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을 알아야 경매가 보인다 - 등기부등본 보는 법부터 익혀라
법을 알아야 경매가 보인다 - 등기부등본 보는 법부터 익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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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부동산에서 성공하려면 남들과 반대로 가라고 한다. 남들이 부동산을 사려고 할 때 팔고, 반대로 남들이 팔려고 할 때 사라고 한다. 부동산 시장 전망이 어두워 보이는 지금이 부동산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 때일지 모른다. 특히 요즘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담보대출 이자를 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늘어 부동산 경매 매물이 적잖이 나오고 있다.
서점의 부동산 경매 코너에 가면 『홍길동은 10억을 벌었다』 또는 『부동산 경매로 20억 벌기』 등 책이 무수히 많다. 책의 내용은 저자가 경매를 통해 그런 높은 수익을 올렸다는 것이다. 누구나 부동산 경매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을까?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서점에 가면 주식에 대한 책이 많이 있고 그걸 보면 누구나 주식으로 수익을 얻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실상은 주식을 통해 수익을 얻은 사람은 적고, 오히려 손해를 본 사람은 많다. 마찬가지로 부동산 경매로 수익을 얻는 경우도 있지만 손해를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사실부터 유념해야 한다.
진짜 싸게 샀는지 따져봐야
부동산 경매로 손해를 보는 경우는 첫째, 제대로 된 정보도 없이 매수하려는 지역의 발전 가능성을 무시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낙찰 받는 것이다. 나중에 이걸 되팔려 하지만 팔리지 않아서 돈이 묶이는 경우다. 가격이란 수요와 공급이 만나서 이뤄진다는 걸 무시하고 단지 주관적으로만 저렴하다고 판단한 잘못이다.
둘째, 권리분석, 즉 권리관계의 상호 효력 파악을 잘못해 온전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는 경우다. 소유권은 취득했지만 임차인을 내보낼 때 임차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걸 고려하지 못한 경우다. 부동산 경매는 소유권만 취득하고 나머지 권리는 낙찰자가 분석해 입찰을 고려해야 하는 점을 무시한 것이다.
셋째, 부동산 경매에서 낙찰 때 보증금으로 감정가의 10%를 법원에 맡기는데 잔금을 납부하지 못하는 경우다. 보증금은 돌려받지 못하고 배당 받을 채권자의 몫으로 간다. 주로 뒤늦게 권리분석을 잘못했음을 알고 보증금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경매시장에서는 보증금이 아까워서 무리하게 잔금을 지급한 물건이 1년 뒤에 다시 경매에 나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도마뱀처럼 꼬리라도 자르면 살아남는데 그렇지 못해 더 큰 손해를 입는 것이다.
넷째, 월세라도 받아 이자를 내려는 마음으로 부동산 경매에 뛰어든 경우다. 잔금을 대출 받았지만 유치권이나 임차권이 포함된 부동산 명도를 받지 못해 월세를 받지 못하는 수가 있다.
많은 사람이 부동산 경매에 관심이 많지만 의욕만큼 부동산 경매에 참여하지는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을 경매로 낙찰 받았을 경우에 낙찰자는 온전한 소유권을 갖게 되는지 또는 어떤 손해를 보게 될 것인지를 파악하기 어렵다.
공인중개사가 해당 부동산 물건에 대한 설명 의무와 책임을 지는 부동산 중개와 달리 경매는 부동산 위에 설정된 권리에 대한 정보와 상관관계를 입찰자 본인이 알아봐야 하고 입찰 결과에 책임도 져야 한다. 경매로는 소유권만 가져오는 게 원칙이고, 소유권 이외의 권리인 임대차 권리관계 등 많은 권리에 대해서는 입찰자 본인이 알아서 판단해야 한다.
예를 들면, 1억원의 가치를 가진 부동산에 이미 4000만원을 내고 임차인이 살고 있다고 가정하자. 당신이 이 부동산을 7000만원에 산다면 이게 싸게 사는 것인지, 비싸게 사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임차인의 4000만원을 책임지지 않는다면 1억원 가치의 부동산을 7000만원에 사기에 싸게 산 것이라 할 수 있고, 임차인의 4000만원을 책임진다면 1억원 가치의 부동산을 1억1000만원에 사는 것이기 때문에 비싸게 사는 꼴이 된다. 또한 임차인이 진정한 임차인인지, 또는 그 외 임차인이 또 있는지 등의 관계를 법원의 정보만으로는 알 수 없다. 이 부동산 정보의 진정성도 입찰자 본인이 알아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경매가 어렵다. 한마디로 말하면 입찰자 본인의 법률지식이 필요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부담 때문에 많은 사람이 경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경매에 뛰어들어 부동산 경매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문제와 법률적인 문제를 두루 알아둬야 한다. 경제적으로는 경매로 소유권을 취득한다면 어떠한 경제적 이득이 있는가? 장래의 재산적 가치 발전 여부는 어떠한가? 주요 테마가 되는 경제 흐름이 어떻게 돌아가는가 등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다. 부동산에 관한 전문가의 도움, 경제잡지, 경제신문 등을 지속적으로 봐야 한다.
경매의 현금화 절차 등 배워야법률적으로는 소유권 취득 의사가 정해진 부동산에 대해 과연 법률적으로 완전한 소유권을 가져올 수 있는지, 아니면 법률적으로 어떠한 부담을 안고 소유권을 가져올 수 있는지 등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부동산 정보를 얻어 토지, 임야, 상가, 주택, 아파트, 오피스텔 또는 건물 중에서 하나를 고른 뒤 지역과 수익성을 어느 정도 선별한다. 선별한 부동산의 온전한 소유권 취득을 위해 법률적 관점에서 이를 검토해 입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개인 사정에 따라 대출 관계도 미리 검토해야 한다.
법률적으로는 첫째, 부동산등기부등본에 나타나는 권리를 알아야 한다. 부동산등기부의 갑구에는 소유권 등기, 소유권 이전 등기 청구권 가등기, 가압류 등기, 가처분 등기 등이 나타나고 을구에는 근저당권 등기, 전세권 등기, 지상권 등기 등이 나오는데 이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더해 대항력 있는 물권과 대항력 없는 채권에 대한 개념도 알아둬야 한다. 둘째, 부동산등기부등본에 나타나지 않는 권리를 공부해야 한다. 법률이 정한 법정지상권, 분묘기지권,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점유가 공시방법인 유치권,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권, 상가임대차보호법상 임차권을 알아야 한다. 이는 등기부로 공시되지 않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셋째, 위의 각종 권리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물권과 물권의 관계, 물권과 채권의 관계, 채권과 채권의 관계에서 우선순위와 관련된 효력 등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 낙찰자가 인수해야 할 권리의 파악이 특히 중요하다. 넷째, 경매란 집행법원이 민사집행법의 절차에 따라 행한다. 민사집행법 중에서 경매참가자의 주요 관심사인 경매의 현금화 절차 정도라도 공부해 두면 실제 경매에서 큰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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