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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하지만 멋진 미술가

저속하지만 멋진 미술가


앤디 워홀의 후계자로 불리는 데이미언 허스트는 미술품의 마케팅과 구매를 작품의 일부로 통합했다

런던의 한 화려한 거리에 있는 우아한 건물 안에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미술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데이미언 허스트를 만났다. 그는 자신의 보물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한 선반 위엔 앤디 워홀의 회화 ‘전기의자’가 놓여 있고, 벽난로 선반 위엔 프랜시스 베이컨의 주요작 한 점이 걸려 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제프 쿤스의 작품도 눈에 띈다. 허스트는 돈이 아주 많은데다(filthy rich) 이 작가들을 영웅시하니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허스트가 사람들이 예상할 만한 행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남자다움을 과시하지(whip out his willy)도 않고 방귀를 뀌거나 욕지거리도 하지 않았다(인터뷰하는 동안 욕설이 네 번 정도 튀어나왔지만 그의 고향 리즈에서는 목사도 그보다 더 욕을 많이 한다). 또 기자의 질문에 무례한 반응을 보이지(head-butt)도 않았다. 그의 옷은 모두 검은 색이었고 손가락에 해골 반지를 끼고 있긴 했다. 하지만 런던에서는 음반 제작자나 레스토랑 주인들 사이에서 아주 흔한 스타일이다. 한때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들이 끈질기게 따라다니던 망나니(yob)는 온데간데 없었다.

“지난 5년 동안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허스트는 말했다. “컨디션도 아주 좋다.” 방탕한 생활을 하던 1990년대와는 대조적이다. “이전에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많은 일들이 지금 와 생각하니 미친 짓처럼 보인다. 그 시절엔 화도 잘 냈다.” 그는 런던의 사무실에 품위있게 앉아 침착하게 이야기했다(그의 집과 가족은 멀리 데번에 있고, 약 200명의 직원을 거느린 그의 스튜디오들은 영국 남부 곳곳에 흩어져 있다).

“난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47세가 된 지금도 여전하다.” 허스트가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16세와 11세, 6세의 세 아들을 두었고 이 아이들의 어머니와 1991년부터 동거해 왔다.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을 빼고는 중년의 나이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어쩌면 젊은 시절 거부했던 뭔가(something his younger self had always refused)를 받아들이게 됐다는 사실이 세월의 흐름을 증명하는지도 모른다. 런던 테이트 갤러리에서 열리는 회고전(4월 4일 개막)이 그 예다. 그는 예전에 친구 데이비드 보위에게 “테이트에선 절대로 전시회를 열지 않겠다”고 맹세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곳은 이미 세상을 떠난 미술가들을 위한 곳이다.”

어쩌면 그 작고한 미술가 중 한 명이 허스트의 모습으로 재림했는지(has found a second coming in Hirst)도 모른다. 허스트는 팝아트계에서의 높은 위상과 미술시장에서의 엄청난 점유율 덕분에 앤디 워홀의 계보를 잇는 유일한 후계자로 꼽힌다. 그는 또 미국 작가 잭 밴코스키의 표현을 빌리자면 미술과 미술가, 작품의 가격을 “사회적 조각(social sculpture)”이라는 하나의 체계 안에 통합시킨 워홀의 전통을 이었다. 밴코스키는 2009년 테이트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회 ‘팝 라이프(Pop Life)’의 기획에 참여했다. 이 전시회에서 그는 “워홀은 1960년대에 이미 단순히 그림을 통해 상품화된 문화를 보여주는(simply showed us our commodified culture) 기존의 팝아트에서 미술품의 마케팅과 구매, 판매를 작품의 일부로 통합한 새로운 종류의 예술로 도약했다”고 주장했다. 이 분야에서 워홀은 허스트에 비하면 초보자(a tyro)에 불과했다. 현재 허스트는 미술가로서 절정을 구가하고 있다.

이 말은 모순처럼 들릴지 모른다. 오늘날 허스트의 작품 대다수는 그가 20년 전 내놓았던 작품의 반복(riffs)이기 때문이다. 허스트는 1992년 이미 상어와 양을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담근 작품을 선보였고 도트 페인팅(색색의 점으로 이뤄진 그림)과 스핀 페인팅(빙글 빙글 도는 원을 중심으로 한 그림), 나비 콜라주 시리즈를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해 런던 서펀타인 갤러리의 공동관장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는 지난 25년 동안 가장 위대한 미술품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허스트의 1990년 작품 ‘천 년(A Thousand Years)’을 선택했다. 커다란 유리 상자 안에 잘린 소머리가 놓여 있고 그 피를 먹고 사는 구더기(maggot)와 거기서 부화한 파리(결국 극초단파 살충장치에 의해 죽는다)가 득실대는 작품이다. 많은 사람이 이 작품을 허스트의 첫 번째 걸작이자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꼽는다.

허스트의 초기 작품들은 그 하나 하나가 미술품의 위대한 전통을 잇는 개별적인 작품으로 인식됐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귀중한 물건(precious objects meant to impress)이라는 기본적인 기능 면에서 옛 거장들의 회화나 조각작품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것들은 기존의 많은 그림처럼 “시간을 초월하는(timeless)” 주제를 다뤘기 때문에 미술의 본성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품으로 보기 어려웠다. 한때 최고의 허스트 수집가였던 우크라이나의 갑부 빅토르 핀추크는 허스트의 장엄하고 숭고한 주제에 끌려 그의 작품을 사들인다고 말했다. “허스트는 삶과 죽음에 관한 철학적 문제에 관심이 많다. 미켈란젤로가 시스틴 성당의 천장화에서 다룬 천지창조와 신이라는 주제와 유사하다.” 하지만 반(反)허스트파인 코톨드 인스티튜트의 줄리언 스탤라브래스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허스트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universal values)는 안일하고 공허하며 진부하다. 그가 같은 경향의 작품을 되풀이해서 내놓는데도 사람들이 별로 싫증을 내지 않는 게 놀랍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그 개별적인 작품들이 모두를 포함하는 하나의 거대한 작품[‘데이미언 허스트 주식회사(Damien Hirst, Inc)’라고 이름붙일 만하다] 속에 통합됐다. 허스트의 소재는 이제 파리나 상어, 또는 점이 아니다. 타블로이드 언론과 경매시장, 수집가들, 자신의 작품에 대한 독특한 반응(his art’s peculiar reception)이 그의 소재가 됐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난 예술이 ‘모나리자’라는 작품과 그 그림이 들어있는 우편엽서 사이의 어디엔가 존재한다고 생각해 왔다. 워홀은 미술의 대중화를 꽤 괜찮은 일로 보이게 만들었다. ... 미술가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자신이 본 것을 후대에 보여줘야 한다. 세상을 자세히 들여다 볼수록 더 제정신이 아닌 듯 보인다.” 2007년 허스트는 다이아몬드로 뒤덮인 백금 해골 조각상을 제작하고 작품가를 1억 달러로 책정했다. 이렇게 해서 이 작품은 정신 나간 미술계의 현황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돈은 작품 제작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수단일 뿐 아니라 작품의 주제가 되기도 한다”고 허스트는 말했다.

“전에 (미술에서) 돈은 사랑만큼 중요하며 포착하기 어렵다(elusive)고 말한 적이 있다. 포착하기 어렵다는 말은 손에 넣기 어렵다는 의미뿐 아니라 그 개념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의미도 포함한다. [다이아몬드 해골이 기록적인 가격에 팔렸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 구매자가 허스트와 그의 몇몇 친구들이라는 사실이 곧 드러났다. 결국 엄청난 작품가는 허스트가 자신의 작품에 가한 일종의 마지막 손질(a kind of final touch)이었다.] 워홀은 미술 사업도 위대한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허스트는 오늘날의 자유분방한 자유시장 시대에 맞게 업데이트된 워홀이다.

하지만 워홀과 달리 허스트는 자신의 실체를 솔직하게 드러낸 적이 없다(he’s never put his real self on the line)고 말했다. “지금까지 나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건 환상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신문을 읽으면서 ‘신문의 관심을 끌 만한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 난 전시회 개막식에 가서 정신 나간 사람처럼 행동하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노숙자처럼 보이는 걸 좋아했다.” 그는 신문의 지면을 더 많이 차지하려고(to seize column inches) 노력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모두 팬을 확보하기 위한 일이었다.”

가장 최근에 허스트의 팬을 끌어모은 행사는 지난해 가을 열린 ‘스팟(Spot)’ 프로젝트였다. 세계 각지의 11개 개고시언 갤러리에서 300여 점의 도트 페인팅 작품을 전시한 이 프로젝트에서는 허스트의 도트가 새겨진 머그와 T셔츠도 함께 팔았다. 평론가들은 이 프로젝트가 무의미하며 정통 미술에 대한 배신행위(empty and sold-out)라고 비난하며 격분했다. 하지만 허스트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잘 나타내주는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한다. “내가 바라던 성장과 관계가 있다. ... 전시회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세상에! 나말고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미술가가 또 있을까? 또 개고시언말고 나와 함께 이런 일을 벌일 갤러리가 또 있을까?” 그의 대형 작품(mega-art)들과 대규모 화상(mega-dealer) 개고시언 갤러리는 “멋지게 잘 들어맞으면서도 저속한 방식으로(in a kind of cool way, but in a gross way as well) 손을 잡았다.”

2008년 9월 15일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서 열린 허스트의 경매에도 딱 들어맞는 말이다.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하던 바로 그날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허스트의 작품 200여 점이 총 2억 달러 가까이에 팔렸다. 하지만 이 경매는 거기서 팔린 작품보다 그 자체가 하나의 퍼포먼스였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지녔다. 당시 소더비 경매를 총괄했던 샤이엔 웨스트펄은 “경매 자체를 모든 것을 포함하는 작품(the all-encompassing work of art)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다분했다”고 말했다(물론 이 경매는 허스트의 자산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됐다. 그의 자산은 약 3억 달러로 알려졌다). 서펀타인의 공동관장 오브리스트는 “허스트의 경매는 그 자체가 회화나 조각작품과 동등하게 미술사의 일부가 된 유일한 경우였다”고 말했다. 미술의 한계를 새롭게 정의한 사건이었다.

허스트의 이런 경향은 그의 배경과 깊은 관련이 있는 듯하다. 런던 골드스미스대에서 허스트를 가르쳤던 개념미술가 마이클 크레이그-마틴은 그가 영국 사회의 밑바닥에서 자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술을 포함해) 상류층과 관계된 모든 것에 저항하는 근로계층 문화에 진정으로 동화되진 않았다. 그런 배경 덕분에 허스트는 기성 미술계의 보수적인 규칙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미술 작업을 할 수 있었다.

허스트의 어머니는 꽃장수였다. “어머니는 우리 형제들이 어렸을 때 늘 우리와 아버지의 모습을 그림에 담았다”고 허스트는 회상했다. 허스트는 미술을 좋아하는 어머니의 기질(her art bug)을 이어받았다. 고교 시절 그는 그림을 자주 그렸다. “사람들은 내가 그린 그림을 좋아했고, 난 그게 좋았다.” 허스트는 또 그 시절 여자들과 주로 어울렸다고 회상했다. “남자친구들은 나를 게이라고 놀렸다. ... 예술적 성향은 남성적인 기질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그는 뜻이 맞는 친구 몇 명을 사귀게 됐다(found a tiny circle of like-minded peers). 그 친구 중 한 명이자 현재 허스트 미술 사업체의 간부인 휴 앨런은 이렇게 회상했다. “미술은 삶의 공백을 메워줬다. 눈으로 볼 수 있고 꿈을 꾸게 했으며 희망과 흥분으로 가득찬 세계였다.”

허스트는 리즈대의 1년짜리 미술 과정에 등록했다. “실업수당 받는 신세를 면하려고(to get me off the dole) 그 과정에 들어갔다. ... 미술은 직업으로 삼기엔 너무 재미있는(too much fun to be a career) 분야였다.” 하지만 과정이 시작되자 배움에 대한 욕구가 불타 올랐다. “리즈의 미술도서관엔 없는 책이 없었다. ‘이 책들을 모두 다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허스트와 15년 동안 함께 일해 온 그의 회사 중역 주드 타이렐은 “데이미언은 매우 박식하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허스트와 가깝게 지내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도 그의 넉넉한 인심(extreme generosity)을 칭찬했다. 그녀는 “허스트가 내게 선물한 프라다 핸드백이 몇 개나 되는지 기억하지도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가 후원하는 자선단체의 이름을 줄줄이 댔다.]

그후 허스트는 런던으로 가서 빈 집에 불법으로 거주하면서 막노동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골드스미스대에 들어갔다. “당시 그의 작품은 골드스미스대에 다니는 다른 학생들의 작품보다 훨씬 더 평범했다(much tamer)”고 크레이그-마틴은 말했다. “당시 자신의 감각보다는 미술사의 과거에 더 충실한 작품 같았다.”

허스트는 1988년 ‘프리즈(Freeze)’라는 제목의 팝업 전시회를 기획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동료 학생들의 작품을 모아 선보인 전시회였는데 과감한 작품들(여전히 평범함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그의 조각 작품은 제외)뿐 아니라 런던의 고루한 갤러리 체제를 탈피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크레이그-마틴은 “허스트는 늘 미술계 자체에 호기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미술뿐 아니라 미술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모든 일에 관심을 가졌다.”

허스트는 미술가 겸 흥행업자의 역할(the role of artist-impresario)을 떠맡았다. 그것은 곧 그의 작품 주제가 되기도 했다. 기자가 허스트를 찾아갔을 때 보여준 진지한 사색가와 명석한 사업가로서의 면모는 ‘데이미언 허스트’라는 작품 뒤에 숨은 P T 바넘(19세기 미국의 유명한 흥행업자)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미국 출신인 크레이그-마틴은 허스트가 “영국식 표현을 빌리자면 ‘심술궂고(stroppy) 건방진(cheeky)’ 성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타고난 선동가(provocateur)다. 무의식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의도적으로 비난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난 런던에서 젊은 미술계 인사 3명에게 허스트에 대한 의견을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처음엔 모두 터놓고 이야기하기를 꺼렸다. 미술가 데이비드 레이먼드 콘로이(33)는 “우리 세대의 영국인들 사이에선 허스트를 좋게 생각하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다(untenable)”고 말했다. “정통 미술에 대한 일종의 배신행위(selling out)로 간주되는 듯하다.” 화상 데이비드 호이랜드(34)는 “허스트가 우리 갤러리에서 작품을 사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빈정대는 투로 말했다. 큐레이터 폴 피어로니(31)는 허스트가 “현대미술의 좋지 않은 점을 모두 합쳐놓은 존재(the embodiment of everything that’s wrong with contemporary art)”라고까지 말했다. “그는 대처의 후손이다. 인간의 사업적인 본질을 가장 우선시하는 신진보주의의 정수다.”

하지만 갑자기 (허스트를 헐뜯는) 자동반사 반응이 멈추기라도 한 듯(as though their knees have finished jerking) 그들은 런던 미술계를 변화시킨 허스트의 행동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피어로니는 “허스트의 초기 작품들을 보면 아주 따뜻한 감동이 밀려온다”고 말했다. “그의 초기작 ‘천 년’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영국 북서부 랭카셔의 베리 출신으로 현재 런던에서 활동하는 호이랜드는 이렇게 말했다. “이전에 런던 미술계에 북부 출신은 없었다. 북부의 근로계층 출신은 확실히 없었다. ... 허스트가 없었다면 난 런던에서 활동하지 못했을 것이다. 리즈나 돈캐스터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을 것이다.”

콘로이는 좋든 싫든 허스트는 무시하지 못할 존재라고 말했다. “그의 사업 모델이 참 흥미롭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미술시장의 복잡한 생리(the machinations)를 다룰 줄 안다.” 콘로이는 허스트의 다이아몬드 해골에 대해 썩 내키지 않는 듯한 찬사(grudging admiration)를 보냈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충격적인 작품을 만든 다음 그것을 자신에게 팔다니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가?”



번역 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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