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경쟁적 ‘연 6%’ 예금금리 제공…‘독’일까 ‘약’일까
금리 경쟁에 시중 자금 저축은행으로 몰려와
OK저축은행 ‘6.5% 금리’ 특판…3거래일 만에 목표액 달성
이자부담 등에 상반기 SBI저축銀 전년 동기 比 8.2%↓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자금이 예·적금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저축은행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연 6%대 이자를 내건 상품들이 출시된 영향이다. 다만 저축은행의 금리 경쟁이 심해질 경우 이자비용이 증가해 업계 전체로 수익성 악화가 심해질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OK저축은행, 특판 등 영향에 3일 만에 7000억 모집
두 상품이 인기를 끈 것은 최고 금리가 연 6.5%로 업계에서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이 이 외에도 현재 운용하고 있는 ‘OK안심정기예금’의 최저 금리는 연 6.05%다.
10월 31일 기준으로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5.40%, 24개월은 5.05%를 기록했다. 연 6%가 넘는 정기예금 상품을 운용하는 저축은행은 ▶애큐온저축은행 ‘플러스회전식정기예금’ 연 6.20% ▶OK저축은행 ‘안심정기예금’ 연 6.05% ▶JT친애저축은행 ‘비대면 정기예금’ 연 6.00% ▶KB저축은행 ‘이플러스(e-plus) 정기예금’ 연 6.00% ▶OSB저축은행 ‘인터넷OSB회전식정기예금’ 연 6.00% 등이다.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주고 있는 우리은행의 ‘원(WON)플러스예금’ 금리는 연 4.68%로 주요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이보다 1%포인트 더 높아, 갈수록 저축은행으로의 자금유입이 커질 전망이다.
이미 지난 8월까지 저축은행으로 자금들이 빠르게 유입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총 117조4604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4.7%(15조169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금융권으로 분류되는 예금은행의 증가율인 3.4%와 비교해도 높았고, 같은 2금융권의 신용협동조합(10.9%), 새마을금고(10.9%)보다 높은 수치였다.
저축은행 수신액은 8월 기준으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6.2%(24조3619억원) 증가하며 전 금융권에서 가장 가파른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예금은행의 총수신은 8월 기준으로 두 달 전보다 13조7868억원 줄어든 반면, 저축은행 수신액은 같은 기간 1조원 증가했다. 이는 수신금리 차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은에 따르면 8월 예금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24%를, 저축은행은 3.58%를 기록했다.
수신금리 빠른 인상…수익 악화 불러올 수도
한은에 따르면 9월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13.48%로 지난해 말보다 오히려 0.14%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정기예금 금리는 같은 기간 1.34%포인트 인상됐다. 저축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더 올리지 못한 모습이다. 특히 저축은행은 순수하게 예·적금 만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만큼, 현재와 같은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금리 차이) 감소는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
이미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한 상황이다. 10월 들어 저축은행 수신금리가 빠르게 높아진 상황이라 경영 악화가 더 심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행들은 앞으로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상황으로 이익이 추가로 감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저축은행들에 다중채무자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도록 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내년 초 시행할 계획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은행채를 발행하는 은행과 달리 순수하게 예·적금만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수신금리를 계속 올리는 것도 부담이 된다”며 “대손충당금까지 추가 적립해야 할 경우 수익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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