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원재료 구매 비용 90조원 썼다…원자재 인상에 인건비 부담 늘어
플라스틱·구리·반도체부품 등 가격 급등…삼성 역대 최대 원자재비용 지출
대규모 채용·임금인상 여파로 인건비도 '역대 최대'

27일 주요 기업들이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이 원재료 구매에 지출한 비용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원재료 구매비용이 9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삼성전자 원재료 구매비용은 95조6254억원으로 전년(81조7921억원)보다 17% 급등했다. 지난 10년간 70~80조원 안팎이던 삼성전자 원재료 구매 비용이 90조원을 넘어선 건 처음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수입물가는 전년 대비 17.6%나 올랐는데, 이중 원재료 수입물가의 상승률이 42.3%로 가장 높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54.6% 이후 13년 만에 최대치다.
기업의 생산 원가 상승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전년 대비 68% 상승했다. 디스플레이패널은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원재료 지출에서 34.1%를 차지하는 주요 부품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3분기 TV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해 대비 약 29% 상승했다.
다른 기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삼성SDI의 지난해 원재료 사용액은 3조9937억원으로 전년보다 12.0% 증가했고, 삼성전기는 3조52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9% 증가했다.
올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값이 더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국제 유가가 조만간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물론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상황에 따라 고유가 현상이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로 에너지, 원자재 수출 제한 조치가 이뤄질 경우 천연가스와 유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건비로 15조7689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년보다 18.4%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채용규모가 확대되면서 임직원 수가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전반적인 임금인상 역시 인건비 상승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경쟁사 SK하이닉스보다 처우가 낮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자 최근 10년 내 최대 수준인 평균 7.5%의 임금 인상을 결정한 데 더해 연말 특별 격려금도 지급했다.
삼성SDI와 삼성전기 인건비도 전년 대비 각각 25.1%, 2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대기업 노동조합도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 요인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노조와의 2021년도 임금협상이 결렬되면서 사상 첫 파업이 발생할 수도 있는 위기에 놓인 상태다. 삼성전자는 노조를 달래기 위해 조만간 대표이사가 직접 노조 대표단을 만나 면담하기로 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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