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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경쟁적 ‘연 6%’ 예금금리 제공…‘독’일까 ‘약’일까

금리 경쟁에 시중 자금 저축은행으로 몰려와
OK저축은행 ‘6.5% 금리’ 특판…3거래일 만에 목표액 달성
이자부담 등에 상반기 SBI저축銀 전년 동기 比 8.2%↓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예금금리 안내문. [연합뉴스]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자금이 예·적금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저축은행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연 6%대 이자를 내건 상품들이 출시된 영향이다. 다만 저축은행의 금리 경쟁이 심해질 경우 이자비용이 증가해 업계 전체로 수익성 악화가 심해질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OK저축은행, 특판 등 영향에 3일 만에 7000억 모집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앞다퉈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면서 저축은행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OK저축은행이 10월 28일 진행했던 ‘OK정기예금’과 ‘OK안심정기예금’ 특판은 3거래일 만에 목표 금액을 모두 채우며 마감됐다. 이 기간 동안 특판 상품과 다른 상품 등으로 유치된 금액은 7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상품이 인기를 끈 것은 최고 금리가 연 6.5%로 업계에서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이 이 외에도 현재 운용하고 있는 ‘OK안심정기예금’의 최저 금리는 연 6.05%다.
 
OK저축은행 특판 종료 안내문 [사진 OK저축은행 홈페이지 캡처]
10월 31일 기준으로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5.40%, 24개월은 5.05%를 기록했다. 연 6%가 넘는 정기예금 상품을 운용하는 저축은행은 ▶애큐온저축은행 ‘플러스회전식정기예금’ 연 6.20% ▶OK저축은행 ‘안심정기예금’ 연 6.05% ▶JT친애저축은행 ‘비대면 정기예금’ 연 6.00% ▶KB저축은행 ‘이플러스(e-plus) 정기예금’ 연 6.00% ▶OSB저축은행 ‘인터넷OSB회전식정기예금’ 연 6.00% 등이다.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주고 있는 우리은행의 ‘원(WON)플러스예금’ 금리는 연 4.68%로 주요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이보다 1%포인트 더 높아, 갈수록 저축은행으로의 자금유입이 커질 전망이다. 
 
이미 지난 8월까지 저축은행으로 자금들이 빠르게 유입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총 117조4604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4.7%(15조169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금융권으로 분류되는 예금은행의 증가율인 3.4%와 비교해도 높았고, 같은 2금융권의 신용협동조합(10.9%), 새마을금고(10.9%)보다 높은 수치였다.  
 
저축은행 수신액은 8월 기준으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6.2%(24조3619억원) 증가하며 전 금융권에서 가장 가파른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예금은행의 총수신은 8월 기준으로 두 달 전보다 13조7868억원 줄어든 반면, 저축은행 수신액은 같은 기간 1조원 증가했다. 이는 수신금리 차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은에 따르면 8월 예금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24%를, 저축은행은 3.58%를 기록했다.
 

수신금리 빠른 인상…수익 악화 불러올 수도

저축은행들은 자금 유치를 위해 높은 수신금리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평균 13%대를 기록하고 있어 금리가 더 오를 경우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은에 따르면 9월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13.48%로 지난해 말보다 오히려 0.14%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정기예금 금리는 같은 기간 1.34%포인트 인상됐다. 저축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더 올리지 못한 모습이다. 특히 저축은행은 순수하게 예·적금 만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만큼, 현재와 같은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금리 차이) 감소는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 
 
이미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한 상황이다. 10월 들어 저축은행 수신금리가 빠르게 높아진 상황이라 경영 악화가 더 심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행들은 앞으로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상황으로 이익이 추가로 감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저축은행들에 다중채무자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도록 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내년 초 시행할 계획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은행채를 발행하는 은행과 달리 순수하게 예·적금만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수신금리를 계속 올리는 것도 부담이 된다”며 “대손충당금까지 추가 적립해야 할 경우 수익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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