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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화이자 대신 모더나 CMO?

위탁생산 소식에 연일 주가 출렁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장장 전경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바이오기업의 코로나19 백신을 국내 위탁생산(CMO)한다는 소식이 연일 보도되면서, 회사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를 통해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설에 대해 “현재 확정된 바 없어 확인이 불가하다”며 “이와 관련해 추후 확인 가능한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한다는 풍문에 대해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날 긍정도 부정도 아닌 입장을 보이자 사실상 시인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모더나 측과 협상 중이어서 공개하지 못할 뿐이라는 해석이다.  


사실 여부 떠나 주가 영향…이해득실 생기기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역시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연일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일 대비 9.47%(8만2000원) 오른 94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에도 장중 90만5000원까지 올랐다.
 
앞서 지난 12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이자 백신을 생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장중 6% 가까이 상승해 86만원 선까지 거래됐다. 이날 회사의 주가는 전일 대비 4.77%(3만9000원) 오른 85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무엇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의 CMO를 맡는다는 이번 정보가 어디서 나왔는지는 오리무중이다. 기업 간 협상 과정에서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조항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에서도 조심하는 상황이다. 정부 측 관계자도 관련 정보를 특정해서 말하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CMO 소식이 연일 보도되면서 사실 여부를 떠나 해당 회사의 주가가 출렁였다. 투자자와 시장에 자칫 혼선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 누군가는 오보로 인한 주가 상승에 이득을 취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고객사 관련 정보가 링크돼서 계약이 취소되거나 하게 되면 귀책 사유는 저희가 지는 거다”며 “(이번 CMO 보도로 인해) 피해를 봤다. 계약이 파기될 수 있는 내용이라 저희 측은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그동안 모더나가 한국 법인 설립을 추진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 백신 위탁생산을 맡길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녹십자, 한미약품, 에스티팜 등 관련 기업들의 주가 역시 출렁이기도 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모더나 CMO와 관련해 “정부 관련 발표에 대해 우리 측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녹십자 관계자도 “당사가 확인 드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미정상회담서 구체적인 발표 예상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이자나 모더나와 같은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와의 CMO가 언론을 통해 계속 보도되는 이유는 이 회사가 항체의약품 등 바이오의약품을 대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36만4000ℓ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춘 글로벌 1위 CMO 기업이다. 모더나 백신의 유럽 생산을 맡은 스위스 론자는 28만ℓ로 3위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RNA 백신 생산 공정 중 마지막 병입(甁入) 단계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 원료인 mRNA와 mRNA의 보호막인 지질 나노 입자는 당분간 수입할 것이란 관측이다. 모더나 백신은 mRNA 주변을 일종의 보호막인 지질 나노 입자로 감싸고 병에 넣어 영하 70도로 냉동해서 출하한다.  지질 나노 입자 기술은 미국 아뷰튜스가 특허를 갖고 있고, mRNA(메신저리보핵산) 합성 기술은 미국 트라이링크가 특허를 갖고 있다. 모더나의 기술 이전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더나 백신 CMO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한다면 충진 및 포장(F&F, FILL&FINISH)을 맡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원액부터 생산하는 위탁생산 개념은 기술이전을 받아야 하는데 모더나라는 회사가 쉽게 기술이전 결정하기가 어려운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간 백신 파트너십을 논의하겠다고 공공연히 알려진 만큼 여기서 구체적인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모더나의 위탁 생산에는 정부가 개입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말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했다. 반셀은 “(모더나는) 백신 개발에도 불구, 생산역량이 부족했다”며 “위탁생산 시 대규모 생산능력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한국 위탁생산 가능성을 언급했다. 
 
범정부 백신도입TF 백영하 백신도입총괄팀장은 지난달 14일 “국내에서 8월 해외 승인 백신을 대량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12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21일) 한·미 정상회담의 주된 의제 중 하나가 한·미 간 백신 파트너십”이라며 “미국의 원천 기술과 원부자재, 한국의 생산 능력을 결합하면 한국이 백신 생산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 방미 순방단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도 함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전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법정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도 "품목 허가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았다. 식약처는 오는 21일 최종점검위원회를 열어 품목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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