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코로나19 대비 능력 떨어져…“당국 개입 필요성↑”
한국금융연구원, 은행 대손충당금 관련 보고서 발표
2021년 9월 대손충당금적립률, 코로나19 초기보다 낮아져
“대손충당금 지표, 은행에 오인 일으킬 수도”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에 금융당국의 개선 요구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은행의 대출 손실 추정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기존 대손충당금 지표가 은행의 대출 손실 측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순호 연구위원은 13일 ‘코로나19 감염병 지속 상황에서 국내 은행의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실 채권에 대비한 국내은행의 총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은 2020년 3월 말 0.86%에서 2021년 9월 말 0.80%로 떨어졌다. 2021년 초부터 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 속도가 이에 미치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다. 대손충당금은 회수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의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쌓아두는 은행 자금이다.
이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정부가 소상공인들에게 만기 연장, 원리금 상환유예 등을 지원해 부실채권이 대폭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대출에 2020년 4월부터 만기연장, 원리금 상환유예 등의 지원을 해주고 있다”며 “지원정책은 부실의 현재화를 연기해줘 자산건전성이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연구위원은 “오미크론 변이로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이 이른 시일 내에 종식되지 못하면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영업환경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에 대한 불충분한 지표일 뿐 아니라 오인을 유도하는 지표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재점검한 뒤 평가 방법을 개선 또는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이 특별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 적립 등을 유도하는 정책 수단을 마련하도록 근거를 명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을 경기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해 은행의 자율성을 높이면서 추가 적립을 유도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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