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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앞두고 ‘증차 드라이브’ 건 쏘카, 숨고르는 그린카

연내 목표 쏘카 1만8000대, 그린카 1만1000대
‘유니콘 등극’ 쏘카는 점유율 확대, 모회사 상장 앞둔 그린카는 밸류에이션 미뤄

기업공개(IPO)를 앞둔 카셰어링 회사들의 전략이 갈린다. 카셰어링 분야 국내 1위 사업자인 쏘카가 IPO를 앞두고 공격적인 증차에 나선 반면, 2위 그린카는 전년보다 적은 증차로 ‘숨고르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업계에선 직접 IPO에 나서는 쏘카와 IPO를 추진하는 모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여야 하는 그린카의 상반된 입장에서 나오는 전략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쏘카는 7일 올해 카셰어링 운용차량을 1만8000대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1만2000여대의 차량을 운용했던 쏘카는 올 들어 이미 3500대의 차량을 투입했으며, 연내 4000대의 신차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쏘카가 올해 계획하는 운용대수 순증(6000대)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쏘카에 따르면 2012년 100대 수준이었던 운용차량 대수는 2014년 1800대, 2016년 6400대, 2018년 1만대, 2020년 1만2000대 등으로 업력이 더해질수록 운용차량 순증 수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업계 2위 그린카 역시 카셰어링 차량 증차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쏘카와의 온도차는 상당하다. 그린카 관계자는 “현재 9300여대의 차량을 운용 중으로 올해 말까지 1만1000대 수준으로 늘릴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린카가 지난해 말 기준 운용했던 차량 수가 9000대 였음을 고려하면 연간 순증 대수는 2000대 수준으로 여겨진다.

쏘카와 그린카의 증차 기조는 지난해와 비교해 반전된 모습이다. 2018년 1만대를 운용하던 쏘카는 지난해 1만2000대로 늘렸다. 같은 기간 그린카는 6000대에서 9000대로 3000대 늘렸다. 쏘카가 운용 차량 확대에 주춤했던 사이 그린카가 드라이브를 거는 듯한 모습이었다.

업계에선 쏘카와 그린카의 상반된 증차 기조는 양 사가 앞두고 있는 IPO의 형태에 따른 것으로 해석한다. 먼저 쏘카가 더뎌지던 카셰어링 증차에 가속 페달을 밟는 것은 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극대화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한다. 쏘카는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IPO를 추진 중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연내 IPO를 추진하고 있는 쏘카가 공격적인 운용차량 확충을 통해 카셰어링 시장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카셰어링 이용문화가 일상 영역으로 확대되는 만큼 다양해진 수요에 맞춰 대대적인 신차 투입과 더불어 제휴 파트너십과 쏘카존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며 "쏘카 이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만큼 편리하고 합리적인 이동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모 회사인 롯데렌탈의 IPO를 앞둔 그린카는 무리한 사업 규모 확대보다는 안정적으로 모회사의 기업가치 높이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롯데렌탈은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IPO 절차에 나섰다.

최근 그린카가 사모펀드 등의 투자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도 이런 기조에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 롯데렌탈은 최근 그린카에 대한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의 1500억원대의 투자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롯데렌탈 관계자는 “그린카의 지분 투자와 관련한 논의는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롯데렌탈의 IPO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자회사의 외부 투자 유치가 모회사의 밸류에이션에 실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본다. 이와 함께 외부 투자자가 제안한 투자가 롯데렌탈이 원하는 그린카의 밸류에이션에 맞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카셰어링 업계 관계자는 “그린카는 쏘카를 의식해 1조원 수준의 가치 산정을 원했지만 투자자가 제안한 가격은 이에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롯데렌탈이 보유한 그린카 지분가치가 롯데렌탈의 밸류에이션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투자유치를 보류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봤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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