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때문에 미국으로 유학가기 싫어!
트럼프 때문에 미국으로 유학가기 싫어!
지난 한 학년 사이 미국 전국 대학의 외국인 신입생 1만 명 줄어 … 반 이민 정책과 불확실한 사회·정치적 분위기가 원인 미국을 찾는 외국인 학생 수가 줄어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외국 젊은이들이 발길을 돌린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 국제교육협회는 미국 대학에 최초 등록하는 외국인 유학생 수가 2015-16학년과 2016-17 학년 사이 3% 이상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전국의 대학에 새로 등록한 외국인 학생 수가 약 1만 명 줄었다는 의미다. 트럼프 정부가 교환학생 프로그램 예산의 절반 삭감을 추진하는 것과도 시기적으로 맞물렸다.
이 같은 유학생 감소는 2016년 11월 트럼프의 당선 전 미국 대선 캠페인의 막바지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발언이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제교육협회가 지난가을 발표한 다른 조사에선 대학들의 외국인 신입생 수가 7% 감소했다. 그와 같은 감소는 일정 부분 비자 문제와 “미국의 불확실한 사회·정치적 분위기”에서 기인했다.
다시 말해 그 데이터는 각 대학의 이른바 ‘트럼프 효과’를 뒤늦게 반영하는 건지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여행금지를 제안하고, 난민을 받지 않고, 이민자를 비판하는 모습을 1년간 지켜본 뒤 학생과 학부형들은 미국이 진심으로 자신들을 환영하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미국 대학 등록·정보 서비스 업체 ‘칼리지 스터디’의 게리 버그만 창업자 겸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들이 미국에서 환영 받을까? 미국인이 그들의 아들 딸을 잘 대할까? 그들이 미국 캠퍼스와 미국 도시에서 안전할까? 현 정부에서 쏟아내는 논평을 듣고 많은 가족이 미국이 정말로 교육 받기에 좋은 곳인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트럼프는 선거유세 첫날 멕시코 이민자를 가리켜 강간범에 범죄자라고 시사했다. 그 뒤로 미국 우선주의 아젠다를 추진해 왔다. 외국인은 이를 주의 깊게 지켜본다. 버그만 사장 같은 유학생 모집 관계자들이 미국은 외국인의 미국 방문을 원한다고 아무리 강조한들 TV만 틀어봐도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파들이 정반대 메시지를 보내는 걸 알 수 있다.
버그만 사장은 자기 회사의 경우 외국인 학생 유학신청 건수가 20~30% 감소했다며 어느 정도는 트럼프 대통령 탓이라고 말한다. 총리가 2015년 직접 공항에 나가 난민을 맞아들이며 교과과정이 알찬 캐나다 같은 다른 대안이 있는데 외국인 학생이 왜 미국 유학을 선택하겠느냐는 논리다.
물론 유학생 감소가 대통령 탓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미국 유학생유치위원회(AIRC)의 데이비드 디 마리아 이사장은 곧바로 브라질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정부 장학 프로그램 종료도 거기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또한 빈번한 총기난사 사건도 부모가 자녀의 미국 유학을 주저하게 만든 요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학 학자금은 매우 비싸다(그리고 상당수 가정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미래 투자다). 따라서 전체적인 교육환경에서 약간의 변화만 생겨도 균형이 금방 깨져버린다. 디 마리아 위원장은 이는 특히 무슬림 학생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1차 입국금지 조치 후 2주 사이 이란·이라크·리비아·소말리아·수단·시리아·예멘에서 유학정보플랫폼 StudyPortals.com을 검색하는 사람 수가 56%나 감소했다.
그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같은 무슬림 국가의 학생은 ‘다음은 우리 차례인가?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는데 왜 4년 동안 미국에서 공부해야 하냐?’고 말하기도 한다”며 “앞날을 예측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산타클라라대학(캘리포니아)의 수전 포프코 국제 프로그램 담당 부학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해 학생들이 말하는 가장 큰 우려는 외국인의 미국 취업을 허용하는 H-1B 비자 프로그램의 미래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미국 정부는 H-1B 비자 소지자의 갱신 요건을 강화했다. 그리고 4월 미국 법무부는 ‘H-1B 비자 절차를 남용해 미국 근로자를 차별하는 고용주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미국 국무부는 또한 트럼프의 2018년 예산안에서 교육·문화 교환 프로그램 예산으로 2억8500만 달러를 요청했다. 전년 예산에서 대략 약 3억500만 달러 삭감한 금액이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과 국제교류연수 프로그램(international visitor leadership program) 같은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춰 “중복을 피하는 한편 특정 외교정책 우선과제에 자원이 더 집중 투입되도록” 한다는 계획에서 비롯된 조치다.
산타클라라대학의 외국인 지망생 수는 줄지 않았지만 학생들이 상담교사를 찾는 회수가 많아졌다고 포프코 부학장은 말했다.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드러내놓고 거론할 의사가 없는데도 모든 대화에 그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포프코 부학장은 이렇게 말했다. “보통 이런 식이다. 학생이 상당히 격앙되고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사무실을 찾아와 사소하고 구체적인 어떤 문제에 관해 긴급히 상담을 요청한다(예컨대 마감시한 등 종종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정보다). 그러나 상담을 받은 뒤 미국문화에의 통합, 여행금지, 장래 미국 내 취업 가능성에 관한 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된다.”
이는 모두 외국인 학생의 유치가 다양성, 인재 확보, 다양한 관점의 유입에 바람직해서만이 아니라 트럼프 효과가 미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비영리단체 국제교육교류협의회(NAFSA)에 따르면 2015-2016년 학년 중 외국인 학생으로 인한 경제효과가 328억 달러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일부 학생이라도 미국 유학을 포기할 경우 지역사회는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간단히 계산해보자. 4년제 공립대학의 경우 타지(out-ofstate) 출신 학생은 등록금·수수료·숙식 비용으로 평균 3만6420달러를 지출한다. 버그만 사장은 “학생 10명이 감소하면 대학의 수입에서 연간 약 40만 달러가 줄어든다”며 “그리고 그들이 4년제 대학 지망생일 경우 감소액은 그 4배가 된다”고 말했다.
그들이 대학에 다닐 동안 지출하는 온갖 비용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학생들은 아파트를 임차하고 옷과 자동차를 사고 스타벅스를 찾는다. 소규모 대학 도시는 그들 없이는 버틸 수 없다. 그러나 NAFSA의 질 웰치 공공정책 담당 사무차장은 그런 상황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트럼프 정부와 의회 모두 미국 이미지를 재건할 힘을 갖고 있다고 웰치 사무차장은 말했다. 피해복구는 드림 법안(Dream Act)에서 출발할 수 있다. 과거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으로 보호받던 불법체류 청년 이민자에 대한 보호를 연장하기 위한 초당적 법안이다. 웰치 사무차장은 기존 미국 이민자를 정부가 어떻게 대하는지 외국의 미국 유학 지망자에게 보여줄 기회라고 말했다.
백악관 당국자들도 외국인 학생을 어떻게 배려하는지 공개적으로 증명함으로써 감소세를 반전시킬 수 있다. 예컨대 지난해 5월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콜로라도대학(볼더)에 “대통령 ‘E’ 수출상(President’s E Award for Exports, 미국 대통령령으로 미국 수출증대 노력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주는 상)”을 수여했다. 외국인 유학생 수를 2배로 늘리고 외국인 학생에 우선순위를 둔 공로를 치하했다.
웰치 사무차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에는 그런 옵션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경제적 번영을 원한다면, 지적인 발전과 과학적 발전을 원한다면, 사회에 희망의 횃불이 되고자 한다면 정책 변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줄리아 글럼 뉴스위크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국제교육협회는 미국 대학에 최초 등록하는 외국인 유학생 수가 2015-16학년과 2016-17 학년 사이 3% 이상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전국의 대학에 새로 등록한 외국인 학생 수가 약 1만 명 줄었다는 의미다. 트럼프 정부가 교환학생 프로그램 예산의 절반 삭감을 추진하는 것과도 시기적으로 맞물렸다.
이 같은 유학생 감소는 2016년 11월 트럼프의 당선 전 미국 대선 캠페인의 막바지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발언이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제교육협회가 지난가을 발표한 다른 조사에선 대학들의 외국인 신입생 수가 7% 감소했다. 그와 같은 감소는 일정 부분 비자 문제와 “미국의 불확실한 사회·정치적 분위기”에서 기인했다.
다시 말해 그 데이터는 각 대학의 이른바 ‘트럼프 효과’를 뒤늦게 반영하는 건지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여행금지를 제안하고, 난민을 받지 않고, 이민자를 비판하는 모습을 1년간 지켜본 뒤 학생과 학부형들은 미국이 진심으로 자신들을 환영하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미국 대학 등록·정보 서비스 업체 ‘칼리지 스터디’의 게리 버그만 창업자 겸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들이 미국에서 환영 받을까? 미국인이 그들의 아들 딸을 잘 대할까? 그들이 미국 캠퍼스와 미국 도시에서 안전할까? 현 정부에서 쏟아내는 논평을 듣고 많은 가족이 미국이 정말로 교육 받기에 좋은 곳인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트럼프는 선거유세 첫날 멕시코 이민자를 가리켜 강간범에 범죄자라고 시사했다. 그 뒤로 미국 우선주의 아젠다를 추진해 왔다. 외국인은 이를 주의 깊게 지켜본다. 버그만 사장 같은 유학생 모집 관계자들이 미국은 외국인의 미국 방문을 원한다고 아무리 강조한들 TV만 틀어봐도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파들이 정반대 메시지를 보내는 걸 알 수 있다.
버그만 사장은 자기 회사의 경우 외국인 학생 유학신청 건수가 20~30% 감소했다며 어느 정도는 트럼프 대통령 탓이라고 말한다. 총리가 2015년 직접 공항에 나가 난민을 맞아들이며 교과과정이 알찬 캐나다 같은 다른 대안이 있는데 외국인 학생이 왜 미국 유학을 선택하겠느냐는 논리다.
물론 유학생 감소가 대통령 탓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미국 유학생유치위원회(AIRC)의 데이비드 디 마리아 이사장은 곧바로 브라질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정부 장학 프로그램 종료도 거기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또한 빈번한 총기난사 사건도 부모가 자녀의 미국 유학을 주저하게 만든 요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학 학자금은 매우 비싸다(그리고 상당수 가정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미래 투자다). 따라서 전체적인 교육환경에서 약간의 변화만 생겨도 균형이 금방 깨져버린다. 디 마리아 위원장은 이는 특히 무슬림 학생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1차 입국금지 조치 후 2주 사이 이란·이라크·리비아·소말리아·수단·시리아·예멘에서 유학정보플랫폼 StudyPortals.com을 검색하는 사람 수가 56%나 감소했다.
그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같은 무슬림 국가의 학생은 ‘다음은 우리 차례인가?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는데 왜 4년 동안 미국에서 공부해야 하냐?’고 말하기도 한다”며 “앞날을 예측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산타클라라대학(캘리포니아)의 수전 포프코 국제 프로그램 담당 부학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해 학생들이 말하는 가장 큰 우려는 외국인의 미국 취업을 허용하는 H-1B 비자 프로그램의 미래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미국 정부는 H-1B 비자 소지자의 갱신 요건을 강화했다. 그리고 4월 미국 법무부는 ‘H-1B 비자 절차를 남용해 미국 근로자를 차별하는 고용주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미국 국무부는 또한 트럼프의 2018년 예산안에서 교육·문화 교환 프로그램 예산으로 2억8500만 달러를 요청했다. 전년 예산에서 대략 약 3억500만 달러 삭감한 금액이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과 국제교류연수 프로그램(international visitor leadership program) 같은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춰 “중복을 피하는 한편 특정 외교정책 우선과제에 자원이 더 집중 투입되도록” 한다는 계획에서 비롯된 조치다.
산타클라라대학의 외국인 지망생 수는 줄지 않았지만 학생들이 상담교사를 찾는 회수가 많아졌다고 포프코 부학장은 말했다.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드러내놓고 거론할 의사가 없는데도 모든 대화에 그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포프코 부학장은 이렇게 말했다. “보통 이런 식이다. 학생이 상당히 격앙되고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사무실을 찾아와 사소하고 구체적인 어떤 문제에 관해 긴급히 상담을 요청한다(예컨대 마감시한 등 종종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정보다). 그러나 상담을 받은 뒤 미국문화에의 통합, 여행금지, 장래 미국 내 취업 가능성에 관한 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된다.”
이는 모두 외국인 학생의 유치가 다양성, 인재 확보, 다양한 관점의 유입에 바람직해서만이 아니라 트럼프 효과가 미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비영리단체 국제교육교류협의회(NAFSA)에 따르면 2015-2016년 학년 중 외국인 학생으로 인한 경제효과가 328억 달러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일부 학생이라도 미국 유학을 포기할 경우 지역사회는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간단히 계산해보자. 4년제 공립대학의 경우 타지(out-ofstate) 출신 학생은 등록금·수수료·숙식 비용으로 평균 3만6420달러를 지출한다. 버그만 사장은 “학생 10명이 감소하면 대학의 수입에서 연간 약 40만 달러가 줄어든다”며 “그리고 그들이 4년제 대학 지망생일 경우 감소액은 그 4배가 된다”고 말했다.
그들이 대학에 다닐 동안 지출하는 온갖 비용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학생들은 아파트를 임차하고 옷과 자동차를 사고 스타벅스를 찾는다. 소규모 대학 도시는 그들 없이는 버틸 수 없다. 그러나 NAFSA의 질 웰치 공공정책 담당 사무차장은 그런 상황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트럼프 정부와 의회 모두 미국 이미지를 재건할 힘을 갖고 있다고 웰치 사무차장은 말했다. 피해복구는 드림 법안(Dream Act)에서 출발할 수 있다. 과거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으로 보호받던 불법체류 청년 이민자에 대한 보호를 연장하기 위한 초당적 법안이다. 웰치 사무차장은 기존 미국 이민자를 정부가 어떻게 대하는지 외국의 미국 유학 지망자에게 보여줄 기회라고 말했다.
백악관 당국자들도 외국인 학생을 어떻게 배려하는지 공개적으로 증명함으로써 감소세를 반전시킬 수 있다. 예컨대 지난해 5월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콜로라도대학(볼더)에 “대통령 ‘E’ 수출상(President’s E Award for Exports, 미국 대통령령으로 미국 수출증대 노력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주는 상)”을 수여했다. 외국인 유학생 수를 2배로 늘리고 외국인 학생에 우선순위를 둔 공로를 치하했다.
웰치 사무차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에는 그런 옵션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경제적 번영을 원한다면, 지적인 발전과 과학적 발전을 원한다면, 사회에 희망의 횃불이 되고자 한다면 정책 변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줄리아 글럼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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