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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다가온다...‘역대 최고’ 제수용품 물가 직접 살펴보니 [가봤어요]

과일·채소류는 하락세, 소비자 반응은 “글쎄요”
축산물값 ‘천정부지’...‘할인행사’로 소비자 심리 안정

이모씨(65)가 설 연휴를 앞두고 제수용품을 구매하기 위해 사과, 배, 감 등 몇 가지 품목을 담은 카트. 김서현 기자

[이코노미스트 김서현 기자] “재료를 집었다가도 다시 놔버려요. 워낙 가격이 올라서 하나 사기에도 지갑 열기가 어려워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설 차례상 물가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설 연휴를 앞두고 제수용품 비용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 16일 오전 설 제수용품 쇼핑에 나선 사람들을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직접 만나봤다. 이날 마트는 설 연휴를 나흘 가량 앞둔 시점으로, 일상 먹거리와 제수용품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이리저리 섞인 모습이었다. 

식료품 매장 입구에는 각종 선물세트가 자리하고 있었다. ‘설레는 그날’이라는 슬로건 아래 오는 17일까지 선물세트 배송을 접수 받는다는 내용의 배너가 펄럭였다. 스팸, 꿀, 지역특산품 등이 정갈하게 진열돼 눈길을 사로잡는 일명 ‘유혹의 골목’을 지나면 과일, 채소류가 한데 모여 있는 과·채존에 다다르게 된다. 

과일류 ‘단골상품’인 사과, 배가 가판대에 놓여있는 모습. 3개입 기준 각각 9900원, 15920원이다. 김서현 기자

과일류는 지난해 재배면적이 늘며 생산량이 증가해 가격이 하락했는데, 올해에도 기상 여건 등 생육 환경이 좋았다. 한국물가정보에서도 올해 과일류 사과(3개), 배(3개)의 값을 각각 지난해(1만5920원, 1만7790원)보다 약 10% 하락한 1만4290원, 1만5870원으로 추정했다.

정부가 시행하는 농축산물 할인 행사인 ‘대한민국, 농활갑시다!’도 가격 완화에 한몫했다. 이 행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타격을 입은 농가와 외식, 농촌 관광업계를 지원하는 취지로 농식품부의 추가경정예산 재원을 활용한 캠페인이다. 롯데마트 판매 파트장을 맡고 있는 A씨는 “해당 행사가 진행되면서 과일류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안에 설맞이 배너가 달려있는 모습. 설 연휴를 앞두고 선물세트 배송을 접수 받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서현 기자
하지만 소비자 반응이 마냥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최근 가격이 하락했다 해도 소비자에게는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이날 제수용품 구매를 위해 롯데마트를 찾은 이모씨(65)는 “고작 사과 3개가 만원에 달하고, 배 3개에 1만5000원이나 한다”며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는지는 몰라도 과일값 자체가 비싼건 너무나 확실하다”고 한탄했다. 

바로 옆칸에 위치한 채소류로 눈을 돌려보니 시금치, 배추, 대파 등이 줄지어 놓여있었다. 채소류의 경우 전체적으로는 생산량이 늘어 지난해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무, 대파는 각각 1990원(5.29%), 3990원(33.44%)으로 올랐지만 배추가 2690원(27%), 애호박이 2680원(10.37%)으로 크게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비자 반응은 품목별로 나뉘었다. 재작년 7월부터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채소를 판매한 양모씨(60)는 가지, 호박 등을 매대에 차례차례 올리며 “값이 많이 떨어진 배추, 호박 등을 제외하고는 채솟값이 여전히 높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감자, 당근은 하나를 집고서도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여럿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나물류에서는 제철을 맞아 공급량이 증가한 시금치 가격은 내렸으나, 해마다 생산량과 작업량이 줄어들고 있는 고사리 가격이 2년 연속 올랐다. 

각 품목마다 할인행사 안내가 붙어있는 축산물 인기 코너의 모습. 김서현 기자

매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축산물은 가격이 또 올랐다.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해 사룟값이 오른 것과 유가 급등으로 인한 축사 관리 비용 증가 등이 그 요인으로 분석된다. 

12년째 축산물을 판매해온 B씨는 “축산물 가격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15% 정도 올랐다”며 “부위 중에서는 국거리로 소비되는 설깃살이 가장 많이 나가는데, 해당 부위를 중심으로 할인 행사를 많이 진행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행사 안내가 붙은 판매대 앞에 유독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행사 덕분인지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양호했다. 이씨는 “제수용품을 구매할 때 롯데마트뿐만 아니라 용산아이파크몰, 이마트 등 다양한 장소에서 품목을 구매하는데, 이곳에서는 축산물을 주로 구매하는 편”이라며 “품질이 괜찮고, 추가할인이 다양하게 들어가서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수산물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다수 품목이 지난해 대비 가격 변동이 크게 없었고, 밀가루나 식용유의 상승세에 이어 이를 원재료로 만들어지는 약과, 산자 등 과자류 품목도 함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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