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금주의 CEO]

3조2000억원 투입해 美 태양광 가치 사슬 ‘구축’
방산‧항공우주‧태양광 등 그룹 미래 사업 진두지휘

불확실성의 시대입니다. 기업의 생존은 선택과 집중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CEO(최고경영자)의 역량이 기업의 희비와 직결되는 이유입니다. CEO의 결정은 기업을 살리는 약이 될 수도 기업을 죽이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 주간 국내 CEO들의 선택을 들여다보고, 이목이 집중된 CEO를 소개합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사진 한화솔루션]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던 한화솔루션 주가가 이달 11일 6.86% 올랐습니다. 무슨 일이냐고요? 한화솔루션이 무려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인 ‘솔라 허브’를 구축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죠.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총 3조원을 투입, 내년 말 상업 생산을 목표로 각각 3.3GW(기가와트)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 통합 생산 단지를 건설한다고 합니다.


여기에 2019년 모듈 양산을 시작한 달튼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을 현재 1.7GW에서 올해 말까지 5.1GW로 확대한다고 하네요. 올해 상반기 중에 1.4GW 규모의 생산 라인 증설을 끝내고, 연말까지 2GW의 생산 능력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것인데요. 솔라 허브 구축이 완료되면, 모듈 생산 능력은 총 8.4GW로 늘어납니다.

GW가 나열된 수치만 보면, 이번 투자가 갖는 의미가 잘 읽히지 않을 수 있는데요. 태양광업계에선 이번 투자를 두고 “1위 굳히기”, “야심” 등의 말들이 나왔습니다. 잘 알려져 있듯, 한화솔루션은 미국 주택용‧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3년 넘게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죠. 시장 점유율 1위 회사가 사실상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금을 투입해 생산 능력을 5배가량 늘린다는 겁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의 절대 강자인 한화솔루션이 잉곳‧웨이퍼‧셀까지 생산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이죠. 태양광 산업의 가치 사슬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의 구조입니다. 이번 투자 이후 한화솔루션은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태양광 산업 가치 사슬을 완성하게 됩니다. 물론 중국 업체들이 잉곳‧웨이퍼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잉곳‧웨이퍼 부족분을 중국 업체로부터 조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한화솔루션이 처음으로 태양광 원재료 생산 체계를 구축한 것은 태양광 사업 야심을 보여준 것”이란 평가가 많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니까요.

시선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으로 쏠립니다. 김 부회장이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의 ‘처음이자 현재, 미래’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시작은 2012년 8월 독일 태양광 회사 큐셀(현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인수에서 시작됐습니다. 지금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만, 당시엔 친환경 사업으로 돈을 번다는 개념이 상대적으로 생소한 시절이었죠. 당시는 국제유가가 1배럴당 9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던 고유가 시절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 한화그룹 미래 사업으로 태양광을 낙점해 큐셀 인수를 진두지휘한 인물이 김 부회장입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의 투자‧인수합병 방식은 아버지인 김승연 회장은 닮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빅딜 위주의 인수합병 등 이른바 ‘통 큰’ 결단을 보여주고 있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재계 안팎에선 김동관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두고 “부드러운 리더십”이란 말도 많습니다. 아버지와 닮은 듯 다른 김 부회장만의 리더십으로 한화그룹 안팎에서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죠. 한화그룹 오너 삼형제 중 구설에 오르지 않은 인물이기도 하고요. 한화그룹 내 주요 사업인 방산‧항공우주‧태양광 등을 맡고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감기 증세랑 비슷' 조류인플루엔자 공포…캄보디아서 20대 남성 사망

2LA 산불로 88조원 손실 추정…‘박찬호’ 자택도 전소

3"양자컴퓨터 발언 의미는…" 젠슨 황 발언, 돌려서 지적?

4성폭행 실패하자 흉기로…도주한 20대 군인 구속

5 제주항공 사고기 음성기록장치, 충돌 4분 전부터 “저장 無”

6부부 연기가 현실로...20년 만에 재결합 “묘한 인연 느껴”

7‘탄핵 딱 질색이니까’ 노래 부르는 윤대통령 등장 ‘화들짝’

8속도가 도시를 바꿀까

9‘가짜 면허 파문’ 파키스탄 항공…‘에펠탑 여객기 충돌’ 광고 논란

실시간 뉴스

1'감기 증세랑 비슷' 조류인플루엔자 공포…캄보디아서 20대 남성 사망

2LA 산불로 88조원 손실 추정…‘박찬호’ 자택도 전소

3"양자컴퓨터 발언 의미는…" 젠슨 황 발언, 돌려서 지적?

4성폭행 실패하자 흉기로…도주한 20대 군인 구속

5 제주항공 사고기 음성기록장치, 충돌 4분 전부터 “저장 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