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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등 비은행권 자금이탈 발생…9~10월에만 10.8조원 감소

한은 ‘금융·경제 이슈분석’ 발표
9~10월 중 은행 수신 21.9조원 증가
“건설업 등 업황 부진 업종 한도대출 소진율 높아져”

 
 
서울 시내 한 은행에 걸린 정기예금 금리 안내문. [연합뉴스]
증권사,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은행으로 자금이 쏠려 들어가는 현상이 하반기 들어 심화하고 있다. 또 영업 환경이 나빠진 대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받으면서 향후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한은이 5일 발표한 ‘금융·경제 이슈분석’에 따르면  9월 이후 은행 수신은 크게 증가한 반면 비은행 수신은 큰 폭 감소하며 ‘역머니무브’ 현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9~10월 중 은행의 수신 규모는 21조9000억원 증가했지만 비은행은 10조8000억원 감소했다.
 
한은은 9~10월 중 금융권 자금흐름은 비은행에서 은행으로의 자금이동이 확대된 가운데, 은행 간 수신 경쟁 심화, 특수은행의 은행채 발행 확대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자료 한국은행]
이런 자금이동에 대해 한은은 9월 중순 이후 증권사, 자산운용사 및 비은행예금 취급기관을 중심으로 유출됐던 자금이 은행권 정기예금 등으로 상당폭 유입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기간 은행 간의 수신 경쟁이 심화됐는데 9월 이후 은행의 장외파생상품 증거금 납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준수 등을 위한 자금수요가 일시에 집중되면서 고금리 정기예금 유치 등 은행 간 자금조달 경쟁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런 자금흐름이 단기적으로 ▶은행·비은행 간 유동성 조달 사정의 차별화 초래 ▶대출금리 추가 상승 요인 작용 전망 ▶신용채권금리 상승압력 작용 등을 발생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증권사의 채권투자 여력을 축소시키고, 상호저축은행 및 신협의 자금유출이 확대돼 대출 여력마저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은행으로 유입된 자금은 대출자산 운용 및 국고채 등 우량 증권투자에 집중됨에 따라 회사채 등 신용채권시장의 투자수요 기반을 약화할 우려도 있다.  
 
한은은 “단기금융 및 채권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은행의 수신 경쟁을 완화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비은행권의 수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자료 한국은행]
이 외에도 한은은 최근 은행의 대기업대출이 회사채 시장 부진 등 영향으로 기업의 은행대출 활용이 늘어나면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2019년 중 은행 대기업대출은 2조4000억원 감소했지만 2020년엔 19조5000억원이 증가했고, 2021년엔 7조5000억원 늘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1월부터 10월까지 37조2000억원 급증했다.
 
한은은 신용등급별로 보면 우량 및 비우량(A이하) 모두 은행대출이 상당폭 증가한 가운데, 특히 비우량 중 A등급 기업의 대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업황이 부진한 일부 대기업의 채무상환부담이 가중되면서 재무건전성이 약화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건설‧부동산업 등 업황 부진 업종, 비우량등급 기업의 한도대출 소진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들 기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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