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디아블로3 열풍 - 40대 아저씨도 디아블로 삼매경
[Business] 디아블로3 열풍 - 40대 아저씨도 디아블로 삼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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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게임’이라 불리는 ‘디아블로3’ 열풍이 거세다. 미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5월 24일(현지시간) 신작 게임 디아블로3가 15일 출시 후 일주일 동안 전 세계에서 630만장 넘게 팔렸다고 밝혔다. 특히 출시 24시간 만에 전 세계에서 350만장 넘게 팔려 역대 가장 빨리 팔린 PC게임 기록을 세웠다. 블리자드는 전 세계 470만명 이상의 게이머들이 출시 첫날인 5월 15일 디아블로3를 플레이 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도 출시 첫날 모든 카피가 품절됐고, 전국 주요 마트와 온라인몰에서도 품절 사태를 빚었다. 국내 PC방 점유율도 5월 22일 기준으로 39%가 넘었다. 디아블로3는 5월 15일 서비스가 시작됐으며 미국, 캐나다, 유럽, 한국 등 8000개 이상의 매장을 통해 판매가 시작됐다.
이처럼 게임은 영화를 능가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3D 입체 영상 미디어 산업에도 영화 ‘아바타’ 못지 않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게임산업이다. 게임은 PC와 콘솔 등 당대 최고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제작되는 대표적인 융합 콘텐트산업이다. 블록버스터 게임의 탄생은 판매수익이나 관련 산업의 고용유발효과 외에도 하드웨어 판매와 주변기기 산업 발전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예가 ‘스타크래프트’다. 이 게임은 1998년 출시 이후 국내 게임산업의 태동과 PC방 창업, e스포츠 산업의 발전을 이끌었다. 스타크래프트가 만들어낸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의미한 신조어 ‘스타크노믹스(Starcraft+Economics)’라는 단어도 이때 만들어졌다. 외환위기 한파로 어려움을 겪던 컴퓨터업계와 소프트웨어업계는 스타크래프트 열풍으로 기사회생했다. 당시 전국 500여개에 불과하던 PC방도 초고속인터넷의 보급과 맞물려 1만5000개까지 늘어났다. 관련 경제효과만 4조7000억원 규모로 분석된다.
디아블로3 경제효과 1조원대스타크래프트 제작사인 블리자드에서 개발한 디아블로3는 5년간 10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게임이다. 제작인원도 300명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디아블로3가 연간 1조원의 추가 경제효과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한다. ‘스타크노믹스’에 버금가는 ‘디아블노믹스(Diablomics)’의 탄생이 예상된다.
디아블로3는 출시 후 다른 산업에까지 파급 효과를 내고 있다. 게임 패키지 판매는 물론이고, PC방 등 오프라인 시장과 컴퓨터 부품업계도 때 아닌 호황이다. PC방과 컴퓨터 부품업계는 신작 출시 이후 매출이 20% 이상 급상승하고 있다. 두 시장은 각각 2조5000억원과 1조5000억원 규모. 이를 감안하면 무려 8000억원의 추가 수익이 기대된다. ‘디아블로2’에서 활발했던 아이템 거래도 본격적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여기에 유통·광고·결제 등 관련 산업의 직·간접적 영향까지 합치면 디아블로3는 연간 1조원 상당의 추가 시장 확대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야외활동이 많은 5월이 게임시장에서 전통적 비수기였던 점을 감안해도 이 정도다.
디아블로3 출시를 가장 반긴 곳은 PC방이다. PC방 매출은 고객이 시간당 내는 요금과 음료나 간식 등 각종 서비스 요금으로 나온다. 그동안 새로운 인기 게임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각종 규제가 늘어나는 등 위기에 봉착했던 PC방에 디아블로3는 그야말로 ‘단비’다. 경제침체로 한때 전국에 2만개 이상이던 PC방이 현재 1만5000개로 줄어든 상황이다. 디아블로3 점유율은 전체 PC방의 절반에 이르는 40%에 육박한다. PC방 사용시간은 출시 전에 비해 20% 이상 늘었다. 한 달에 1000만원을 벌던 PC방은 지금 1200만원을 벌고 있다. 디아블로3를 이용하는 주 고객이 성인층인 것도 PC방 입장에서 반가운 대목이다. 잠깐씩만 게임을 하는 청소년에 비해 3040게이머가 주축인 성인고객은 게임을 오래 즐기고 충성도도 높아 PC방에서도 ‘VIP 고객’이다.
디아블로3 출시에 맞춰 컴퓨터 업그레이드 수요가 늘면서 관련 판매량도 하루 최고 40% 가까이 수직상승 했다. 새로운 PC게임은 CPU, 그래픽카드, 램, 메인보드 업그레이드와 직결된다. 불황 때문에 투자를 망설였던 PC방이나 새로 게임을 시작한 개인 고객이 컴퓨터 사양을 대거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대기수요가 풀렸다는 의미다. 최신 컴퓨터를 마련한 사람들은 흔히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성능 테스트를 한다. 최신 PC게임은 컴퓨터 성능의 최대치까지 그래픽 데이터 처리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현재 컴퓨터나 PC부품에 큰 관심이 없던 소비자까지 ‘디아블로 맞춤형 PC’를 찾으면서 컴퓨터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국내 게임산업은 오래 전 영화산업을 능가했다. 연 평균 8조원대 규모다. 국내 영화 한 편 평균 제작비 20억원의 열배가 넘는 금액이 게임 개발에 투자되고 있다. 디아블로3의 맞수로 지목된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 제작비는 무려 500억원이다. 한국영화 최대 제작비를 투자했다는 ‘마이웨이’의 280억원의 곱절 수준이다. 연인원 160명 이상이 개발에 투입됐다. 이 게임으로 엔씨소프트가 예상하는 게임 매출은 연간 2000억원 이상이다. 엔씨소프트가 앞서 내놓았던 ‘아이온’은 올해 누적 매출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니지’ 시리즈는 이미 누적 매출 1조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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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국내에서 엔씨소프트는 블리자드 못지 않게 게임 수익 외 다양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엔씨소프트의 대표작인 리니지는 국내 온라인 게임산업의 태동과 함께 했다. 국내 게임산업이 마니아 위주 PC 패키지 게임 시장에서 벗어나 당당한 산업으로 자리잡는데 주축이 됐다. 개인간 거래에 해당하는 1조원 규모 아이템 현금 거래 시장도 온라인게임에서 비롯됐다. 온라인 게임에서 아이템은 중요한 콘텐트다. 게임 내 아이템의 희소가치가 높아지면서 이용자는 게임 플레이에 투자하는 시간 대신 다른 게이머의 게임 아이템을 현금으로 샀다. ‘기생산업’으로 불리는 기업형 ‘작업장’이 등장한 것도 이 시기다. 작업장이란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게임 아이템을 팔아 돈을 버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이다.
국내 게임 산업에도 훈풍 리니지2는 2003년 출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3D 그래픽 게임으로 개발되면서 컴퓨터 부품 시장의 업그레이드를 이끌었다. 전국 2만여개 PC방이 게임 출시에 맞춰 PC와 부품을 일제히 교체했다. 리니지2는 PC 교체 주기를 앞당긴 주인공이다. 탁월한 그래픽 표현으로 국내 게임 시장의 그래픽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100억원 이상이 투자되는 대작 온라인 게임 개발이 본격화되는 것도 리니지2 이후부터다.
한국 게임업계는 디아블로3가 전체 게임시장의 규모를 늘릴 것으로 기대한다. PC방 총 사용시간이 늘어났고, 주요 게임 구매층이 10여년 전부터 게임을 즐겼던 3040 세대이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들을 ‘휴면 이용자’라고 부른다. 기존에 즐기던 게임이 재미 없거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게임을 그만뒀던 사람들이다. 핵심 경제인구인 30,40대 게이머들이 디아블로3를 기점으로 다시 게임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전체 게임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올해 국내 게임업계는 어느 때보다 굵직한 대작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블레이드&소울을 신호탄으로 ‘아키에이지’ ‘열혈강호2’ 등은 모두 수백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대형 게임이다. 국내 게임산업 규모도 올해 처음으로 10조원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려도 있다. 디아블로3를 경험한 게이머들의 눈이 높아져 새로운 국산 게임을 시시하게 여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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