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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 때 주목받는 배당주…왜 사야 할까? [배당주 투자전략①]

변동성 낮은 ‘피난처’…매수 적기는 12월 중순
높아진 배당수익률‧배당 성향으로 투자 매력↑

 
 
 
배당수익률과 배당 성향이 높아진 국내 배당주의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연말 배당락일을 앞두고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가 하락으로 배당수익률이 오른데다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등으로 투자 매력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증권가는 상장사들의 배당 성향이 높아진 점을 들어 펀더멘털이 강한 배당주를 적기에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고배당 50 지수는 지난 1일 전 거래일 대비 1.47% 상승한 2765.14에 마감했다. 지난 10월 26일 2438.12까지 떨어졌던 코스피 고배당 50 지수는 약 한 달 만에 13.4%나 치솟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0.2%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을 앞두고 배당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는 얘기다.  
 
코스피 고배당 50 지수는 지난해 4분기에도 코스피 대비 누적 초과수익률 3.6%p를 기록했다. 이처럼 배당락 이전에 투자자들의 수급이 배당주에 집중되는 만큼, 연말엔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배당주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 점수가 높으면서 이익 모멘텀도 견고하고 펀더멘털이 양호한 배당주를 선별해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 변화율과 2022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모두 증가하거나 ROE(자기자본이익률)이 10%를 넘는 종목들이 좋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국내 배당주로는 기업은행‧삼성카드‧우리금융지주 등 금융주를 비롯해 LX인터내셔널‧KT‧GS건설‧애경케미칼 등이 꼽힌다. LG‧롯데지주‧CJ‧HD현대 등 지주회사들도 고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들이다.    
 
배당주의 가장 큰 매력은 ‘낮은 변동성’이다. 증시 펀더멘털 약화,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인 배당주는 ‘피난처’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하루만 들고 있어도 배당금을 챙길 수 있어 은행예금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고배당주에서 금융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금리가 낮을 때 배당주를 사야 한다”는 투자 공식은 옛말이 됐다. 금융주는 금리 인상기에 수익성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주가 하락에 따른 예상 배당수익률 상승으로 배당주의 투자 매력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대표적인 고배당 업종으로 꼽히는 은행‧증권‧보험 업종은 올해 각각 7.1%, 5.5%, 5.2% 수준의 배당수익률이 예상된다.  
 
코스피의 배당 성향이 매년 꾸준히 개선돼 온 점도 주목할 만하다. 코스피의 배당 성향은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증가해왔다. 지난해 배당 성향(35.41%)은 전년 대비 줄었지만, 2020년 특별배당을 단행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오히려 증가한 수준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배당 전망치가 존재하는 242개 코스피 상장사의 올해 배당 성향은 전년(18.8%) 대비 증가한 21.1%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순이익 전망치(178조원)가 2021년 대비 5.5% 감소했지만 현금배당액(38조원)은 전년 대비 6.1%나 늘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배당금 규모를 정한 뒤 배당받을 주주를 정하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배당주에 호재다. 현재 국내 배당제도는 12월 배당기준일에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12월 결산법인 기준)하고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확정해 4월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방식은 배당 투자의 불확실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배당제도 변경에 따라 배당 투자의 예측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배당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배당주에 대한 투자자금 유입도 지금보다 더 강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가 상승률 높다면 배당락 전 매도가 유리  

그렇다면 배당주를 언제 사고 언제 매도해야 할까. 배당주는 배당수익률이 높을수록 배당락일에 주가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매수 시점을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배당주를 너무 일찍 매수할 경우 수익의 변동성이 커지고, 그렇다고 늦게 사면 배당락 리스크에 노출된다.
 
이에 대해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배당주의 매수시점에 따른 위험과 수익을 분석한 결과 12월 중순에 매수하는 것이 가장 유리했다”며 “12월 중순 배당주 매수 이후 배당락 전에 배당수익률보다 주가가 올랐다면 배당을 받지 않고 파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5%의 배당을 받기 위해 주식을 샀지만 배당락 전에 주가가 5% 이상 상승했다면 매도가 현명하다는 뜻이다.  
 
김 연구원은 이어 “주가가 오르면 배당을 굳이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은 고배당주의 12월 계절성을 추적해도 같은 결론이 나온다”며 “배당주는 12월 배당락 전까지는 시장을 이길 확률이 높지만, 배당락일 또는 월말까지는 시장대비 낮은 수익률을 보일 확률이 높다”고 부연했다.  
 

‘이익 전망치’ 안정적인 배당주 찾아야  

12월에 팔지 않고 내년에도 보유할 배당주를 찾는다면 배당수익률보다 ‘실적’을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매출성장률이 높은 고배당 종목은 배당 이후에도 가져갈 만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고배당주 안에서 배당성향과 ROE, 매출과 이익성장률이 높은 최상위 10종목씩을 1분기 말까지 보유할 때 수익률을 측정한 결과 배당을 적당히 주면서 매출성장률이 높은 종목의 수익률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선 국채 3년물 금리가 3.6%까지 오른 상황에서 배당주 위주의 투자전략은 무리라는 주장도 나온다. 기업들의 실적과 배당수익률 전망치가 함께 낮아지면서 배당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부담이다. 지난 9월 말 1.96%였던 4분기 코스피 현금배당수익률 전망치는 2개월 만에 1.58%로 뚝 떨어졌다. 상장사들의 순이익 컨센서스가 15.4%나 하향 조정된 여파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당주는 변동성이 높은 시점에서 개선된 배당 성향과 낮은 밸류에이션을 바탕으로 방어주 역할은 가능하다는 판단”이라면서도 “다만 올해 4분기는 배당 전망치 하향 가능성이 있어 이익 전망이 안정적인 배당주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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