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 대위도 워킹…‘걷기+기부’ 마니아들 모인 2022 서울워크
[마음이 돌고 도는 2022 서울워크]
우크라이나 참전 이근 전 UDT 대위도 참가
걷기지도자·연인·산악회원·80대노인도 참여
“누죽걸산!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잖아요. 기부도 된다고 하니 더 열심히 걸어야지요”
10일 서울 반포항강공원의 한 카페에서 만난 60대 여성 유혜련씨가 참가 소감을 말했다. 이날‘2022 서울워크에 참가한 유씨는 친구들과 행사에 참여했다. 유씨와 참가한 김경옥씨와 변은자씨는 숲길을 함께 걷는 동호회에서 우정을 쌓아온 돈독한 사이다.
김경옥 씨는 “나이가 있다보니 뛰는 것보다 걷는 운동을 더 좋아한다. 마라톤보다 걷기 행사 참여를 즐겨 한다”며 “오늘은 숲길 대신 한강 변을 뛰고 기부도 하게 돼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정오 서울 기온은 10~19도로 뚝 떨어졌고 찬 비바람이 계속해 불었다. 변은자씨는 “평소 걷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5㎞를 걷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비바람이 많이 부는데 날씨가 조금 좋아졌으면 좋겠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한편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세 사람은 “함께 최선을 다해 걷겠다. 완주하자!”라고 입을 모으며 완주 의지를 밝혔다.
“앉아 있는 것보다 걷는 것을 좋아해 참가했다”는 81세 이문세 씨. 그는 한국잡지협회 발행인 산악회의 회원이다.
이씨는 “잡지 산악회에서 매달 둘째 주 토요일마다 정기적으로 등산한다. 지난주에는 도봉산에도 다녀왔다”며 “참여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걷기 행사에도 자주 참여한다”고 말했다.
80대의 나이에도 올곧은 자세로 서있던 이씨는 “사람들이 내 나이에 산에 다니고 이렇게 잘 걷는 것을 부러워 한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며 “걷기든 등산이든 스스로 꾸준히 운동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건강 유지의 비결을 말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80여명의 걷기지도자도 참가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경기도장애인론볼연맹 회장 권훈겸(56)씨는 걷기지도자로 활동 중이다. 스스로를 ‘걷기 전도사’라고 소개한 권씨는 “하루에 기본 1만보씩 걷는다. 어릴 때부터 걷는 것을 좋아해서 중학생 시절 부모님이 교통비를 주시면 그 돈으로 야구 경기를 보러가고 대신 걸어다녔다. 그만큼 많이 걸었고 걷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걷기 운동을 남들에게 전파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걷기 운동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권 씨의 제자인 서창란(59)씨는 경기도 안산시에서 걷기지도자로 활동하며 시민들에게 걷기 교육을 하고 있다. 서 씨는 “퇴직 후 건강이 안 좋아진 서 씨는 2007년부터 걷기 운동을 시작하면서 걷기지도자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권 씨와 서 씨는 “날씨가 춥긴 하지만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2 서울워크에서는 청년들과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도 열려 많은 젊은 참가자들이 참여했다.
서울에 거주 중인 직장인 김도영(29) 씨와 박태욱(29)씨는 1년째 연애 중인 풋풋한 연인이다. 박 씨는 “여자친구가 함께 참여해보자고 권유했다”며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도울 수 있는 뜻깊은 행사인 만큼 참여하기로 했다”고 참가 계기를 말했다.
두 사람은 평소 실내 운동을 좋아해 실외 운동 행사 참여는 처음이다. 김 씨는 “평소 함께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 참가하는 실외 운동 행사인 만큼 5㎞ 완주에 성공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근(38) 전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대위도 2022 서울워크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출발선에 선 이근 대위는 “좋은 행사에 초대받아 참여하게 되어 기쁘다. 참가비 전액이 기부되는 의미 있는 행사인 만큼 열심히 참여하겠다”며 “현재 부상이 있어서 아마 뛰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대신 열심히 걷겠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한편 사회적협동조합 돌고도네이션이 주최·주관한 2022 서울워크는 방송인 장성규가 사회를 맡아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 최고 퍼커셔니스트인 ‘라퍼커션’의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가수 후디와 콜드의 라이브 무대도 펼쳐졌다.
이번 행사는 돌고도네이션이 주관하고 돌고도네이션·시민행복위원회·피치스가 주최한 자리다. 워킹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납부한 참가금액을 전액 사회 취약계층에 기부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연서 기자 yons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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