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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좁아진 인문계 취업문…대기업, 하반기 채용 70%는 '이공계' 몫

전경련, 대기업 62%는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 부정적
17.4% “채용하지 않겠다”
10명중 4명은 경력직 채용 계획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빌딩 모습. [연합뉴스]
국내 대기업 절반 이상이 올해 하반기 채용 계획에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10곳 중 6곳(62.0%)은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신규채용이 없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아직 세우지 않았다고 밝힌 곳은 44.6%, 채용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17.4%였다.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대기업 비중은 38.0%로 집계됐다. 전경련은 “하반기 채용계획을 정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 비중(67.8%)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면서도 “이는 코로나 이후 일상 회복으로 늘어난 노동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글로벌 공급망 악화, 고물가‧고금리 등 대내외 리스크가 커져 하반기 채용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기업들이 채용을 머뭇거리는 이유로는 추가인력 수요 없음(30.0%)을 가장 많이 꼽았다. 회사 사정(구조조정, 긴축경영 등)의 어려움(20.0%), 코로나19 장기화와 공급망 불안 등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악화(12.0%), 필요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 어려움(12.0%)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경력직 채용 또는 수시채용 위주 채용(8.0%), 고용 경직성으로 인한 기존 인력 구조조정의 어려움(6.0%)을 이유로 드는 기업도 있었다.  
 
회사 사정이나 경영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기업 중에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을 우려하는 곳이 많았다. 이른바 ‘3고(高)’ 현상으로 불리는 최근 상황 때문에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기업의 올해 하반기 채용계획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대기업 10곳 중 3곳(32.2%)은 ‘3고’ 현상 탓에 채용을 중단하거나 일정을 연기하는 등 하반기 채용에 변화가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채용 여부 재고려(14.0%) ▶채용 규모 감소(12.4%) ▶채용 중단(3.3%) ▶채용일정 연기(2.5%)를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 대내외 여건 악화로 인해 하반기 기업 실적과 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고려하면 고용시장은 이번 조사 결과보다 더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대기업의 채용 방식 변화도 하반기 공개채용 시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기업들은 하반기 채용시장 트렌드 전망에 대해 ▶수시채용 확대(28.7%)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경력직 채용 강화(26.4%) ▶ESG 관련 인재채용 증가(11.6%) ▶언택트 채용 도입 증가(10.5%) ▶인공지능(AI) 활용 증가(9.7%) ▶블라인드 채용 확산 등 공정성 강화(6.6%) ▶4차 산업혁명 분야 인재 채용 증가(5.7%)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대기업 10곳 중 6곳 이상(62.0%)은 신규채용 시 수시채용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수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19.8%,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42.2%였다. 공개채용 방식으로 직원을 채용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38.0%로 집계됐다.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 인원 10명 중 4명은 ‘경력직’

기업들은 업무 경험을 보유한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설문조사에 응한 대기업은 올해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인원 10명 중 4명(35.8%)을 경력직으로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상반기(29.7%)보다도 6.1%p 늘어난 수준이다. 경력직 채용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50% 이상을 뽑겠다는 기업이 29.8%였고 ▶40% 이상 50% 미만은 10.7% ▶30% 이상 40% 미만은 9.1% 수준이었다.  
 
인재 채용 시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로는 ▶직무 관련 업무경험(19.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밖에 ▶직무 이해도(17.5%) ▶전공과 직무 간 관련성(16.3%) ▶지원기업에 대한 이해(12.9%) ▶일반직무역량(12.2%) ▶전공 관련 자격증(10.0%) ▶최종 학력(5.8%) 등을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신규채용 계획 인원 가운데 이공계열 대학 졸업자를 67.9%가량 뽑겠다고 밝혔다. 인문계열 졸업자의 취업문이 더 좁아진다는 뜻이다. 전경련은 “산업구조의 고도화, 과학기술의 중요성 확대 등으로 기업들은 자연․공학계열 인재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산업 수요에 맞춘 인재 육성을 위해 학과 정원규제 완화, 산학협력 강화 등 고등교육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정부와 국회가 규제 개혁, 신산업 육성, 조세부담 완화 등 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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