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설계사만 믿고 영업해’…대형 보험대리점, 자금수혈 총력
대형 보험대리점(GA), ‘매각·투자 유치·상장’ 등 자금 확보 나서
코로나 여파에 설계사 영업력↓…“미래경쟁력 확보 나서야 할 때” 판단

‘지금은 변화할 때’…투자금 유치 총력
2006년 설립된 리치앤코는 1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대표적인 기업형GA 중 한 곳이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3632억원, 1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0% 증가했다.
특히 통합보험관리 플랫폼 굿리치앱을 운영하며 비대면 영업채널에 있어서 타사 대비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탄탄한 영업채널을 갖고 있는 리치앤코는 지분 매각을 통해 향후 영업 경쟁력을 더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리치앤코는 지난 2월 설계사 업무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전용 플랫폼 개발을 위해 태스크포스팀(TFT)을 신설한 바 있다.
최근 오프라인 보험대리점 ‘보험클리닉’ 전 점포 철수를 결정한 피플라이프는 본격적인 투자 유치에 나선 모양새다. 피플라이프는 최근 잠재적인 투자자들에게 투자 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장 경영권 매각 등 회사를 매물로 내놓는 방식은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피플라이프 측은 “일부 회사들에게 투자 제안서를 보낸 것은 지금까지 꾸준히 해왔던 투자 유치를 위한 활동일 뿐”이라며 “경영권 매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GA업계 강자 에이플러스에셋과 인카금융서비스는 회사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장을 선택했다.
지난해 업계 1호 상장사 에이플러스에셋은 7개 계열사로 구성된 에이플러스그룹의 지주회사로 상장을 통해 인프라 개선 및 신사업 개발에 나서갔다는 계획이다. 특히 계열사를 통해서는 부동산컨설팅과 모기지상품 등을 구축, 영업력 증대를 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상장한 인카금융서비스 역시 확보한 공모 자금을 인공지능(AI) 설계사 개발과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위한 IT 투자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설계사만으로 부족…신사업 강화 나선 GA
특히 GA의 신계약건수만 1461만건으로 생명보험사(1531만건) 못지 않은 성적을 냈다. 이중 신계약건 80%는 대형 GA의 실적이다. 대형사 몇곳이 GA시장을 리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잘 나가던 대형 GA들이 너도나도 변화를 꾀하는 것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GA의 매출은 보험사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전부였다. GA 소속 설계사가 A보험사 상품을 판매하고 받는 수수료가 곧 매출이다. 이에 GA 입장에서는 설계사 수가 곧 매출로 연결된다. GA가 설계사 채용에 열을 올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1200%룰’을 도입하며 GA들이 설계사 매출에만 의존하기 어려워졌다. 설계사 1200%룰은 설계사 또는 보험대리점이 체결한 계약의 월 보험료 기준으로 1년 간 받을 수 있는 수수료 총량을 1200%로 제한하는 제도다.
현재 보험사 소속 설계사들은 1200%룰을 어기면 제재를 받지만 GA 설계사에게는 강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GA 설계사에 대한 제재 강화가 시간문제라는 분위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GA들이 보험사 설계사들을 대거 빼오는 리크루트에 또 열을 올리는 분위기인데, 설계사들의 잦은 이직은 불완전판매를 야기할 수 있어 당국이 좋아하지 않는다”며 “시기의 문제지만 결국 GA 설계사 제재도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코로나19가 생각보다 장기화되면서 GA 설계사들이 대면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대형 GA들의 전략 다변화의 이유로 꼽힌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 설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GA 설계사 51.2%가 영업실적에 영향이 있었으며, 93.3%는 소득이 줄었다고 답했다.
아울러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지난해 제판분리를 통해 GA시장에 진출하며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도 대형 GA들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부채질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한화생명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로 설계사 전속조직을 통채로 이동시켰고 이 회사는 설계사 수 1만7000여명을 기록, GA업계 1위로 올라섰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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