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석유 수출 늘까?] 글쎄, 일러도 내년 이후에나…
[이란의 석유 수출 늘까?] 글쎄, 일러도 내년 이후에나…
서방의 경제 제재로 급감했던 이란의 원유 수출이 다시 늘어날까?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이란 원유가 공급 과잉 상태인 세계 원유 시장으로 밀려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2% 하락했다. 그러나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란의 원유 수출 증가는 최소한 1년 또는 그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수십 년에 걸친 제재와 경제 둔화로 이란의 유전에 대한 투자와 개발이 크게 줄었다. 생산 재개는 스위치 하나를 누르는 것처럼 쉽지 않다고 그들은 말한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의 프로그램 국장으로 이란 핵협상에서 미국팀의 제재 전문가였던 리처드 네퓨는 “이란에서 새로운 석유는 2016년 이후에나 흘러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량도 낙관론자의 예측보다 적을 것이다.” 네퓨 국장은 합의안이 최종 승인되고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정치적 압력을 풀기 시작한 후 6∼12개월 뒤에야 하루 30만∼50만 배럴의 추가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최근 이란 관리들은 제재가 없으면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을 추가로 수출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현재의 원유 수출이 120만 배럴에서 230만 배럴로 늘어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관리들은 과잉 공급을 우려한다. 알제리의 석유 장관은 긴급 OPEC 회의를 개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제 원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이란 핵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지난 7월 14일 아침 배럴당 56.43달러로 떨어졌다가 58.40달러로 회복했다. 미국 원유가의 기준이 되는 서부텍사스중질유는 배럴당 50.88달러로 떨어졌다가 52.24달러로 올랐다. 네퓨 국장은 이란이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추가 수출 목표를 달성하려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란도 생산을 가속화하려면 500억∼100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투자가 이뤄진다고 해도 제재 이전으로 생산을 늘리려면 최소한 3∼5년은 걸린다.”
EU는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로 2012년 이래 이란산 원유 수입과 대형 석유회사들의 이란 합작을 금했다. 미국도 아시아 동맹국에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이도록 압력을 가했다. 이번 핵협상 타결로 제재가 즉시 풀리진 않는다. 미국과 EU 의회가 합의안을 승인해야 제재가 철회된다.
제재 해제와 원유 증산은 이란 경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추정에 따르면 국제사회의 제재로 이란의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 규모는 회계연도 2011∼12년의 약 1180억 달러에서 2013∼14년 560억 달러로 줄었다. 이란의 석유 매장량은 세계 4위다. 충분한 인프라 구축과 투자가 이뤄지면 하루 약 400만 배럴을 생산할 수 있다.
제재가 풀린다 해도 이란은 석유시장 점유율을 두고 다른 산유국들과 경쟁해야 한다. 미국 투자금융사 오펜하이머의 수석 분석가 파델 가이트는 특히 현재의 공급 과잉 시장에선 점유율을 늘이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트레이더와 분석가들은 원유가 하루 200만 배럴 정도 과잉 공급된다고 말한다. 한편 OPEC 관리들은 내년 세계의 원유 수요가 증가하면서 과잉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이트 분석가는 이란의 원유 수출이 경제 제재가 풀린 후 6개월 뒤부터 하루 50만 배럴 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기 위해선 외국인의 이란 투자에 대한 서방의 금지조치가 풀려야 한다. 노후한 생산 설비를 교체하고 새로운 유전을 개발하려면 외국인 투자가 절실하다.
이란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려면 먼저 관료주의 장벽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네퓨 국장은 말했다. 또 이란 관리들은 외국 은행과 기업의 우려도 불식해야 한다. 그들은 이란과 서방의 관계가 다시 악화될 경우 보복 제재나 이미지 손상을 우려한다. 네퓨 국장은 “이란은 최근 투자 환경을 좀 더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성공하려면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한다. 이란 정부가 국제 석유회사 등에 투자 절차를 간소화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마리아 갈루치 아이비타임스 기자 / 번역=이원기 비엔나에서 이란 핵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독일 거대기업 지멘스의 사무실엔 신중한 흥분이 감돌았다. 그런데도 지멘스 대변인은 “세부 사항을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며 “조만간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유럽 기업들이 크게 유리할 전망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기업들은 이란에서 사업을 할 수 있다(미국 기업들에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제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민간기업은 이란 시장에 진출해도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를 위험이 없다.
중동에서 경제 부문이 가장 다양한 나라 중 하나인 이란은 시장을 개척하려는 외국 업체에 아주 좋은 환경이다. 이번 핵합의 이전부터 유럽 기업들은 협상 타결을 기대하고 제재가 풀리는 경우에 대비해 계획을 세웠다.
프랑스·독일·영국은 EU와 이란 사이의 거래를 용이하게 만들기 위해 유럽-이란 사업연맹을 설립했다. 독일-이란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이란에 지점을 가진 독일 기업이 100개에 이르며 앞으로 그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과 경쟁하는 미국 기업들로선 좋지 않은 소식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미국을 제외한 모든 다른 나라의 개인과 기업은 이란의 가장 수익성 좋은 부문에서 사업을 할 수 있다. 이란의 해운·자동차만이 아니라 석유·석유화학 부문에도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무역 전문 법률회사들은 고객 업체에 성급한 이란 진출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제재 규정이 복잡해 자칫하면 실수하기 쉽다. 지멘스 같은 기업도 여전히 그런 점을 우려한다. 국제 보안 전문가 짐 월시는 “가이드라인이 명확히 제시되기 전에 이란 사업에 뛰어드는 건 현명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아직은 혼탁한 지하세계라 안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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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란 관리들은 제재가 없으면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을 추가로 수출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현재의 원유 수출이 120만 배럴에서 230만 배럴로 늘어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관리들은 과잉 공급을 우려한다. 알제리의 석유 장관은 긴급 OPEC 회의를 개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제 원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이란 핵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지난 7월 14일 아침 배럴당 56.43달러로 떨어졌다가 58.40달러로 회복했다. 미국 원유가의 기준이 되는 서부텍사스중질유는 배럴당 50.88달러로 떨어졌다가 52.24달러로 올랐다. 네퓨 국장은 이란이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추가 수출 목표를 달성하려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란도 생산을 가속화하려면 500억∼100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투자가 이뤄진다고 해도 제재 이전으로 생산을 늘리려면 최소한 3∼5년은 걸린다.”
EU는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로 2012년 이래 이란산 원유 수입과 대형 석유회사들의 이란 합작을 금했다. 미국도 아시아 동맹국에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이도록 압력을 가했다. 이번 핵협상 타결로 제재가 즉시 풀리진 않는다. 미국과 EU 의회가 합의안을 승인해야 제재가 철회된다.
제재 해제와 원유 증산은 이란 경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추정에 따르면 국제사회의 제재로 이란의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 규모는 회계연도 2011∼12년의 약 1180억 달러에서 2013∼14년 560억 달러로 줄었다. 이란의 석유 매장량은 세계 4위다. 충분한 인프라 구축과 투자가 이뤄지면 하루 약 400만 배럴을 생산할 수 있다.
제재가 풀린다 해도 이란은 석유시장 점유율을 두고 다른 산유국들과 경쟁해야 한다. 미국 투자금융사 오펜하이머의 수석 분석가 파델 가이트는 특히 현재의 공급 과잉 시장에선 점유율을 늘이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트레이더와 분석가들은 원유가 하루 200만 배럴 정도 과잉 공급된다고 말한다. 한편 OPEC 관리들은 내년 세계의 원유 수요가 증가하면서 과잉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이트 분석가는 이란의 원유 수출이 경제 제재가 풀린 후 6개월 뒤부터 하루 50만 배럴 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기 위해선 외국인의 이란 투자에 대한 서방의 금지조치가 풀려야 한다. 노후한 생산 설비를 교체하고 새로운 유전을 개발하려면 외국인 투자가 절실하다.
이란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려면 먼저 관료주의 장벽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네퓨 국장은 말했다. 또 이란 관리들은 외국 은행과 기업의 우려도 불식해야 한다. 그들은 이란과 서방의 관계가 다시 악화될 경우 보복 제재나 이미지 손상을 우려한다. 네퓨 국장은 “이란은 최근 투자 환경을 좀 더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성공하려면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한다. 이란 정부가 국제 석유회사 등에 투자 절차를 간소화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마리아 갈루치 아이비타임스 기자 / 번역=이원기
[박스기사] 테헤란에 눈독 들이는 유럽 기업 - 독일·영국·프랑스 ‘군침’
합의안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기업들은 이란에서 사업을 할 수 있다(미국 기업들에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제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민간기업은 이란 시장에 진출해도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를 위험이 없다.
중동에서 경제 부문이 가장 다양한 나라 중 하나인 이란은 시장을 개척하려는 외국 업체에 아주 좋은 환경이다. 이번 핵합의 이전부터 유럽 기업들은 협상 타결을 기대하고 제재가 풀리는 경우에 대비해 계획을 세웠다.
프랑스·독일·영국은 EU와 이란 사이의 거래를 용이하게 만들기 위해 유럽-이란 사업연맹을 설립했다. 독일-이란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이란에 지점을 가진 독일 기업이 100개에 이르며 앞으로 그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과 경쟁하는 미국 기업들로선 좋지 않은 소식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미국을 제외한 모든 다른 나라의 개인과 기업은 이란의 가장 수익성 좋은 부문에서 사업을 할 수 있다. 이란의 해운·자동차만이 아니라 석유·석유화학 부문에도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무역 전문 법률회사들은 고객 업체에 성급한 이란 진출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제재 규정이 복잡해 자칫하면 실수하기 쉽다. 지멘스 같은 기업도 여전히 그런 점을 우려한다. 국제 보안 전문가 짐 월시는 “가이드라인이 명확히 제시되기 전에 이란 사업에 뛰어드는 건 현명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아직은 혼탁한 지하세계라 안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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