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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지난 10년 효자는 '종신보험'…미래 10년 책임질 보험은?

지난 10년간 생보사 개인보험 상품 비중, 종신·건강 늘고 연금 감소
IFRS17 도입 앞두고 보험사들 저축보험 줄이고 보장성보험 늘려
"인구구조 변화로 점차 종신보험 판매 줄어들 것" 전망…향후 10년 각광받을 보험은?

 
 
[연합뉴스]
 
지난 10년간 국내 생명보험산업의 개인보험(종신·건강·연금·변액) 상품 비중은 종신보험과 건강보험이 확대되고 연금보험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들이 새로 도입되는 회계기준 등의 이유로 종신보험과 건강보험 같은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고 저축보험인 연금보험 판매를 줄여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향후 종신보험은 상품 특성상 온라인판매가 어렵고 인구감소 등의 요인으로 판매비중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앞으로는 쉽고 간편한 것을 선호하는 MZ세대 공략을 위해 보험사들이 맞춤형 개인 건강보험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당시 생보사의 상품 구성 중에서 종신보험, 건강보험, 연금보험, 변액보험 비중은 각각 26.4%, 17.6%, 26.2%, 29.8%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비중은 각각 34.5%, 22.4%, 19.7%, 23.4%로 종신보험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연금보험이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10년 동안 종신·건강보험 ↑ 연금보험 ↓ 

[자료 보험연구원]
 
종신보험·건강보험 강세와 연금보험 약세는 2015년 이후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보사들이 2023년 도입을 앞두고 있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제도 대응을 본격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저축보험 상품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저축보험료를 만기 때 돌려줘야 한다. 새 회계기준이 적용되면 돌려줘야 할 저축보험료는 모두 부채로 인식돼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보험료를 돌려주지 않는 암이나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에 생보사들이 점차 종신보험, 건강보험 비중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수익성 측면에서도 고액의 보험료를 수령하는 보장성보험 판매가 보험사에는 유리하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새로운 제도 하에서 종신보험 및 건강보험과 같은 보장성보험이 수익성 및 자본관리에 유리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보장성보험 비중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생보사별로 보장성보험 집중도에는 차이가 존재했다. 대형사는 대부분 종신보험만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했다. 반면 중소형사는 종신보험과 건강보험 두 상품 모두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는 편이 많았다.  
 
이중 종신보험은 보험료가 고가이며 보장내용이 복잡해 주로 설계사를 중심으로 판매된다. 따라서 자체적으로 대규모 설계사를 보유한 대형사 및 국내 중소형사에 의해 선호될 수 있다고 분석됐다. 건강보험은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보장구조가 이해하기 쉬워 TM(텔레마케팅) 또는 홈쇼핑,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의존도가 높은 보험사가 집중하기에 적합하다고 보험연구원은 밝혔다.  
 
건강보험 또는 변액보험 등 한 종목의 집중도를 높이는 보험사들도 발견됐다. 예컨데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0년간 변액보험 비중을 크게 확대하며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는 생보사들이 개인보험시장의 저성장 국면 및 제도 변화에 대응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상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생명보험 중 개인보험은 2016년에서 2019년까지 4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는 등 저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향후에도 개인보험 저성장 국면이 이어져 보험사들이 상품전략 차별화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종신보험은 판매특성상 향후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보험사들이 비중을 확대한 종신보험은 온라인 판매가 어렵고 저연령 인구 감소, 혼인 감소 등에 따라 수요 확대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생보사들이 종신보험보다 건강보험, 변액보험, 연금보험을 더 특화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온라인채널 성장에 따라 약관이 복잡하고 설계사의 상품 설계가 필요한 보험보다는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고 파악할 수 있는 간편보험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증시나 연금펀드 등 투자에 눈을 뜬 MZ세대들은 수익률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는 변액보험에도 큰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와 연계한 건강보험은 이미 대부분의 보험사가 개발 중이고 또 곧 출시될 것"이라며 "종신보험이 지난 10년을 지배했지만 향후 10년은 개인 맞춤형 건강보험, 투자형 변액보험 등 MZ세대 입맛에 맞는 상품 판매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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