년형 모델을 산 지 90일이 지난 고객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혀 헷갈려 할 필요가 없다. 이런 조사는 인도, 중국, 남아공, 캐나다, 멕시코와 유럽 그리고 일본에서 한다. 다만 신차품질조사인 IQS는 미국에서만 한다(캘리포니아 소재 JD파워 홍보실 답변).”
현대·기아차에 조언을 한다면?“소비자는 같은 브랜드의 두 번째 신차를 사기로 결정하면 차량의 품질에 대한 기대가 무척 높아진다. 품질에 강하다는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는 미국이든 세계 시장에서든 꼭 필요한 중요한 요소다.
미국 내에서 우리는 현대차그룹이 계속해 판매를 늘려 나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JD파워의 자동차 시장 전망에 따르면 2010년 5월 현대차와 기아차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판매는 2009년 5월 대비 28%나 상승했다.
여러 면에서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의 품질에 대해 갖고 있는 선입견을 바꾸는 일은 실제 품질을 높이는 일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현대차그룹은 품질 향상을 꾸준히 강화하는 데 모든 마케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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