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S - 남자시계 좋아하는 여성들
TRENDS - 남자시계 좋아하는 여성들
큰 시계를 착용하고 오프로드 차와 스포츠카를 모는 여성이 늘었다. 차별화된 개성과 파워를 과시하려는 욕구가 반영된 결과다.
여성의 손목 위에 올려진 남성성점심 시간 한 사무실. 무정한(이희준 분) 팀장이 미스 김(김혜수 분)에게 뭔가 시키려 하자 그는 손목 시계를 한 번 쳐다본 후 이렇게 이야기한다. “점심 시간입니다만.”
5월 말 종영한 KBS 드라마 ‘직장의 신’의 한 장면이다. 미스 김은 업무 시작 때나 점심 시간 때 간결하고 알이 굵은 큰 시계를 항상 들여다봤다. 이 시계가 바로 피아제의 ‘댄서’. 1980년대에 첫 선을 보인 후 2006년 리뉴얼된 모델이다. 38㎜ 케이스에 특별한 장식 없이 간결하다. 댄서는 큰 사이즈의 남성용과 작은 사이즈의 여성용이 있다. 미스 김이 착용한 38㎜ 제품은 남성용이다.
피아제의 김은비씨는 “김혜수가 드라마에서의 강하고 해결사 같은 캐릭터에 맞는 제품을 고르다 보니 이 시계를 착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남성용 시계를 선호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서울 소공동 바쉐론 콘스탄틴 매장의 경우 방문여성 10명 중 2~3명은 남성용 크기인 38㎜ 제품을 찾는다. 1~2명 정도는 40㎜ 제품을 찾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일에서 성공한 여성이 는 때문으로 여긴다.
퍼스널 이미지 컨설턴트 장은정씨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현대적이고 강함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소공동 에비뉴엘에 있는 예거 르쿨트르 부티크의 고경희 매니저는 “여성이 남성과 더불어 일하면서 자동차·시계 등 남성의 관심 영역에 흥미를 가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4년 간 다양한 브랜드의 시계를 판매해왔다. 일반 직장인보다 전문직이나 예술 계통에서 일하는 여성 고객이 남성 시계를 많이 찾는다.
남성 시계만 만드는 IWC에 여성들의 관심이 커졌다.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점 IWC 부티크의 박성훈 매니저는 “여성용 제품이 없는 우리한테 제품을 문의하는 여성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예거 르쿨트르 역시 마찬가지다. 고 매니저는 “여성 고객이 남성용 시계를 보여달라고 하면 남성에게 선물할 건가 물어보는데 본인이 찰 것이라는 대답이 상당수”라고 답했다.
이 매장에서 남성용 시계를 찾는 여성 고객 중 IWC나 오데마 피게 등 이미 다른 브랜드의 남성용 시계를 찬 사람도 많다. 여성스럽게 차려 입은 고객도 남성 시계를 찾는다. 바쉐론콘스탄틴도 예외는 아니다. 연간 1만7000개 소량을 생산하는 브랜드다(롤렉스는 연간 100만 개 정도 생산한다). 에비뉴엘 바쉐론콘스탄틴 부티크 최진만 매니저는 “여성들이 남성 시계 중에서도 얇은 시계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모델은 매장에 들어오기 무섭게 팔린다”고 덧붙였다.
박원정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IWC의 포르투기즈 크로노그래프와 마크 17을 찬다. 포르투기즈 크로노그래프는 일상적으로 착용하고, 파일럿 워치 마크 17은 주말이나 옷이 지나치게 여성스럽다고 생각되는 날 포인트를 주려고 착용한다. 박 변호사가 남성용 시계를 차게 된 계기는 업무상 미팅을 하다가 IWC 시계를 착용한 남성을 보면서다.
클래식하면서도 스포티한 디자인이 맘에 들었다. “손목이 무척 가늘어서 남성 시계가 어울릴까 생각했는데 막상 매장에서 착용해보니 잘 어울리더라고요.” 박 변호사는 “뻔하지 않기 때문”에 남성 시계를 착용한다고 했다. “보통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두세 가지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다 보면 다른 사람과 거의 비슷한 시계를 차게 되죠. 하지만 남성용 시계를 차면 남다른 개성을 드러낼 수 있어요.”
몇몇 여성은 남성 시계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 스트랩(시계줄)을 통해서다. 에비뉴엘 바쉐론콘스탄틴 부티크 이지혜 부매니저는 “브레이슬릿을 가죽이나 러버 스트랩으로 바꿔 착용하는 여성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바쉐론 콘스탄틴에는 남성 고객이 시계 주문할 때 여성 줄을 함께 주문하기도 한다. 부부가 줄을 바꿔가며 함께 쓰기위해서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여성의 손목 위에 올려진 남성성점심 시간 한 사무실. 무정한(이희준 분) 팀장이 미스 김(김혜수 분)에게 뭔가 시키려 하자 그는 손목 시계를 한 번 쳐다본 후 이렇게 이야기한다. “점심 시간입니다만.”
5월 말 종영한 KBS 드라마 ‘직장의 신’의 한 장면이다. 미스 김은 업무 시작 때나 점심 시간 때 간결하고 알이 굵은 큰 시계를 항상 들여다봤다. 이 시계가 바로 피아제의 ‘댄서’. 1980년대에 첫 선을 보인 후 2006년 리뉴얼된 모델이다. 38㎜ 케이스에 특별한 장식 없이 간결하다. 댄서는 큰 사이즈의 남성용과 작은 사이즈의 여성용이 있다. 미스 김이 착용한 38㎜ 제품은 남성용이다.
피아제의 김은비씨는 “김혜수가 드라마에서의 강하고 해결사 같은 캐릭터에 맞는 제품을 고르다 보니 이 시계를 착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남성용 시계를 선호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서울 소공동 바쉐론 콘스탄틴 매장의 경우 방문여성 10명 중 2~3명은 남성용 크기인 38㎜ 제품을 찾는다. 1~2명 정도는 40㎜ 제품을 찾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일에서 성공한 여성이 는 때문으로 여긴다.
퍼스널 이미지 컨설턴트 장은정씨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현대적이고 강함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소공동 에비뉴엘에 있는 예거 르쿨트르 부티크의 고경희 매니저는 “여성이 남성과 더불어 일하면서 자동차·시계 등 남성의 관심 영역에 흥미를 가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4년 간 다양한 브랜드의 시계를 판매해왔다. 일반 직장인보다 전문직이나 예술 계통에서 일하는 여성 고객이 남성 시계를 많이 찾는다.
남성 시계만 만드는 IWC에 여성들의 관심이 커졌다.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점 IWC 부티크의 박성훈 매니저는 “여성용 제품이 없는 우리한테 제품을 문의하는 여성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예거 르쿨트르 역시 마찬가지다. 고 매니저는 “여성 고객이 남성용 시계를 보여달라고 하면 남성에게 선물할 건가 물어보는데 본인이 찰 것이라는 대답이 상당수”라고 답했다.
이 매장에서 남성용 시계를 찾는 여성 고객 중 IWC나 오데마 피게 등 이미 다른 브랜드의 남성용 시계를 찬 사람도 많다. 여성스럽게 차려 입은 고객도 남성 시계를 찾는다. 바쉐론콘스탄틴도 예외는 아니다. 연간 1만7000개 소량을 생산하는 브랜드다(롤렉스는 연간 100만 개 정도 생산한다). 에비뉴엘 바쉐론콘스탄틴 부티크 최진만 매니저는 “여성들이 남성 시계 중에서도 얇은 시계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모델은 매장에 들어오기 무섭게 팔린다”고 덧붙였다.
박원정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IWC의 포르투기즈 크로노그래프와 마크 17을 찬다. 포르투기즈 크로노그래프는 일상적으로 착용하고, 파일럿 워치 마크 17은 주말이나 옷이 지나치게 여성스럽다고 생각되는 날 포인트를 주려고 착용한다. 박 변호사가 남성용 시계를 차게 된 계기는 업무상 미팅을 하다가 IWC 시계를 착용한 남성을 보면서다.
클래식하면서도 스포티한 디자인이 맘에 들었다. “손목이 무척 가늘어서 남성 시계가 어울릴까 생각했는데 막상 매장에서 착용해보니 잘 어울리더라고요.” 박 변호사는 “뻔하지 않기 때문”에 남성 시계를 착용한다고 했다. “보통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두세 가지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다 보면 다른 사람과 거의 비슷한 시계를 차게 되죠. 하지만 남성용 시계를 차면 남다른 개성을 드러낼 수 있어요.”
몇몇 여성은 남성 시계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 스트랩(시계줄)을 통해서다. 에비뉴엘 바쉐론콘스탄틴 부티크 이지혜 부매니저는 “브레이슬릿을 가죽이나 러버 스트랩으로 바꿔 착용하는 여성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바쉐론 콘스탄틴에는 남성 고객이 시계 주문할 때 여성 줄을 함께 주문하기도 한다. 부부가 줄을 바꿔가며 함께 쓰기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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