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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 두 명품 호텔이 만났을 때

TRAVEL - 두 명품 호텔이 만났을 때

7월 2일 LA라이브에서 문을 연 코트야드& 레지던스인의 모습.



LA 시내의 복합단지 LA라이브엔 거대한 건물이 두 채나 서서 그 위용을 자랑한다. JW메리어트 호텔과 리츠칼튼 호텔이다. 두 호텔 모두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특급호텔 브랜드다. 2014년 7월 2일엔 이 두 호텔의 바로 길 건너편에 메리어트의 호텔 두 곳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코트야드와 레지던스인이다. 이로써 LA라이브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호텔 브랜드가 4개나 밀집하게 됐다.

더 놀라운 사실은 따로 있다. 브랜드는 4개지만 호텔 건물은 3채라는 사실이다. 코트야드와 레지던스인이 한 건물을 반씩 나눠 쓰는 구조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듀얼 브랜드’라 불리는 이 같은 구조는 LA 최초다. 보통 듀얼 브랜드 호텔은 건물을 함께 쓸 뿐 프론트 데스크를 따로 두고 별도로 운영되지만, 이번에 새로 지어진 호텔은 세계 최초로 모든 시설을 완전히 공유하는 듀얼 브랜드 호텔을 실현했다.

프론트 데스크 한 곳에서 두 호텔의 운영이 함께 이뤄진다. 한 층을 반으로 나눠 왼쪽으로는 레지던스인, 오른쪽으로는 코트야드 객실이 배치됐다. 코트야드 객실 174개, 레지던스인 객실 219개로 총 393객실이 마련됐으며 부대시설로는 수영장, 체력단련장, 회의실, 카페, 편의점 등을 갖췄다.

두 브랜드가 한 건물에 있어 수영장 등 부대시설의 규모가 비교적 크다.


유서 깊은 두 호텔의 결합코트야드와 레지던스인은 메리어트의 대표적인 3성급 호텔 브랜드다. 코트야드는 1983년 처음 문을 열어 지난해 30주년을 맞이했고, 레지던스인은 내년이면 40주년을 맞이한다. 두 브랜드의 성향은 무척 다르다. 우선 코트야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택형 서비스 호텔이다. 선택형 서비스 호텔은 고급 식당을 종류별로 갖추고 대형 연회장이나 회의실 등 부대시설이 딸린 풀 서비스 호텔과 달리 숙박 자체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코트야드의 경우 대부분은 식당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고, 무료 조식을 제공하지도 않는다. 그 대신 카페를 운영한다. 숙박객들은 이 카페에서 샌드위치나 샐러드 등 간단한 식사와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천편일률적인 무료 조식보다 커피를 곁들인 브런치를 선호하는 젊은 고객을 겨냥한 것”이라고 코트야드측 관계자는 말했다.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모던한 인테리어도 젊은 층을 겨냥했다는 인상을 준다.

반면 레지던스인은 장기 체류형 숙박시설이다. 코트야드와 달리 무료 조식을 제공한다. 객실엔 가정용 대형 냉장고가 구비돼 있고, 조리가 가능한 부엌과 조리도구가 모두 갖춰졌다. 일반 가정집에 비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객실 밖에선 동전을 넣으면 세탁과 건조가 가능한 세탁기기도 이용 가능하다. 일부 레지던스인의 경우 바베큐 파티를 열 수 있는 야외 공간이 있어 장기 체류하는 사람들이 서로 친해지는 장을 마련하기도 한다.

레지던스인 관계자는 “오래 머무르는 고객이 많다 보니 우리 레지던스인 직원들은 타 호텔보다 고객과 더 가까운 관계를 맺는다”며 자신들을 “포옹꾼(hugger)”이라고 설명했다. 고객들과 워낙 친해지다보니 포옹으로 인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게 불린다는 것이다.

코트야드 스위트 객실 전경. 코트야드는 호텔 내 카페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제공한다. 레지던스인에 해당하는 층 바닥은 보라색으로, 코트야드 쪽은 오렌지색으로 장식했다.
이처럼 두 브랜드는 시설부터 분위기까지 크게 다르다. 그러나 다이앤 메이어 레지던스인 이사는 “코트야드와 레지던스인은 형제 같은 브랜드”라고 말했다. 분류와 특징은 서로 다르지만 시설 등급이나 가격 수준이 같기 때문이다. 그만큼 결합해도 이질감이 적다. 또 메이어는 “서로 다른 두 호텔 브랜드를 한 건물로 짓는 것이 최근 호텔 업계의 유행”이라고 말했다. “호텔 입장에선 건축과 인력 훈련, 영업 등 모든 분야에서 효율적이다. 건물 하나에 들어가는 인력과 비용으로 두 브랜드를 운영하는 덕분이다.”

2층에 위치한 공용 라운지. 아침엔 이곳에서 조식 뷔페가 제공된다.
그렇다고 이런 유행이 호텔측에만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메이어는 강조했다. “체력단련시설, 수영장 등 각종 부대시설을 보면 본래 한 호텔 당 하나씩 들어가야 하지만 이 경우 두 호텔이 한 시설을 공유하므로 그만큼 시설들이 더 크고 훌륭해진다. 뿐만 아니라 고객들은 호텔 각각의 장점을 모두 누린다. 예를 들어 보통 코트야드는 조식을 제공하지 않고 세탁실도 따로 없지만, 이곳 코트야드에 묵으면 레지던스인의 조식 서비스와 세탁실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반면 레지던스인 숙박객에겐 코트야드만의 장점인 실내 카페와 스타벅스 커피가 주어진다.”



LA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LA라이브에 JW메리어트와 리츠칼튼에 이어 또 호텔을 지은 데는 이유가 있다. 이 지역이 근 10년 새 급속히 발전하면서 호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LA비즈니스저널은 2014년 5월 5~11일자에서 LA라이브에 위치한 LA컨벤션센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그 지역 호텔 객실이 “최대 4000개까지 부족하다”고 보도했다. LA컨벤션센터의 버드 오브럼 이사는 “이 지역에 호텔이 부족한 탓에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지 않으려 한다”며 지역 경제 발전에 호텔 신축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LA라이브는 호텔이 새로 지어지고 사람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10년 전만 해도 LA라이브를 비롯한 LA 시내는 슬럼가를 방불케 할 정도로 낙후된 지역이었다. 치안도 좋지 않아 외부인은 함부로 외출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LA라이브에 복합 단지가 들어서고 메리어트의 고급 호텔이 연이어 들어서면서 활기가 넘치는 모습으로 변모했다.

메이어는 “호텔업은 투자를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를 부흥시키는 데 아주 좋은 산업”이라고 말했다. LA관광청에 따르면 여행관광업으로 LA에 창출된 일자리는 43만6700건이다. 9명 중 1명 꼴로 여행관광업에 종사하는 셈이다. 메이어는 LA라이브가 “관광이나 행사에 좋은 지역임에도 아직까지 장기 체류형 숙박시설이나 선택형 서비스 호텔이 없었다”며 이번 코트야드&레지던스인 신축이 더 많은 외부 인구를 LA라이브로 끌어들이리라고 기대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2015년 초부터 LA라이브에 450개 객실을 갖춘 르네상스 호텔 시공에 들어간다.

코트야드&레지던스인이 LA지역 발전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은 또 있다. 이 호텔의 투자금액의 95%는 투자이민제도(EB5)를 통해 모금됐다. 최소 50만 달러를 투자해 정규직 일자리 10개를 창출하는 사람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코트야드&레지던스인 투자엔 14개국 출신 이민자 320명이 참여했다. EB5가 성공적인 투자로 이어진 첫 사례다. 이번 성공은 향후 투자이민을 원하는 많은 외국인들이 LA라이브 일대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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