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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이순우 회장 임기 단축 배수진 관료 출신 임영록 회장 낙점

Issue - 이순우 회장 임기 단축 배수진 관료 출신 임영록 회장 낙점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내부 반발 대응 효과적 … 임영록 KB금융 회장 정부와 원활한 소통 기대



국내에도 메가뱅크가 나올까? 우리금융·KB금융 회장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우리+KB’ 조합의 메가뱅크론이 다시 급물살을 타고있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는 임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점에서, 임영록 KB금융 회장 내정자는 관료 출신으로 정부와 소통이 원활하다는 점에서 메가뱅크 추진의 적격자로 꼽힌다. 단, 과거 국민+주택은행의 합병 결과에서 볼 수 있듯 단순히 덩치만 키운다고 능사는 아니라는 메가뱅크 반론도 만만찮다.

KB금융그룹 신임 회장에 임영록(59) 사장이 내정됐다. 6월 5일 KB금융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임영록 사장, 민병덕 국민은행장,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가운데 임 사장을 만장일치로 회장 내정자로 선정했다. KB금융 고승의 회추위원장은 “임 사장의 전문성과 경험을 높이 사고, 관료 경험이 있는 만큼 대외 교섭 능력이 뛰어날 것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임 사장은 7월 12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선임될 예정이다. 강원도 영월 출신인 그는 서울대 국문과를 나와 행정고시 20회(1977년)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원과 재정경제부에서 자금시장과장·금융정책국장 등을 지냈다. 2010년 8월부터 KB금융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KB금융 안팎의 현안을 챙겨왔다. 관료 출신이 KB금융 회장직에 오르기는 처음이다.

5월 23일 우리금융 회추위도 이순우(63) 행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 송웅순 회추위원장은 “이순우 내정자가 금융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통해 우리금융의 최대 현안인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순우 회장 내정자는 경북 경주 출신으로 성균관대 법학과를 나와 1977년 우리은행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행한 정통 ‘뱅커’다. 행원 출신으로 회장에 오른 첫 사례다. 6월 14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다.



이순우 회장 ‘민영화 회장’으로 불려두 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인선은 우리금융 민영화 계획과 관련이 있다. 정부는 6월 말 우리금융 민영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내년까지 정부의 지분(57%)를 모두 시장에 판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으로 우리금융과 KB금융을 인수합병(M&A)하는 ‘메가뱅크(초대형은행)’ 방안이 제기된다. 임영록 KB금융 회장 내정자는 경제관료 출신이라 우리금융 인수 과정에서 금융당국과 소통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도 회추위를 구성할 때부터 ‘민영화 회장’이란 말이 나돌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차기 회장 조건은 우리금융 민영화를 가장 순탄하게 이끌 능력이 최우선이었다”며 “민영화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내부 반발을 감안해 직원들의 신뢰가 두터운 이 행장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회장 내정 이튿날인 5월 24일 우리금융 주가는 4% 가까이 올랐다. 한화투자증권 심규선 연구원은 “이 행장의 회장 선임은 우리금융 민영화가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강하게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이 행장은 회장으로 내정된 직후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해 회장과 행장을 겸직하고, 민영화가 완료되면 임기와 관계없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임시이사회에서 회장 임기를 내년 12월 30일까지로 제한했다. 민영화 작업을 궤도 위에 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상법상 임기가 12월 31일까지일 경우 다음해 3월 주주총회까지 임기가 자동 연장되지만 12월 30일은 연장이 안 된다.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탄력을 받는 가운데 정부는 우리금융계열사 중 지방은행과 증권사를 따로 매각한 후 은행만 따로 팔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임영록 내정자는 KB금융 회장 면접에서 “정부의 구체적인 민영화 방안을 본 뒤 기회가 닿으면”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우리은행 인수 전에 뛰어들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비해 이순우 내정자는 “합병이 민영화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겠지만, 합병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민영화에 대한 의지는 강하지만 메가뱅크 탄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정부의 의지와 달리 민영화 실현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며 “무엇보다 인수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여야 하는데 현재 국내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KB금융이 인수 결정 이전에 외국인 주주를 설득하는 것도 난제”라며 “우리금융 인수를 통해 주주가치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설득하는 게 임 내정자의 가장 큰 과제”라고 덧붙였다.

두 회장 내정자는 우리금융 민영화뿐만 아니라 해결할 다른 숙제도 많다. 우리금융은 4월 이팔성 전 회장의 사의로 생긴 경영 공백을 빨리 메워야 한다. 우리금융은 LA한미은행 인수와 우리아비바생명 지분 인수, 금호종금의 자회사 편입 등을 추진했지만 정권이 바뀐 후 대부분 ‘보류’ 상태다. 공석인 우리FIS와 우리프라이빗에퀴티 등 자회사의 대표이사도 하루빨리 선임해야 한다.

그동안 공석이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에는 최근 주재성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내정됐다. 또 답보 상태이던 해외 사업도 강화해야 한다. 이순우 내정자는 “국내 영업은 저금리 장기화로 NIM(순이자마진)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제대로 하려면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며 “현재 8~9%인 해외 비중을 15%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임영록 회장 외국인 주주 설득이 과제임 내정자도 M&A뿐만 아니라 수익성 제고가 중요한 과제다. 국민은행은 2001년 주택은행과의 합병 직후 총자산 185조원으로 우리금융(101조원)보다 앞질렀다. 그러나 올 3월 말 현재 KB금융의 총자산은 368조원으로 우리금융(418조원)보다 적다. 하나금융(368조원)·신한지주(351조원) 등과도 별 차이가 없다.

1분기 순이익도 4115억원으로 신한지주(4813억원)에 못 미친다. 자산규모나 수익성 등 어느 측면에서도 ‘리딩뱅크’라고 내세울 만한 게 없다. 임영록 내정자는 “수익성을 높이려면 직원 1인당 수익성부터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은행 부문에 편중된 그룹의 사업구조를 다변화하는 것도 중요 과제 중 하나다. KB금융은 자산과 수익의 80% 이상을 국민은행에 의존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어윤대 KB금융 전 회장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추진했지만 이사회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교보증권 황석규 연구원은 “M&A와 사업 다각화, 노조와의 관계 설정 등 차기 회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역대 그 어느 회장보다 난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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