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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급 간판주 모은 펀드 주목

국가대표급 간판주 모은 펀드 주목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는 국내 간판 기업이다. 증시에서도 마찬가지다. 증시에 올림픽이 있다면 금메달을 딸 만한 국가대표급 종목이다. 대개 다른 종목보다 증시 상승기에 더 많이 오르고, 증시 하락기에 덜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자동차·정유 등 각 분야에서 잘나가는 업종 대표주를 한데 모아보면 어떨까.

이른바 업종 대표주 펀드다. 특정 우량주 펀드와 비슷하지만 업종 대표주 펀드는 국내 주요 업종 전체를 포트폴리오에 넣는다는 점이 다르다.업종 대표주 펀드는 업종별 대표 기업에 고루 투자하기 때문에 증시 상승기에 유리하다. 또 특정 업종의 업황이 나쁘더라도 다른 업종이 보완해줄 수 있어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 8월 7일 현재 국내 업종 대표주 펀드 규모는 삼성그룹주 펀드가 19개(6조964억원), 기타 그룹주펀드가 30개(2조4488억원)로 8조5452억원에 이른다.


업종 대표주 펀드 규모 9조원 육박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국내에 설정된 19개 삼성업종 대표주 펀드와 30개 기타 업종 그룹주 펀드 설정액이 각각 1660억원과 1297억원 늘었다.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같은 기간에 가장 많은 돈이 몰렸다. 가치주펀드(3549억원)와 퇴직연금펀드(1869억원)가 뒤를 이었다. KB자산운용 리테일본부 김광림상무는 “주가가 전반적으로 오를 때는 물론 증시가 불안할 때도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자산운용사들은 대표주 펀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최근 KB자산운용은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분산 투자하는 ‘KB삼성&현대차그룹플러스’ 펀드를, 우리자산운용은 삼성그룹 계열사 18개 종목에 투자하는 ‘우리삼성그룹주증권자’ 펀드를 출시했다.KB자산운용 김 상무는 “단일 그룹주 상품에 비해 다양한 업종에 투자를 할 수 있다”며 “특히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상호보완적인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어 투자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성적도 양호한 편이다. ‘한국투자 KINDEX삼성그룹주SW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의 2년 누적 수익률은 32.55%로 국내 주식형 펀드의 2년 평균수익률(3.16%)을 크게 앞질렀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11.38%로 업종 대표 그룹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이 펀드는 삼성전자의 편입비중이 28%로 가장 높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갤럭시S3 출시와 갤럭시 노트의 꾸준한 판매에 힘입어 삼성전자주가가 지난해 말보다 19.4% 올랐다”고 말했다.

그 뒤를 이은 현대그룹플러스증권투자신탁의 2년 누적 수익률도 20.91%에 달한다. 이 펀드는 범 현대그룹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범 현대그룹은 자동차·조선·철강·반도체·건설과 같은 전통제조업 기업은 물론 운송·백화점·택배·보험처럼 내수 관련주와 금융주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가 완만히 상승할 수 있는 만큼 업종 대표주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유럽 위기 극복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업종 대표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고, 정보기술(IT)이나 철강분야의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종 대표주라고 해서 무조건 투자하면 낭패를 볼 수도있다. 모든 종목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다. KB자산운용의‘KB한국대표그룹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의 연초 수익률은 1.52%로 국내 주식형 펀드 연초 평균 수익률(1.88%)에 미치지 못했다.KB한국대표그룹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이 주로 편입한 금융과 화학 분야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KB금융은 지난해 우리금융 인수설과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조사 등에 따른 영향으로 주가가 1년 사이 10% 가까이 하락했다. LG화학 주가도 같은 기간 10%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시장의 수요가 줄어 지난 1, 2분기 수익이 줄어서다.한화증권 이다솔 연구원은 “올 들어 석유화학 부문의 물량은 늘었지만 유가 하락에 따른 제품 가격 급락으로 실적 개선 폭은 더딜것”이라고 말했다.


업황 나쁜 업종만 모은 펀드도업종 대표주라고 해도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업종별로 차별화가 심해져 수익률 편차가 벌어질 수 있다. 펀드 자산 중 지나치게 많은 비중을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투자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실적이 부진한 업종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것보다는

지속 성장이 가능한 업종을 한정해 선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령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삼성그룹리딩플러스’ 펀드는 삼성전자(9.96%)를 필두로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포스코 등 47개 주식을 담고 있다. 3개월 수익률도 5.09%로 괜찮은 편이다. 서연구원은 “일부 상품은 삼성 계열사를 포함해 일부 우량 기업을 다양하게 편입하고 있기 때문에 펀드 포트폴리오를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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