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경제 大예측 | 배터리 산업 주도권 잡을까?]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본격 성장 본 게임은 지금부터
[2021 경제 大예측 | 배터리 산업 주도권 잡을까?]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본격 성장 본 게임은 지금부터
완성차도 노리는 배터리 시장… 원자재·차세대기술 확보 과제 2021년은 세계 전기차(EV) 배터리 시장의 패권 다툼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전기차 시장이 급속 성장하는 가운데, 한국의 배터리 회사들은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조 바이든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며 세계 자동차시장 각축지인 미국에서도 친환경차 바람이 불어올 거란 전망이 커진다.
다만 2020년 들어 한국과 미국 등지에서 이어진 배터리 화재 사태가 장애물로 등장했다. 전기 기반 모빌리티의 패권을 두고 자동차 기업과 배터리 기업의 패권싸움이 현실화될 조짐도 보인다. 일각에선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배터리 사업을 내재화할 것이란 전망도 한다. 2차전지 산업은 2021년에도 활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2차전지 제조업에서 국내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유럽 등 해외시장 공략, 신규 자동차 업체에 납품, 생산능력 증가 등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보급 확대로 인한 규모의 경제 효과와 양호한 세계 시장 지위 등에 힘입어 국내 2차전지 업체의 매출액이 2021년에도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2차전지 시장은 전기차의 확대에 힘입어 성장폭이 가장 가파를 것으로 예측되는 산업 중 하나다. 특히 2021년에는 각국의 환경 규제가 본격화되며 각 제조사의 전기차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연평균 25%씩 성장해 2025년에는 1600억 달러(한화 약 186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1490억 달러(약 173조원)로 전망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보다 더 커진다는 것이다. 이런 전망은 친환경 정책을 강조하는 미국 바이든 정권의 출범으로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완성차 기업들의 동향을 살펴보면 전기차 경쟁이 더욱 심화하고 있어 2021년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성장폭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는 공급량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역시 대규모 전기차 체제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도 전기차 기반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만든 첫 차 아이오닉5를 출시할 방침이다. 기아차 역시 이 E-GMP 플랫폼을 활용해 2021년에 전기차 CV(프로젝트명)를 내놓을 예정이다.
다만 문제는 배터리 시장에 새로운 주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는 점이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의 경쟁 구도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1~9월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톱10을 한·중·일 3국 기업이 3분했다. 한국 기업은 LG화학(2위), 삼성SDI(4위), SK이노베이션(5위) 등 3곳이, 중국 기업은 CATL(1위), BYD(6위), AESC(7위), CALB(8위), Guoxuan(10위) 등 5곳이다. 일본은 파나소닉(3위)과 PEVE(9위) 등 2곳이다.
현재 국내 배터리 3사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것은 업계 1위인 중국의 CATL이다. 2020년 8월까지만 해도 LG화학이 1위를 달렸지만 다음달 집계에서 CATL에 역전됐다.
완성차 회사가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어 경쟁상대가 될 것이란 전망도 곳곳에서 나온다. 테슬라는 배터리 내재화를 수 차례 언급했다. 2020년 9월 개최한 ‘배터리 데이’에서는 2022년 100기가와트시(GWh), 2030년 3테라와트시(TWh) 생산 규모 확보를 목표로 세웠다. 중국 BYD의 경우 이미 배터리를 자체 생산해 생산량 기준 6위권에 올라서 있기도 하다.
그러나 배터리 업계에선 여전히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제조사 간 협업이 미래 전기차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LG화학은 2019~2020년 제네럴모터스(GM)·지리자동차 등과 조인트벤처(joint venture·상호출자공동사업 계약)를 맺었다. CATL·파나소닉 등도 지리자동차·도요타 등과 배터리 관련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와 LG화학이 인도네시아에서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21년은 국내 배터리 업체에게 기회의 시기이자, 동시에 큰 위기의 시간이 될 전망이다. 2020년 배터리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화재 사태였다. 현대차에 이어 제네럴모터스(GM)·포드·BMW 등 해외 업체들의 전기차에서도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다. 아직 화재 사고나 위험성의 원인을 배터리라고 특정할 수는 없지만,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화재 사태가 어떻게 결론지어지냐가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의 운명을 가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내 배터리 업체 간 소송전도 불안요소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장기간 소송전을 치르고 있다. 배터리 시장에선 초 단위 경쟁이 이뤄지는 만큼 양사가 소송에 들인 시간과 비용이 한국 배터리 사업을 뒤처지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배터리 자원 확보와 차세대 배터리 기술 등은 과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리튬과 코발트 자급률은 제로 수준이다. 대부분의 원재료는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미국 광물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코발트와 리튬의 전세계 유통량 가운데 각각 82%와 59%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자원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커진다. 이와 함께 현재 배터리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리튬이온 외에 차세대 배터리 기술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패권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한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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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2020년 들어 한국과 미국 등지에서 이어진 배터리 화재 사태가 장애물로 등장했다. 전기 기반 모빌리티의 패권을 두고 자동차 기업과 배터리 기업의 패권싸움이 현실화될 조짐도 보인다. 일각에선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배터리 사업을 내재화할 것이란 전망도 한다.
전기차 배터리 성장세 더 가팔라진다
세계 2차전지 시장은 전기차의 확대에 힘입어 성장폭이 가장 가파를 것으로 예측되는 산업 중 하나다. 특히 2021년에는 각국의 환경 규제가 본격화되며 각 제조사의 전기차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연평균 25%씩 성장해 2025년에는 1600억 달러(한화 약 186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1490억 달러(약 173조원)로 전망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보다 더 커진다는 것이다. 이런 전망은 친환경 정책을 강조하는 미국 바이든 정권의 출범으로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완성차 기업들의 동향을 살펴보면 전기차 경쟁이 더욱 심화하고 있어 2021년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성장폭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는 공급량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역시 대규모 전기차 체제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도 전기차 기반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만든 첫 차 아이오닉5를 출시할 방침이다. 기아차 역시 이 E-GMP 플랫폼을 활용해 2021년에 전기차 CV(프로젝트명)를 내놓을 예정이다.
다만 문제는 배터리 시장에 새로운 주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는 점이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의 경쟁 구도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1~9월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톱10을 한·중·일 3국 기업이 3분했다. 한국 기업은 LG화학(2위), 삼성SDI(4위), SK이노베이션(5위) 등 3곳이, 중국 기업은 CATL(1위), BYD(6위), AESC(7위), CALB(8위), Guoxuan(10위) 등 5곳이다. 일본은 파나소닉(3위)과 PEVE(9위) 등 2곳이다.
현재 국내 배터리 3사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것은 업계 1위인 중국의 CATL이다. 2020년 8월까지만 해도 LG화학이 1위를 달렸지만 다음달 집계에서 CATL에 역전됐다.
완성차 회사가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어 경쟁상대가 될 것이란 전망도 곳곳에서 나온다. 테슬라는 배터리 내재화를 수 차례 언급했다. 2020년 9월 개최한 ‘배터리 데이’에서는 2022년 100기가와트시(GWh), 2030년 3테라와트시(TWh) 생산 규모 확보를 목표로 세웠다. 중국 BYD의 경우 이미 배터리를 자체 생산해 생산량 기준 6위권에 올라서 있기도 하다.
그러나 배터리 업계에선 여전히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제조사 간 협업이 미래 전기차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LG화학은 2019~2020년 제네럴모터스(GM)·지리자동차 등과 조인트벤처(joint venture·상호출자공동사업 계약)를 맺었다. CATL·파나소닉 등도 지리자동차·도요타 등과 배터리 관련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와 LG화학이 인도네시아에서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화재사태는 극복 과제
국내 배터리 업체 간 소송전도 불안요소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장기간 소송전을 치르고 있다. 배터리 시장에선 초 단위 경쟁이 이뤄지는 만큼 양사가 소송에 들인 시간과 비용이 한국 배터리 사업을 뒤처지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배터리 자원 확보와 차세대 배터리 기술 등은 과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리튬과 코발트 자급률은 제로 수준이다. 대부분의 원재료는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미국 광물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코발트와 리튬의 전세계 유통량 가운데 각각 82%와 59%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자원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커진다. 이와 함께 현재 배터리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리튬이온 외에 차세대 배터리 기술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패권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한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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