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 찾는 유통 대기업들] 대형·지역밀착·전문화 … 맞춤형으로 승부
[새 먹거리 찾는 유통 대기업들] 대형·지역밀착·전문화 … 맞춤형으로 승부
4월 27일 인천 송도동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이하 현대송도). 영업이 시작되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인근 주민 수천 명이 몰려들었다. 삼송빵집이나 조앤더주스 등 현대백화점에서 인기 있는 식음료 매장은 물론이고, 키즈카페나 가전 매장 등에도 고객이 몰렸다. 현대송도 측은 프리오픈 첫 날인 이날 방문한 고객 수를 약 4만 명으로 집계했다. 송도는 국제 학교와 연세대학교 송도캠퍼스 등이 있고 소비 수준이 높아 ‘인천의 강남’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하지만 그동안 대형마트 2곳 외에는 쇼핑 공간이 거의 없었다. 이를 겨냥한 곳이 바로 현대송도다. ‘강남스러움’을 콘셉트로 하는 현대송도에는 명품이라 불리는 패션 브랜드가 페라가모·멀버리 등 40여 개정도 밖에 없다. 대신 일상용품의 고급화를 꾀했다. 지하 1층 베이커리에서는 한 조각에 6700원짜리 케이크를 파는 한편, 한 대에 1000만원이 넘는 LG 시그니처 TV도 진열했다. 식재료도 일본 기꼬만 간장 등 수입 식재료를 집중적으로 비치했다. 특히 소비자들을 압도한 것은 넓은 쇼핑공간과 동선이다. 일반 축구장(7000㎡) 크기의 약 7배 수준인 영업면적 4만 9500㎡(약 1만5000평) 규모로, 동선을 따라 아웃도어·가전·먹거리 등이 카테고리별로 나란히 입점해 있다. 메인 매장 격인 지하 1층 매장을 한 바퀴 돌아보는 데 2시간이 족히 걸린다. 지금은 롯데마트·홈플러스가 각축전을 벌이는 와중에 현대송도가 군계일학(群鷄一鶴)처럼 고급화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2~3년 뒤면 대형 유통 업체의 쇼핑몰 전쟁이 이어진다. 유통의 영원한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그룹은 현대송도 인근에 대형 쇼핑몰을 짓는다. 롯데그룹은 2019년 송도 인천대입구역 인근에 ‘롯데몰 송도’를 오픈한다. 21층 규모의 대형 쇼핑몰로 롯데시네마·호텔이 동시에 들어설 예정이다. 신세계그룹도 롯데몰 인근 부지에 신세계백화점·이마트 등이 입점한 복합쇼핑몰을 짓는다. 이랜드도 인근에 쇼핑몰을 추진하고 있다. 대부분 2019년을 전후해 오픈할 것으로 보인다.
송도 외에도 경기도 하남시 역시 쇼핑몰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핫 플레이스’다. 신세계그룹이 오는 9월 경기 하남시 신장동 일대에 ‘스타필드 퍼스트 하남’(이하 스타필드)이라는 복합 쇼핑몰을 열기 때문이다. 그동안 “신세계의 경쟁상대는 에버랜드 같은 테마파크나 야구장”이라면서 여가형 쇼핑을 강조해온 정용진(48)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꿈이 실현되는 첫 공간이다. 복합쇼핑몰의 이름도 ‘고객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스타 같은 공간’이라는 뜻으로 정 부회장이 직접 지었다. 아직 스타필드 내에 호텔 건립 계획이 나오지 않아 호텔과 유통, 레저를 아우르는 복합공간이라 하기에는 약간 아쉬움이 남지만, 장기적으로는 호텔 건립 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부지 면적만 11만7990㎡(약 3만5700평)에 달하는 스타필드는 ‘신세계 월드’라 할 수 있다. 이마트를 제외한 신세계그룹 대부분의 브랜드가 들어간다. 신세계백화점·트레이더스(창고형 할인점)는 물론이고, 총 10개의 전문관이 들어선다. ‘정용진판 이케아’라 불리는 생활용품점 더 라이프, 피규어·키덜트 상품 전문 가전매장 일렉트로마트, 애견 전문 매장 몰리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업계의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피코크 백화점’이라 불리는 PK마켓이다. 이마트의 고급 자체브랜드(PB) 간편가정식 브랜드인 ‘피코크’를 백화점 형태로 꾸민 매장과 다양한 푸드코트가 들어선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확한 콘셉트 확정을 위해 일본 등을 다니며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또 이마트의 보급형 PB ‘노브랜드’ 전문 매장도 들어선다. 유통가에서는 “신세계그룹에서 파는 모든 것이 독립 매장처럼 꾸며질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정용진 부회장이 전문관 콘셉트에 자신감을 얻은 건 지난해 5월 경기 일산에 오픈한 ‘이마트타운’의 성공 사례가 계기가 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가 최초로 한 곳에 동시 입점한 것은 물론, 일렉트로마트·더라이프·몰리스·피코크키친 등 당시 이마트가 신규 개발한 전문관이 몽땅 들어왔다. 이마트타운은 지금도 주말이면 주차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객이 몰린다. 그중에서 일렉트로마트는 일산 이마트타운, 해운대 센텀시티,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이어 판교에 4호점이 5월 3일 오픈했다. 이마트 전문관으로서는 첫 단독 매장이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요즘 ‘전문관’이 화두다.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으로는 매출 성장에 한계가 있는데다, 매출 증대를 위해 출점하는 아웃렛도 무작정 늘리기에는 부지나 상권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은 신성장동력으로 ‘미니 매장’을 내세웠다. 지난 3월 오픈한 롯데 엘큐브 1호점이 그 주인공이다. 일본 이세탄백화점이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컴팩트 전문점’의 개념을 도입했다. 이세탄백화점은 이세탄 미러(고급 화장품), 이세탄 살롱(명품 잡화 등) 등 113개 전문점을 운영하며 지난해 기준 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홍대 엘큐브 1호점에는 롯데백화점 본점에 있는 패션의류·잡화·캐주얼·화장품 등 브랜드 20여 곳이 입점했다. 흔한 ‘백화점식 나열’ 대신 콜라보레이션 위주의 체험형 공간으로 꾸몄다. 의류를 입어보고 화장품을 써보는 등 공간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젊은 매장으로 운영한다. 롯데백화점 측은 “관광객이나 20~30대 젊은층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엘큐브에서는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라인프렌즈’ 매장도 인기다. 명동 롯데 영플라자에서도 중국인 관광객 등 많은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매장이다. 엘큐브 1호점은 오픈 후 1개월 간 방문객 10만 명, 매출 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는 체험을 강화한 엘큐브 2호점을 비롯해 다양한 미니 백화점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화장품 매장이나 잡화 편집숍 등의 형태가 거론되고 있다.
AK플라자도 4월 신사동 가로수길에 ‘오피셜 할리데이’, 홍대에 ‘태그 온’ 등 2곳의 라이프스타일 전문점을 열었다. 오피셜 할리데이는 AK플라자 패션사업부의 ‘쿤’을 리뉴얼한 패션 편집매장이다. 젊은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새로운 느낌의 패션 아이템을 제시한다. 영업면적 1029㎡ 짜리 5층 건물로, 카페와 소품, 편집, 팝업스토어 등이 들어서 있다. 오피셜 할리데이가 ‘가로수길 느낌 편집숍’이었다면 태그온은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를 위한 홍대 편집 숍이다. 4층짜리 매장에 디퓨저, 디자인 조명, 천연화장품 등 생활 소품과 패션 아이템 등을 판매한다. 많은 제품이 개당 2만~5만원대로 가성비를 따져서 진열하는 것이 특징이다.
백화점 업계에서 미니 매장의 맏형격으로는 신세계의 분더샵이 꼽힌다. 청담점 등에서 고급스러운 패션 아이템을 편집매장 형태로 꾸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의 특성을 살려 작지만 강한 점포를 운영하는 업체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예가 동대문의 신흥 명소로 떠오른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이하 현대동대문)이다. 지난 3월 오픈 이후 하루에 2만~4만명의 소비자가 이곳을 찾는다. 당초 이곳은 현대백화점그룹 내부에서도 성공 가능성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주변에 두타·밀리오레·APM 등 대형 동대문 패션몰이 있는데다, 구 케레스타 건물에 입주해 역세권에서는 좀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의외의 대성공을 이뤄낸 비결은 식음료 차별화에 있었다. 동대문의 타깃 지역인 동대문·종로·성북구 인근 주민들은 인근에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급 쇼핑몰이 필요했다. 하지만 명동 롯데·신세계백화점은 다소 멀었고, 롯데마트 청량리점이나 이마트 하월곡점 등 인근 대형마트만으로는 약간 부족함이 느껴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를 고급화 먹거리로 정면 돌파했다. 국내 최초로 빙그레의 바나나우유를 활용한 전문 카페 ‘옐로 카페’를 오픈한 것은 물론, 빙수 매장 밀탑이나 허니버터칩 카페 ‘해태로’ 등을 입점시키는 등 먹거리 차별화를 꾀했다. 청담동에 본점이 있는 고급 키즈카페 ‘릴리펏’은 주중에도 1시간씩 대기를 해야 입장이 가능할 정도다.
현대동대문 지하 1층에 있는 ‘YG 존’도 인기다. 이곳에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한류 스타들의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132㎡ 규모로, 매달 한 팀의 아티스트를 정해서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매달 YG 소속 아티스트 한 팀을 골라 노트·메모장·티셔츠 등 캐릭터 상품과 한정판 음반, 애장품 등을 파는 식이다.
최근 오픈한 롯데피트인 산본도 ‘지역 밀착형’ 콘셉트를 적용했다. 지상 10층 영업면적 2만4500㎡(7400평)의 비교적 작은 건물이지만 ‘무주공산(無主空山)’의 이점을 최대한 살렸다. 산본 지역은 1기 신도시 5곳(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중 유일하게 쇼핑 공간이 부족한 곳으로 꼽힌다. 산본역사에 있는 뉴코아와 인근에 있는 이마트가 전부다. 이 때문에 지역 밀착형으로 매장을 꾸몄다. 산본 지역에 유일한 유니클로 대형 매장을 입점시키고, 매장 7~9층에는 후쿠오카 함바그, 로봇김밥, 키무카츠 등 강남과 홍대의 유명 맛집을 유치했다. 매장 10층에는 롯데시네마가 들어왔고, 6층에는 유아동 매장과 애완동물 매장이 있다. 롯데피트인 산본을 운영하는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입점 매장 구성 단계에서 인구 분포를 철저히 고려했다”고 말했다. 군포시 20~30대의 인구 비율(지난해 기준 30.1%)이 전국 평균치(27.9%)보다 높고, 또 9세 이하 유아동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 중 10%를 넘어 인근 의왕, 과천에 비해 높다는 결과를 감안한 ‘맞춤형 출점’ 전략이다.
유통 업계에서는 앞으로 대형화·지역밀착·쪼개기 등 지역별로 차별화된 쇼핑몰 입점 트렌드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 유통 관계자는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이제는 백화점·대형마트 등 일방적인 점포 출점으로는 성공을 담보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한정된 소비자 수요를 잡기 위한 다각화된 점포와 차별화된 상품 경쟁은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송도(인천)=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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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쇼핑몰 전쟁터로 변한 송도
송도 외에도 경기도 하남시 역시 쇼핑몰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핫 플레이스’다. 신세계그룹이 오는 9월 경기 하남시 신장동 일대에 ‘스타필드 퍼스트 하남’(이하 스타필드)이라는 복합 쇼핑몰을 열기 때문이다. 그동안 “신세계의 경쟁상대는 에버랜드 같은 테마파크나 야구장”이라면서 여가형 쇼핑을 강조해온 정용진(48)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꿈이 실현되는 첫 공간이다. 복합쇼핑몰의 이름도 ‘고객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스타 같은 공간’이라는 뜻으로 정 부회장이 직접 지었다. 아직 스타필드 내에 호텔 건립 계획이 나오지 않아 호텔과 유통, 레저를 아우르는 복합공간이라 하기에는 약간 아쉬움이 남지만, 장기적으로는 호텔 건립 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부지 면적만 11만7990㎡(약 3만5700평)에 달하는 스타필드는 ‘신세계 월드’라 할 수 있다. 이마트를 제외한 신세계그룹 대부분의 브랜드가 들어간다. 신세계백화점·트레이더스(창고형 할인점)는 물론이고, 총 10개의 전문관이 들어선다. ‘정용진판 이케아’라 불리는 생활용품점 더 라이프, 피규어·키덜트 상품 전문 가전매장 일렉트로마트, 애견 전문 매장 몰리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업계의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피코크 백화점’이라 불리는 PK마켓이다. 이마트의 고급 자체브랜드(PB) 간편가정식 브랜드인 ‘피코크’를 백화점 형태로 꾸민 매장과 다양한 푸드코트가 들어선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확한 콘셉트 확정을 위해 일본 등을 다니며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또 이마트의 보급형 PB ‘노브랜드’ 전문 매장도 들어선다. 유통가에서는 “신세계그룹에서 파는 모든 것이 독립 매장처럼 꾸며질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정용진 부회장이 전문관 콘셉트에 자신감을 얻은 건 지난해 5월 경기 일산에 오픈한 ‘이마트타운’의 성공 사례가 계기가 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가 최초로 한 곳에 동시 입점한 것은 물론, 일렉트로마트·더라이프·몰리스·피코크키친 등 당시 이마트가 신규 개발한 전문관이 몽땅 들어왔다. 이마트타운은 지금도 주말이면 주차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객이 몰린다. 그중에서 일렉트로마트는 일산 이마트타운, 해운대 센텀시티,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이어 판교에 4호점이 5월 3일 오픈했다. 이마트 전문관으로서는 첫 단독 매장이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요즘 ‘전문관’이 화두다.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으로는 매출 성장에 한계가 있는데다, 매출 증대를 위해 출점하는 아웃렛도 무작정 늘리기에는 부지나 상권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은 신성장동력으로 ‘미니 매장’을 내세웠다. 지난 3월 오픈한 롯데 엘큐브 1호점이 그 주인공이다. 일본 이세탄백화점이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컴팩트 전문점’의 개념을 도입했다. 이세탄백화점은 이세탄 미러(고급 화장품), 이세탄 살롱(명품 잡화 등) 등 113개 전문점을 운영하며 지난해 기준 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젊은층 겨냥 ‘미니 매장’ 내세우는 롯데백화점
엘큐브에서는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라인프렌즈’ 매장도 인기다. 명동 롯데 영플라자에서도 중국인 관광객 등 많은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매장이다. 엘큐브 1호점은 오픈 후 1개월 간 방문객 10만 명, 매출 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는 체험을 강화한 엘큐브 2호점을 비롯해 다양한 미니 백화점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화장품 매장이나 잡화 편집숍 등의 형태가 거론되고 있다.
AK플라자도 4월 신사동 가로수길에 ‘오피셜 할리데이’, 홍대에 ‘태그 온’ 등 2곳의 라이프스타일 전문점을 열었다. 오피셜 할리데이는 AK플라자 패션사업부의 ‘쿤’을 리뉴얼한 패션 편집매장이다. 젊은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새로운 느낌의 패션 아이템을 제시한다. 영업면적 1029㎡ 짜리 5층 건물로, 카페와 소품, 편집, 팝업스토어 등이 들어서 있다. 오피셜 할리데이가 ‘가로수길 느낌 편집숍’이었다면 태그온은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를 위한 홍대 편집 숍이다. 4층짜리 매장에 디퓨저, 디자인 조명, 천연화장품 등 생활 소품과 패션 아이템 등을 판매한다. 많은 제품이 개당 2만~5만원대로 가성비를 따져서 진열하는 것이 특징이다.
백화점 업계에서 미니 매장의 맏형격으로는 신세계의 분더샵이 꼽힌다. 청담점 등에서 고급스러운 패션 아이템을 편집매장 형태로 꾸며 인기를 끌고 있다.
‘식음료 올인’ 지역 밀착형 쇼핑몰도 눈길
의외의 대성공을 이뤄낸 비결은 식음료 차별화에 있었다. 동대문의 타깃 지역인 동대문·종로·성북구 인근 주민들은 인근에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급 쇼핑몰이 필요했다. 하지만 명동 롯데·신세계백화점은 다소 멀었고, 롯데마트 청량리점이나 이마트 하월곡점 등 인근 대형마트만으로는 약간 부족함이 느껴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를 고급화 먹거리로 정면 돌파했다. 국내 최초로 빙그레의 바나나우유를 활용한 전문 카페 ‘옐로 카페’를 오픈한 것은 물론, 빙수 매장 밀탑이나 허니버터칩 카페 ‘해태로’ 등을 입점시키는 등 먹거리 차별화를 꾀했다. 청담동에 본점이 있는 고급 키즈카페 ‘릴리펏’은 주중에도 1시간씩 대기를 해야 입장이 가능할 정도다.
현대동대문 지하 1층에 있는 ‘YG 존’도 인기다. 이곳에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한류 스타들의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132㎡ 규모로, 매달 한 팀의 아티스트를 정해서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매달 YG 소속 아티스트 한 팀을 골라 노트·메모장·티셔츠 등 캐릭터 상품과 한정판 음반, 애장품 등을 파는 식이다.
최근 오픈한 롯데피트인 산본도 ‘지역 밀착형’ 콘셉트를 적용했다. 지상 10층 영업면적 2만4500㎡(7400평)의 비교적 작은 건물이지만 ‘무주공산(無主空山)’의 이점을 최대한 살렸다. 산본 지역은 1기 신도시 5곳(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중 유일하게 쇼핑 공간이 부족한 곳으로 꼽힌다. 산본역사에 있는 뉴코아와 인근에 있는 이마트가 전부다. 이 때문에 지역 밀착형으로 매장을 꾸몄다. 산본 지역에 유일한 유니클로 대형 매장을 입점시키고, 매장 7~9층에는 후쿠오카 함바그, 로봇김밥, 키무카츠 등 강남과 홍대의 유명 맛집을 유치했다. 매장 10층에는 롯데시네마가 들어왔고, 6층에는 유아동 매장과 애완동물 매장이 있다. 롯데피트인 산본을 운영하는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입점 매장 구성 단계에서 인구 분포를 철저히 고려했다”고 말했다. 군포시 20~30대의 인구 비율(지난해 기준 30.1%)이 전국 평균치(27.9%)보다 높고, 또 9세 이하 유아동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 중 10%를 넘어 인근 의왕, 과천에 비해 높다는 결과를 감안한 ‘맞춤형 출점’ 전략이다.
유통 업계에서는 앞으로 대형화·지역밀착·쪼개기 등 지역별로 차별화된 쇼핑몰 입점 트렌드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 유통 관계자는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이제는 백화점·대형마트 등 일방적인 점포 출점으로는 성공을 담보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한정된 소비자 수요를 잡기 위한 다각화된 점포와 차별화된 상품 경쟁은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송도(인천)=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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