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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센티브 관광의 큰 손, 중국을 잡아라

인센티브 관광의 큰 손, 중국을 잡아라

서울 면적의 1.8배에 불과한 홍콩은 한국의 4배가 넘는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인센티브 관광 등 MICE산업 덕분이다. 한국도 MICE산업에 눈 뜨기 시작했다.



한국 암웨이 8000명, 중국 인피니투스 2300명, 중국 웅진코웨이 1800명, 중국 바오젠그룹 1만1200명. 2010년 이후 제주도에 다녀간 대규모 인센티브 관광객 현황이다. 특히 지난해 9월 제주도는 1400명씩 8회에 걸쳐 방문한 중국 건강용품기업 바오젠그룹 직원들로 화제였다. 이들이 머무는 그랜드호텔 주변 상가는 물론이고 제주도 면세점의 매출은 평소보다 50% 이상 늘었다. 바오젠 관광객의 주요 구매 품목은 화장품, 시계 등이다. 특히 롤렉스 등 명품시계 매출은 120%나 증가했다.

비수기에 고유가로 고전하는 국내 항공업계에도 ‘단비’였다. 바오젠 관광단 수송을 맡은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은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6000명 가까운 인원을 수송한 아시아나항공은 기내 모니터에 바오젠관광단 환영인사 동영상을 띄우기도 했다.한국관광공사가 바오젠 인센티브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항공료·숙식비·교통비·쇼핑 등 1인당 소비액은 263만원이었다. 5박6일 일정을 감안하면 적지않은 액수다. 이를 전체 참가자들에게 적용했을 때 직접 소비지출효과는 286억, 생산유발효과는 516억이라고 공사는 추정했다.인센티브 관광 유치가 돈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관광지·프로그램 다양해져

MICE는 기업회의(Meeting)·인센티브관광(Incentive)·국제회의(Convention)·이벤트와 전시(Events & 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조어다. 한국관광공사가 펴낸 ‘MICE 산업통계조사 연구보고서’를 보면 2010년 MICE 행사 개최를 통해 창출된 생산유발효과는 17조8000억원에 이른다.고용효과 또한 16만4000명으로 분석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MICE산업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 ‘굴뚝 없는 산업’으로 불린다.

그 중에서도 최근엔 인센티브 관광이 주목 받고 있다. 기업마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보상책으로 여행을 선택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네트워크마케팅·보험·금융·제약·화장품 등 판매 업종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다국적 기업과 대기업의 경우 여행 규모가 크고 투입 경비가 많다.한국마이스협회 최재길 사무국장은 “인센티브관광은 단순한 포상관광 차원을 넘어 세미나, 시찰, 팀 빌딩, 관광 등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진행된다”며 “직원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관광이기 때문에 본사의 지원규모가 크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인센티브 관광객의 경우 일반 관광객에 비해 평균 체류기간은 1.5배, 소비액은 3배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한다.

포브스코리아는 최근 인센티브 관광 트렌드와 관련 산업 발전 방향을 알아보기 위해 국내 기업의 인센티브 관광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번 서베이에는 금융·의료·제조 분야 20개 기업의 인센티브 관광 담당자들이 참여했다.국내 기업들의 해외 인센티브 관광지를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작은 변화를 읽을 수있다. 태국·베트남·홍콩 등 동남아 일색이던 게 미국 하와이, 캐나다, 호주 등으로다양해졌다. 특히 ‘향후 고려하고 있는 관광지’에 대한 질문에 싱가포르, 인도네시아,호주, 터키, 서유럽이라고 답한 기업도 꽤 있었다.

“인센티브 관광지는 비행거리 4~5시간 이내가 적합하다”는 업계의 통념이 깨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반면 일본으로 인센티브 관광을 보냈던 기업은 줄었다. 2010년 이전까지 6곳이었지만 올해는 1곳에 머물렀다. 이유는 ‘환율’과 함께 ‘안전성’ 때문이다.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을 인센티브 관광지에서 제외한 곳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기업에서는 인센티브 관광지를 선정할 때‘전체 관광비용’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33%에 달했다. ‘직원 선호도’(25%), ‘일정과 거리’(20%)가 뒤를 이었고 ‘공장 등 견학시설’ ‘관광요소’가 각각 11%로 나타났다. ‘전체 관광비용’에 대한 기업의 부담 정도에 대해서는 응답기업 19곳 중 9곳이 ‘다소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적당하다’는 대답이 8곳, 전

혀 부담 없다’는 응답은 2곳이었다.

인센티브 관광은 단순한 포상관광이 아니다. 순수 포상관광의 경우 기간 중 이렇다 할 회의나 시설견학이 없기 때문에 여행지를 고를 때 장소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매력적이고 이국적인 경관에 점수를주는 것이다. 반면 인센티브 관광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 여행이다. 신상품 론칭쇼에 참여하거나 신기술 및 새로운 생산설비를 견학한다. 이는 서베이 결과에서도 잘 나타났다.

기업들은 인센티브 관광 시 가장 주력하는 프로그램으로 ‘팀워크 고양’(38%)을 꼽았다. ‘자연경관 등 관광’은 28%, ‘공장 등현지시설 견학’ 22%, ‘기업회의 등 워크숍’과 ‘신제품 론칭 등 마케팅 활동’이 각각 6%를 차지했다. 특히 기아자동차, 한국후지제록스 등과 같이 글로벌기업들은 생산공장이나 자매회사 등 현지법인이 있는 곳으로 인센티브 관광지를 선정하고 프로그램 또한 현지시설 견학에 중점을 두고 있다.인센티브 관광의 직원 사기 진작 효과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었다. 응답기업 20개 중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고 답한 게 13곳으로 가장 많았고 ‘다소 효과’ 6곳, ‘보통’ 1곳이었다. 인센티브 관광에 대해 직원들은 대부분 만족(상당한 만족 12곳,다소 만족 8곳)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지자체들은 MICE산업, 그 중에서도 인센티브 관광 유치를 위해 컨벤션센터, 호텔 등 관련 시설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관광 인프라뿐 아니라 생태환경, 의료시설, 다양한 레저 체험 등과 연계하는 추세다.이번 서베이에 참여한 기업 인센티브 관광담당자들은 국내의 경우 인센티브 관광지로 제주도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센티브 관광지를 국내로 바꾼다면 우선 고려 지역’에 대한 물음에 응답자 중 70%가 ‘제주도’라고 답했다. ‘남해’를 꼽은 경우도 일부 있었다. ‘국내로 돌릴 경우 인센티브 관광 효과 약화’를 이유로 고려치 않는다는 대답도 있었다.



국내에선 제주도가 으뜸제주도가 압도적으로 1위에 오른 까닭은 국내 다른 지역에 비해 관광지로서의 인프라가 잘 되어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응답자들

은 ‘국내 제일 관광지’ ‘빼어난 경관과 다양한 레저 경험’ ‘숙박 및 컨퍼런스 시설 우수’등을 이유로 꼽았다.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 기업의 대규모 인센티브 관광객이 타깃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관광업계의 금맥으로 떠오른 바오젠 같은 중국 대기업을 붙잡기 위해 한국과 일본은 물론 대만, 홍콩, 싱가포르, 호주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중국에는 바오젠 외에도 대규모 인센티브 관광을 유치할만한 종업원 5만명 이상 기업이 3곳은 더 있어 이곳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7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이미 7월 말 지난해 전체 기록을 넘어섰다. 7월까지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58만3342명. 지난 한 해 동안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57만247명보다 1만여명 많다.개별 관광객도 많지만 대규모 인센티브 관광이 수치를 끌어올린 결과다.최재길 사무국장은 “인센티브 관광 목적지로서 한국의 위치는 일본,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고비용이었지만 최근 태국 정도의 저비용 관광지가 되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컨벤션, 호텔 등 인프라 조성뿐아니라 인센티브 관광 목적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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