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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원재료 구매 비용 90조원 썼다…원자재 인상에 인건비 부담 늘어

플라스틱·구리·반도체부품 등 가격 급등…삼성 역대 최대 원자재비용 지출
대규모 채용·임금인상 여파로 인건비도 '역대 최대'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이 서초동 사옥 앞에서 중노위 조정중지 결과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타격으로 원자재 값이 크게 뛰면서 기업들의 수익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주요 기업들의 원재료 구매 비용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고,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대기업의 사무직 노조가 잇따라 출범하면서 인건비 부담까지 늘었다. 올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한 압박이 높아지면서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주요 기업들이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이 원재료 구매에 지출한 비용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원재료 구매비용이 9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삼성전자 원재료 구매비용은 95조6254억원으로 전년(81조7921억원)보다 17% 급등했다. 지난 10년간 70~80조원 안팎이던 삼성전자 원재료 구매 비용이 90조원을 넘어선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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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비롯해 생활가전제품의 주요 원재료인 철판과 플라스틱, 구리 가격이 크게는 20%까지 뛰어오르고 모바일 AP와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등 반도체 관련 부품 가격도 줄줄이 오른 영향이다. 주요 원자재 가격은 지난해 5월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수입물가는 전년 대비 17.6%나 올랐는데, 이중 원재료 수입물가의 상승률이 42.3%로 가장 높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54.6% 이후 13년 만에 최대치다.
 
기업의 생산 원가 상승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전년 대비 68% 상승했다. 디스플레이패널은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원재료 지출에서 34.1%를 차지하는 주요 부품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3분기 TV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해 대비 약 29% 상승했다.
 
다른 기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삼성SDI의 지난해 원재료 사용액은 3조9937억원으로 전년보다 12.0% 증가했고, 삼성전기는 3조52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9% 증가했다.
 
올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값이 더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국제 유가가 조만간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물론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상황에 따라 고유가 현상이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로 에너지, 원자재 수출 제한 조치가 이뤄질 경우 천연가스와 유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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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도 가중된 모습이다. 특히 신규채용이 확대된 삼성전자 인건비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건비로 15조7689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년보다 18.4%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채용규모가 확대되면서 임직원 수가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전반적인 임금인상 역시 인건비 상승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경쟁사 SK하이닉스보다 처우가 낮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자 최근 10년 내 최대 수준인 평균 7.5%의 임금 인상을 결정한 데 더해 연말 특별 격려금도 지급했다.
 
삼성SDI와 삼성전기 인건비도 전년 대비 각각 25.1%, 2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대기업 노동조합도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 요인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노조와의 2021년도 임금협상이 결렬되면서 사상 첫 파업이 발생할 수도 있는 위기에 놓인 상태다. 삼성전자는 노조를 달래기 위해 조만간 대표이사가 직접 노조 대표단을 만나 면담하기로 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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