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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펀드라고 우습게 보지 마세요

초소형 펀드라고 우습게 보지 마세요



한때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증권사 지점 앞에 줄을 길게 늘어섰던 시기도 있었다. 이른바 수익률이 좋다고 소문난 펀드였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바람과 달랐다. 돈이 몰리긴 했는데 수익률은 거꾸로 갔다. 펀드 덩치가 커지면서 매니저들이 시황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려워졌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로 펀드를 채우다보니 지수만 겨우 따라가는 펀드가 됐다. 펀드에 있어선 규모의 경제는 그리 잘 통하지 않는다. 투자 수익은 자금으로 밀어붙인다고 되는일이 아니어서 그렇다.

특히 중소형주 펀드의 경우 더 그렇다.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중소형주의 경우 몸집이 너무 커지면 성과관리가 어려울 수 있어 자체적으로 판매를 중단하기도 한다.


소외된 중소형주 발굴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3년 수익률을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1위는 교보악사위대한중소형밸류펀드다. 무려 82.13%로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인 24.75%를 3배 이상 앞질렀다. 1년, 2년 수익률도 각각 -11.46%, 37.05%로 상대적으로 괜찮은 편이다. 2008년 3월에 설정됐지만 설정액은 236억원에 불과하다.

이 펀드는 시장에서 소외된 중소형 저평가 종목을 발굴해 장기적인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중소형 종목 위주의 불균형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우량대형주도 일부 편입한다. 현재 편입 상위 종목은 메디톡스와 휠라코리아, 대상, 하이록코리아, 한세실업 등이다. 가장 많이 편입한 메디톡스의 경우 올 들어서만 주가가 2배 이상 올랐다.

한국투자중소밸류펀드와 대신매출성장기업펀드도 3년 수익률이 각각 65.33%, 64.96%로 상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투자 중소밸류펀드의 설정액은 총 255억원, 대신매출성장기업펀드는 103억원이다. 한국투자중소밸류펀드는 위메이드, 팅크웨어, 메디톡스와 같은 중소형주는 물론 기아차, 파라다이스 등 대형주에도 투자하고 있다.

대신매출성장기업펀드는 기업의 매출은 실적에 선행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매출액에 주목한 펀드다. 주관을 배제하고 계량분석을 통해 투자를 결정한다. 현재 IT와 자동차 관련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GB원스텝밸류펀드도 2년 수익률 23.99%, 3년 수익률 63.67%로 우수하지만 설정액이 10억원으로 너무 적다. 한국투자현대차그룹리딩플러스펀드(설정액 286억원)와 골드만삭스코리아펀드(684억원), 미래에셋코리아컨슈머펀드(155억원), 라자드코리아펀드(204억원), 삼성기초소재강국코리아펀드(50억원) 등도 3년 수익률이 50%를 웃돌면서 국내주식형펀드 평균을 크게 앞질렀다.

한국투자현대차그룹리딩플러스펀드는 현대차 그룹에 35%, 국내선도 기업에 55%의 비율로 투자한다. 따라서 현대차 그룹 관련주가주를 이루지만 다른 기업들도 편입되어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비중이 17.30%에 달하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등이 투자 상위 종목이다. 골드만삭스코리아펀드는 전체 자산의 60%는 인덱스 펀드 형태로, 40%가 액티브 펀드 형태로 운용된다.

인덱스 펀드 유형의 경우, 코스피200 지수를 기준지수로 해 40여개의 종목에 투자한다. 액티브 펀드 유형의 경우에는 15개 내외의 종목에 투자한다. 라자드코리아펀드는 설정 이후부터 수익률이 꾸준하게 상위권에 올라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 급락장에서 수익률 방어력이 돋보였던 상품이다.

미래에셋코리아컨슈머펀드는 소비재 관련주에 주로 투자한다. 이에 따라 LG생활건강과 오리온, 에이블씨엔씨, 코스맥스 등의 투자비중이 다른 펀드 대비높다.

설정 규모가 적정하도록 미리미리관리에 나선 펀드들의 성적도 좋다. 설정액이 늘어나면서 신규 판매를 중단했던 대표 펀드는 프랭클린템플턴포커스펀드와 알리안츠Best중소형펀드, 삼성중소형FOCUS펀드 등이다. 이들의 3년 수익률은 각각 66.68%, 67.25%, 77.67%로 전체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 2, 3, 4위를 각각 차지했다.

프랭클린템플턴포커스펀드는 30~4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압축형펀드다. 펀드규모가 4600억원에 이르자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가 재개한 바 있다. 현재 설정액은 1495억원이다.

알리안츠Best중소형펀드의 설정액은 현재 3829억원 규모다. 2010년 초만 해도 180억원이었던 이 펀드는 높은 수익률 때문에 자금이 급속히 몰리면서 그해 말에 설정액이 4000억원을 넘어 판매를 중단했었다. 지난해 말 판매가 재개됐다. 이 펀드는 시가총액 100위안에 들지 않는 중소형주에 펀드 자산의 50%를 투자한다. 현재 편입 상위 종목은 인터플렉스, 롯데삼강, 기아차, 호텔신라 등이다.

삼성중소형FOCUS펀드는 지난해 8월에 판매를 중단했다가 올 5월에 다시 팔기 시작했다. 성장잠재력이 높은 우량 중소형 주식에 주로 투자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이 필요한 경우 대형주도 편입하며 유동적으로 운용한다. 현재 설정액은 2651억원 규모다.

몸집이 가벼운 것은 좋지만 ‘자투리펀드’가 아닌지는 유심히 봐야 한다. 올 들어서만도 규모가 50억원이 못 되는 ‘자투리 펀드’는 100여개가 청산 절차를 거쳤다. 상환된 펀드 중 82%에 해당하는 125개 펀드가 설정액이 10억원도 안 됐다. 펀드 설정 후 1년이 지나도록 모인 돈이 50억원을 넘지 못하면 퇴출 대상이 된다.

소형 펀드를 적극적으로 정리하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이 정해진 만큼 앞으로도 자투리 펀드 정리는 지속될 전망이다. 펀드 운용 규모가 너무 작으면 제대로 펀드를 운용하기 어렵고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운용사 입장에서 보면 비용 문제도 있다.


자투리펀드는 조심해야현재 설정액이 50억원에 못 미치는 자투리 펀드는 총 1102개다. 국내 혼합형이 406개로 가장 많고, 국내 주식형이 248개다. 금융감독 당국은 연말까지 자투리 펀드 340개를 없애고, 2014년까지 전체 개방형 공모펀드 중 소규모 펀드 비율을 10%로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지난해에도 504개의 자투리 펀드가 청산됐다.

현재 국내 펀드는 7월 12일 현재 1만4개로 3년5개월여 만에 1만개를 다시 넘었다. 2009년 2월 마지막으로 1만개를 찍었던 펀드 수는 금융감독당국이 소규모 펀드 청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2010년 6월 8995개로 줄었다. 대신 2009년 2월 5669개였던 사모펀드 수는 최근 6602개로 늘었다. 소규모펀드 시장이 공모펀드에서 사모펀드로 관심을 이동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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