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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분기 펀드 평가 - 목련 만개했지만 펀드 시장은 춘래불사춘

2014년 1분기 펀드 평가 - 목련 만개했지만 펀드 시장은 춘래불사춘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마이너스 2%대... 해외 혼합형 펀드에서 2880억원 빠져나가



그야말로 펀드 수난 시대다. 1분기 지뢰밭처럼 악재가 계속 터졌다. 미국 최악의 한파, 중국 경제지표 부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사태…. 웅크렸던 펀드 시장이 기지개를 펼 기회를 주지 않았다. 1분기 국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 2~5%대를 기록했다. 국내외 채권형 펀드 수익률도 겨우 원금을 지키는 수준에 머물렀다.

마음이 떠난 투자자들은 여전히 펀드 시장을 외면했다. 올 들어서 펀드 시장에서 1400억원가량이 빠져나갔다. 주가가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선전한 펀드도 있다.

국내 중소형주 펀드, 신흥아시아·북미 펀드가 이익을 안겨줬다. 자산운용사의 실력차도 슬슬 나타나고 있다. 펀드 투자자에게 지침이 될 수 있도록 1분기 펀드 시장을 분석하고 전망도 짚어봤다.


‘펀드 보릿고개’는 1분기에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난해 연말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했지만 마음이 떠난 펀드 투자자들은 여전히 펀드 시장을 외면했다. 때문에 지난해 펀드 시장은 사상 최장 기간 자금 유출, 마이너스 수익률 등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표를 내놨다. 이런 분위기는 올 들어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3월 27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금액은 598억원,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뭉칫돈은 804억원에 달한다. 국내 증시가 올 들어 1800~2000포인트의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졌다.



국내 주식형 -2.1%, 해외 주식형 -5.3%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도 감소하는 모습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33억원 감소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따른 신흥국 리스크가 다소 잠잠해지자 우크라이나 사태가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었다. 이어 3월 25일에는 신용평가사 S&P가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저 투자등급인 BBB-로 강등했다. 신흥국 금융시장에 또 하나의 충격이 될 수 있는 사건이다.

브릭스 펀드에서는 연초 이후 설정액이 1856억원 감소했다. 중국 경제 둔화 우려도 작용했다. 그간 국내 투자자가 선호했던 설정액 7조원 규모의 중국(홍콩H)펀드는 올 들어서만 2802억원이나 자금이 이탈했다. 신흥국 펀드전반에 걸쳐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이다. 다만 유럽 펀드(2502억원)·미국 펀드(1074억원)·일본 펀드(297억원) 등 선진국 시장 펀드가 설정액을 늘리며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펀드 수익률을 봐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월 28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2.1%였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 흐름(코스피 -1.51%, 코스닥 +8.82%)보다 못한 성적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5.3%로 부진했다. 그나마 선방했다는 채권형 펀드는 국내 채권형 0.8%, 해외 혼합형 1.0%로 겨우 원금을 보존하는 수준이다(해외 혼합형 펀드에서 2880억원 유출).

하지만 아무리 굶주린 보릿고개에도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펀드는 존재했다. 1분기 설정액 10억원 이상 3494개 펀드의 수익률(3월 21일 현재)을 조사한 결과, 국내 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합성-미국 바이오테크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이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무려 26.1%에 달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증권투자신탁1(25.4%)과 한국투자베트남적립식증권투자신탁1(23.5%)이 뒤를 이어 수익률 최상위 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수익률 최상위권 펀드 가장 많아신흥국 중에서는 베트남 펀드 수익률이 뛰어났다. 지역별로 보면 1분기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 중 7개가 베트남 펀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증권투자신탁1이 25.4%의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으며, 다수의 펀드가 20% 내외의 성과를 냈다.

인도 펀드(6.1%)와 북미 펀드(4.3%)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이와 달리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펀드는 대부분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다. 브릭스 전체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8%에 불과하다.

테마별로 분석한 결과 금펀드가 1분기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연초 이후 금값이 연일 급등세를 기록하며 금펀드도 연초 이후 3월 21일까지 누적 수익률 12.7%를 기록했다. 헬스케어펀드도 좋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10.6%로 테마펀드 중 금펀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농산물펀드 10.4%, ETF(기타) 6.6%, 사회적책임(SRI)펀드 5.3%로 뒤를 이었다.

자산운용사의 실적 격차도 심해졌다. 운용사의 영업이익은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있지만,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4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순이익 상위 10개사의 이익점유율이 85%나 된다. 1분기 성과는 어땠을까.

상위 50개 펀드에 가장 많은 이름을 올린 운용사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었다. 수익률 상위50개 펀드 중 8개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다. 동양자산운용도 수익률 상위 50개 펀드 중 6개를 차지하며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KB자산운용은 7개의 펀드가 상위50개 펀드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수익률 하위 50개 펀드 중에도 8개를 차지해 펀드의 수익률 격차가 매우 컸다. 한편 수익률이 가장 나쁜 50개 펀드 중 7개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였다.

펀드 시장에 언제쯤 따뜻한 봄볕이 들까. 최근 자금이 속속 유입되고 있는 가치주펀드와 롱숏펀드 이외에는 여전히 대안이 없기 때문에 2분기 펀드 시장은 1분기와 비슷한 분위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일단 2분기에도 저성장·저수익·저금리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분기에도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큰 투자환경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더불어 그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중국의 경기”라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경기부양책이 나오지 않으면 국내 증시나 펀드 시장도 활력을 회복하기 어렵다. 중국 정부에서 언제 어떤 부양책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2분기 말이나 3분기 초 중국 정부가 움직인다면, 바로 그때가 펀드 투자의 적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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