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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만족도 조작해 기소된 직원에 코레일 징계 없이 ‘모르쇠’ [2021 국감]

12일 국회 국토위, 한국철도공사 국정감사
지난해 4월 국토부 감사로 드러난 비위에도 징계 없어
퇴직 후엔 줄줄이 자회사·출자회사 재취업 7년간 194명

 
 
12일 오전 대전시 동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본사에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 등 8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사진은 대전 코레일 본사 건물. [중앙포토]
 
고객만족도 조작에 연루돼 기소까지 된 직원에 대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여전히 징계를 내리고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코레일 국정감사에서 “코레일이 2019년 고객만족도 조사를 조작하는데 연루된 200여명의 직원에 대해 징계를 내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원들 일부는 기소까지 된 상태인데도 ‘제식구 감싸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지난해 4월 ‘코레일 직원들의 공공기관 고객만족도(2019년도) 조작 의혹’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코레일에 ‘기관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당시 국토부는 관련자 30명에 징계·경고 조치를 하고 설문 조작을 주도한 7명과, 이를 지시·묵인한 상급자 9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국토부 국정감사 당시 논란이 됐었다. 당시 국감에서는 고객만족도 조작이 옛날부터 행해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고객만족도 조작에 연루된 직원들 208명 중 20명에 대한 수사 결과 12명이 기소됐다. 하지만 이 가운데 중징계는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레일 측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1년 6개월 이상 징계를 미루고 있는 셈이다.  
 
김은혜 의원은 “성과급을 위해서 고객만족도를 조작해도 징계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조직 내 온정주의는 큰 문제”라면서 “결국 코레일의 이런 행태는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사기를 꺾을 뿐만 아니라 경영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해당 직원들에 대한 징계 등의 절차와 함께 성과급 재분배가 이뤄지지 않도록 조직 개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감에선 최근 7년간 코레일에서 자회사·출자회사로 재취업한 퇴직 임직원이 200명에 달하는 사실도 드러났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코레일 국정감사에서 “코레일에서 최근 7년간 자회사·출자회사로 재취업한 퇴직 임직원이 194명이나 된다”면서 ‘제 식구 밥그릇 챙기기’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이 코레일에서 받은 ‘퇴직자 재취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기관별로 ▶코레일관광개발에 7명 ▶코레일네트웍스에 6명 ▶코레일로지스에 1명 ▶코레일유통에 3명 ▶코레일테크에 98명이 재취업했다.  
 
5개 자회사에 재취업한 퇴직 임직원이 최근 7년간 총 115명에 달하는 것이다. 5개 자회사 대표이사도 모두 한국철도 임원 출신으로 확인됐다. 에스알(SR·수서고속철도)에도 39명이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롯데역사·신세계의정부역사·부천역사 등 민간에 임대한 철도역사에 재취업한 코레일 출신 임직원도 40명으로 확인됐다.  
 
퇴직 임직원 재취업은 특히 지난해 많이 늘어났다. 2015년 21명, 2016년 35명, 2017년 1명, 2018년 20명, 2019년 29명으로 30명 안팎을 기록했던 재취업자 수는 2020년 63명으로 평균의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지난 5월까지 집계한 재취업자 수도 25명에 달한다. 
 
장 의원은 “전관예우에 따른 비리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고 투명한 경영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퇴직 후 일정 기간 동안 유관기관 등에 취업을 금지하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지원 기자 jung.jee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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