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없는 우리금융, 오히려 웃었다…3위 안착‧3조 클럽 기대
금리인상·증시 불안에…약점이 강점으로
하나금융과 격차 차근차근 따라잡아
하반기 비은행 확대…증권사 M&A 최우선
우리금융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24% 증가하며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금리인상 여파로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증권 계열사 보유 유무가 각 금융그룹 실적 성장률의 희비를 갈랐다.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반으로 사상 처음 연간 순익 3조원 돌파도 바라보고 있다.
하나 앞선 우리…상반기 순익 24% ‘쑥’
올해 상반기 각 금융그룹의 순이익과 전년 대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KB금융 2조7566억원, 11.4% ▶신한금융 2조7208억원, 11.3% ▶우리금융 1조7614억원, 24% ▶하나금융 1조7274억원, -1.4% 등이다. 우리금융이 금융그룹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우리금융은 해마다 하나금융과의 순이익 격차를 좁혀왔다. 2020년 상반기에는 우리금융이 순이익 6605억원을 기록하며, 하나금융 순이익 1조3446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2021년 우리금융은 상반기 순이익 1조4197억원을 올리며, 하나금융(1조7532억원)과의 격차를 3335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우리금융 순이익이 하나금융보다 340억원 앞서며 3위에 올라섰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의 이번 실적은 과거와 다른 이익창출력을 보여준 실적으로 평가된다”며 “2022년 자기자본이익률(ROE) 전망치는 11.8%까지 상승해 대형 은행주 중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가파른 성장세 비결은? 효자 은행‧증권사 無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88.2%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았다. KB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62.6%, 신한금융은 61.9%, 하나금융은 79.5% 등이다.
특히 우리금융은 증권 계열사가 없는 것이 ‘양날이 검’으로 꼽힌다. 증시가 호황이었던 지난해에는 증권 계열사 부재로 인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오히려 증시 불황 타격을 피하면서 득으로 작용했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주요 금융그룹은 모두 증권 계열사를 품고 있다. 이들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하는 등 그룹 전체 실적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KB금융의 증권 계열사인 KB증권의 상반기 실적은 전년 대비 51.4% 급감했고, 신한금융의 신한금융투자는 순익이 55.1% 줄었다. 하나금융의 하나증권 또한 60.0% 감소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올해 들어 미국의 양적긴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의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증시가 부진하자 실적도 반토막 났다.
하반기 증권사 ‘눈독’…올해 연간 ‘3조 클럽’ 기대
지난 22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 깜짝 참석해 “비은행 부문이 각자의 비즈니스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포트폴리오 확충도 지속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금융이 비은행 확대와 함께 상반기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올해 처음으로 ‘3조 클럽’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 업계에선 올해 우리금융이 연간 순이익 3조45억원을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은 경쟁 금융지주 대비 은행의 이익기여도가 크다는 점과 대손비용률(CCR)의 정상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대비 개선된 수익성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2분기 실적을 반영해 올해 지배주주 순이익 전망치를 3조873억원으로 직전대비 0.8% 상향한다”고 분석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2019년에 지주사로 재출범해서 올해가 4년차로, 아직 연간 순이익 3조원을 달성한 적은 없다”면서 “증권사 M&A는 여전히 1순위 과제지만, 아직 매물이 없어 계속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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