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빅히트엔터 ‘기대반 걱정반’] 고평가 논란 속 과도한 BTS 의존은 양날의 검
[상장 앞둔 빅히트엔터 ‘기대반 걱정반’] 고평가 논란 속 과도한 BTS 의존은 양날의 검
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 이은 2020년 공모 시장 최대어 추석 연휴 직후인 10월 5~6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주 청약이 예고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2020년 기업공개 시장의 3대 기대주로 꼽히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역대 청약 증거금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란 기대가 따라 붙는다. 먼저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와 SK바이오팜에는 각각 58조원과 31조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리면서 역대 순위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고평가 논란과 최근 들어 공모주들의 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인 점은 부담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로 유명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콘텐트 기업이다. BTS은 현재 약 3억6000만명 가량의 일반 팬을 확보하고, 공식 트위터 계정 팔로워 2913만명을 거느리고 있는 세계적인 최고의 아티스트로 꼽힌다. BTS의 음악은 데뷔부터 지금까지 스토리를 이어가며 기존 팬덤과는 다른 확장성과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앨범이 발매될 때마다 서사가 확장되기 때문에 지식재산권(IP)의 가치도 확대되면서 기존 팬덤과 구분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BTS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창출할 경제효과가 56조원에 달한다고 추정했을 정도다.
BTS의 인기 덕분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실적도 수직상승했다. 2016년 352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2017년 92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더니 2018년에는 3014억원, 2019년에는 5872억원으로 급상승했다. 2020년 상반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도 매출액 2940억원을 기록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서사를 녹여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이해했고 BTS는 글로벌 1위 아티스트가 됐다”며 “완전한 오프라인 콘서트가 가능한 2022년에는 기업가치가 약 1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상장을 기대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팬덤 비즈니스의 혁신으로 여겨지는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Weverse)’다. 위버스는 단순 팬카페 수준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직접 올린 글과 사진을 보고 소통하며 주요 영상과, 유료 콘텐트에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난 6월 진행한 BTS의 온라인 유료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에는 75만6000여명을 불러 모을 정도로 영향력을 확보했다.
지난 8월말 기준 위버스의 누적 가입자 수는 860만명에 이르며, 유저당 월평균 결제액(ARPPU, Average Revenue Per Paying User)은 8만원 수준까지 높아졌다. 2020년 상반기 위버스 매출액은 1127억원으로 2019년 연간 매출액인 1072억원을 넘었다. 덕분에 증권가에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상장 후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빅히트는 단순한 음악 제작사가 아닌 플랫폼(위버스) 겸 IP(지식재산권) 사업의 강자”라고 평가했다.
BTS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상장으로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동시에 최대의 약점으로도 꼽힌다. BTS를 대체할 아티스트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보니 BTS 없는 빅히트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2019년 매출액에서 BTS이 담당한 비중은 97.4%에 이른다. 그룹 여자친구 소속사 쏘스뮤직, 그룹 세븐틴과 뉴이스트 등의 소속사 플레디스를 인수하면서 2020년 상반기에는 BTS 의존율이 87.7%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절대적이다.
더구나 BTS는 국내 남성이라면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군 입대가 기다리고 있다. 현행 병역법의 개정이 없다면 BTS 멤버 가운데 가장 출생연도가 가장 빠른 김석진(진)은 2021년 말까지 입대해야 한다. 출생연도가 가장 늦은 전정국(정국)의 입대 상한선은 2026년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하고 1년 만에 BTS 멤버 일부가 입대로 활동에서 제외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측에서는 “BTS 멤버들의 입대 시기는 현재 정해진 것이 없다”며 “향후 병무청의 입영연기 허가 여부 및 병역법 개정 등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공모 시장 흥행을 주도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최근 신통치 않은 점도 부담이다. 상장후 종가 기준 21만7000원까지 상승했던 SK바이오팜은 9월말 들어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15만원선까지 하락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후 2거래일 상한가를 기록한 이래 5만원대로 무너질 때까지 힘을 쓰지 못했다. 게다가 9월 21일과 22일 상장한 비비씨와 박셀바이오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각각 27.36%, 29% 하락 마감했다. 청약 이후 주가 하락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가 산정 과정을 두고 고평가라는 지적이 나오는 점도 부담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공모가 산정에 적용할 비교기업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양대 IT플랫폼 업체들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증권신고서에 포함된 근거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음악 콘텐트 유통 및 팬덤 커뮤니티 및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네이버뮤직과 VIBE, V-Live를, 카카오는 멜론과 카카오뮤직 등을 운영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위버스 플랫폼의 성장성을 인정하려면 외부 아티스트의 위버스 입점 및 성공 사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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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와 함께 빅히트 실적도 수직 상승
BTS의 인기 덕분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실적도 수직상승했다. 2016년 352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2017년 92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더니 2018년에는 3014억원, 2019년에는 5872억원으로 급상승했다. 2020년 상반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도 매출액 2940억원을 기록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서사를 녹여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이해했고 BTS는 글로벌 1위 아티스트가 됐다”며 “완전한 오프라인 콘서트가 가능한 2022년에는 기업가치가 약 1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상장을 기대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팬덤 비즈니스의 혁신으로 여겨지는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Weverse)’다. 위버스는 단순 팬카페 수준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직접 올린 글과 사진을 보고 소통하며 주요 영상과, 유료 콘텐트에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난 6월 진행한 BTS의 온라인 유료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에는 75만6000여명을 불러 모을 정도로 영향력을 확보했다.
지난 8월말 기준 위버스의 누적 가입자 수는 860만명에 이르며, 유저당 월평균 결제액(ARPPU, Average Revenue Per Paying User)은 8만원 수준까지 높아졌다. 2020년 상반기 위버스 매출액은 1127억원으로 2019년 연간 매출액인 1072억원을 넘었다. 덕분에 증권가에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상장 후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빅히트는 단순한 음악 제작사가 아닌 플랫폼(위버스) 겸 IP(지식재산권) 사업의 강자”라고 평가했다.
BTS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상장으로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동시에 최대의 약점으로도 꼽힌다. BTS를 대체할 아티스트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보니 BTS 없는 빅히트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2019년 매출액에서 BTS이 담당한 비중은 97.4%에 이른다. 그룹 여자친구 소속사 쏘스뮤직, 그룹 세븐틴과 뉴이스트 등의 소속사 플레디스를 인수하면서 2020년 상반기에는 BTS 의존율이 87.7%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절대적이다.
더구나 BTS는 국내 남성이라면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군 입대가 기다리고 있다. 현행 병역법의 개정이 없다면 BTS 멤버 가운데 가장 출생연도가 가장 빠른 김석진(진)은 2021년 말까지 입대해야 한다. 출생연도가 가장 늦은 전정국(정국)의 입대 상한선은 2026년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하고 1년 만에 BTS 멤버 일부가 입대로 활동에서 제외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측에서는 “BTS 멤버들의 입대 시기는 현재 정해진 것이 없다”며 “향후 병무청의 입영연기 허가 여부 및 병역법 개정 등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교 기업에 네이버·카카오 포함되자 고평가 논란
일각에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가 산정 과정을 두고 고평가라는 지적이 나오는 점도 부담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공모가 산정에 적용할 비교기업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양대 IT플랫폼 업체들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증권신고서에 포함된 근거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음악 콘텐트 유통 및 팬덤 커뮤니티 및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네이버뮤직과 VIBE, V-Live를, 카카오는 멜론과 카카오뮤직 등을 운영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위버스 플랫폼의 성장성을 인정하려면 외부 아티스트의 위버스 입점 및 성공 사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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