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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공시로 본 유망株] 크래프톤 따라 엔씨·카겜 등 게임주 투심 ‘활활’

게임시장 2023년 251조원 규모로 성장 예상
넷마블·데브시스터즈 ‘맑음’ 웹젠·컴투스 ‘흐림’

 
 
※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식투자 열풍에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황을 맞았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기업이 상장될 때마다 관련주들의 주가도 덩달아 들썩인다. 이에 이코노미스트는 상장을 앞두고 있는 예비기업의 증권신고서를 통해 관련 업계 동향을 살펴보고, 유망 종목을 짚어보고자 한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이 다음 달 2~3일 일반 공모 청약에 나선다. 공모 희망가 범위는 40만~40만8000원이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있었지만 청약 경쟁률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예상 시가총액은 19조5592억~24조3512억원으로 시총 규모로만 따지면 국내 게임업계 사상 최대치다.  
 
크래프톤 상장 후엔 게임주 지형도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크래프톤의 예상 시총 규모가 국내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약 18조원)는 물론이고 일본 도쿄 증시에 상장한 넥슨(약 22조원)마저 넘어선다. 게임은 PC와 모바일, 콘솔 등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을 둔 비대면 여가 수단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타 엔터테인먼트 산업 대비 언어와 국가, 브랜드 등 장벽이 낮아 수출이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 게임 시장은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뉴주(Newzoo)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 시장 규모는 1749억 달러(약 202조원·추정)로 1년 전보다 19.6% 늘었다. 2023년에는 2179억 달러(약 251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빨라진 성장세만큼 시장 여건도 변화하고 있다. 중소형 게임사들도 소규모 자금으로 신작을 개발, 흥행을 노릴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양질의 게임 개발을 위한 대규모 자본력, 마케팅도 필수로 굳어졌다. 크래프톤 측은 “과거엔 중·소규모의 게임사들도 신작 개발과 흥행이 용이했다”면서 “지금은 시장이 커지면서 대형 게임사들이 전체 산업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제외하면 내세울 대표작 없어 

 
크래프톤은 내달 2~3일 공모청약에 나선다. 상장 후엔 국내 게임업체 대장주가 될 전망이다. 사진은 크래프톤의 장병규 의장[사진 크래프톤]
내달 상장을 앞둔 크래프톤은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유통)을 하는 게임회사다. 주력 상품은 ‘테라’, ‘배틀그라운드’, ‘엘리온’ 등이다. 특히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2017년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0만장을 기록하는 등 각종 흥행기록을 써온 크래프톤의 메가 히트작이다. 현재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전 세계 20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약점도 있다. 배틀그라운드를 제외하면 내세울 만한 대표작이 없다는 점이다. 크래프톤은 지난 1일 금융당국에 제출한 정정 증권신고서에서 “올 1분기 매출 중 96.7%가 배틀그라운드와 관련해 발생하고 있다”며 “배틀그라운드 영업수익이 감소할 경우 당사의 사업, 재무 상태 및 영업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크래프톤 스스로도 ‘원히트원더(하나의 작품만 흥행)’라는 시장의 평가를 인정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크래프톤 상장 후를 전망하는 업계의 시각도 엇갈린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의 성장 여력과 9월 출시 예정인 신작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의 성공 기대감으로 기업가치가 우상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성종화 이베트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올해 실적에 크게 기여할 만한 기대 신작 일정이 없어 2분기 이후 실적은 기대 이하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크래프톤의 상장으로 투자자들의 게임주 투자심리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특히 대형 게임주들의 주가가 하반기 또는 내년까지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코스피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 주가는 1~2분기 부진한 실적 여파로 올 들어 1.31% 하락했다. 그러나 다음 달 출시되는 ‘블레인드앤소울2’ 흥행 기대감에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2주간(7월 12~27일) 동안 3.88% 올랐다. NH투자증권은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를 105만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데브시스터즈 올 들어 457% 올라  

 
모바일 게임 강자인 넷마블 주가도 올 들어 5.7% 올랐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출시한 ‘제2의 나라’가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초반 큰 흥행에 성공했다”며 “마블퓨처레볼루션, BTS드림 등 다양한 신작이 출시되면 넷마블의 실적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반기 실적도 괜찮을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제2의 나라 성과가 반영되는 넷마블의 3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7.1% 오른 6881억원, 영업이익은 12.2% 상승한 980억원으로 예상했다. 
 
코스닥에선 단연 카카오게임즈가 눈에 띈다. 지난달 말 출시한 ‘오딘:발할라라이징’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1위에 오르는 등의 성과로 하반기 실적 성장 기대감이 커진 탓이다. 이달 1일 5만7500원이었던 주가는 27일 10만4000원까지 뛰어올랐다. 성과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전망도 있지만 당분간 우상향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딘’이 2~3년 이상 장기 흥행이 이어지고 하반기, 내년에도 대형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어 실적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소형 게임사인 데브시스터즈도 올해 초 선보인 ‘쿠키런:킹덤’ 인기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해볼 만 하다. 데브시스터즈의 주가는 올 들어 457% 급등했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키런 킹덤은 2~3분기 대규모 콘텐트 업데이트, 일본과 미주권 중심의 공략 강화를 계획하고 있다”며 “데브시스터즈가 쿠키런 IP를 활용한 다수 신작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도 중장기 투자 포인트“라고 짚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새로 출시한 게임의 성과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종목들은 주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 지난 4월 중국 게임유통회사인 텐센트를 통해 ‘전민기적2’를 출시한 웹젠은 신작 출시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16.8%나 주가가 빠졌다. 강석오 흥국증권 연구원은 “흥행 기대감이 컸던 전민기적2의 중국 앱스토어 매출 순위는 현재 50위 수준으로 장기 흥행이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IBK투자증권은 웹젠의 목표 주가를 기존 4만6000원에서 4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컴투스 전망도 어둡다. 컴투스의 주가는 연초 이후 26.6% 급락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컴투스의 모바일 신작인 백년전쟁 일평균 매출액이 기존 10억원에서 약 2억~3억원 떨어지며 신작들이 흥행해 실패하고 있다”며 “3분기에도 유의미한 신작 출시가 부재해 실적 개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컴투스의 3분기 전망치를 전 분기보다 낮은 각각 1346억원, 237억원으로 예상했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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