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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원자재價 상승에 희비 엇갈린 기업…철강·정유 웃고 제조기업 울고

국내 제조기업 상당수는 고충 토로
원자재 급등에 제품 가격 인상 도미노 우려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에 있는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 [사진 에쓰오일]
원자재 가격 급등 영향으로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원자재를 전문으로 다루는 기업의 경우 최대 실적에 미소 짓지만, 대다수 기업은 어려움을 토로한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생산자물가지수가 역대 최대치 기록을 새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잠정 3월 생산자물가지수가 116.46을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2015년 생산자물가지수를 100으로 놓고 봤을 때 16.46포인트 높아졌다는 뜻이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경기 동향을 판단하는 통계로 사용된다. 생산자물가지수 상승 배경으로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석탄·석유제품, 화학제품 등 공산품도 2.3%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물건값에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해 손해를 보는 기업이 상당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제조기업 304개사를 대상으로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기업영향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75.6%가 ‘제품 생산단가가 크게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제조기업 4곳 중 3곳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고통을 호소한 셈이다.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뒤따랐다. 응답 기업의 66.8%는 최근 상황이 계속된다면 올해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가 발생해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의견도 31.2%에 달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기업이 제품 가격 인상하고, 일반 소비자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한상의가 원자재 가격이 지금처럼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묻자 응답 기업의 78.9%는 ‘제품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이라도 제품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조사대상 기업의 절반 이상은 ‘전반적인 비용 절감(50.3%)’을 병행하겠다고 응답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모두 반영하기 어려운 만큼 긴축경영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유와 전자, 철강업계에는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유업계의 경우 정제마진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른 데다 원유 재고평가이익도 크게 늘어 수혜를 볼 전망이다. 정제마진이란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을 말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에 대해 “정제 마진 상승에 힘입어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영업이익은 1조2342억원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분기 영업이익이 96% 증가한다는 뜻이다.  
 
철강업계도 올해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홀딩스는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2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기조가 강화되고 있어 코로나 봉쇄조치가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철강‧비철금속 가격도 상승압력이 재차 강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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