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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M 맥주로 코로나도 뚫었다"...삼성이 선택한 이 브루어리 [이코노 인터뷰]

경기 동두천 지역 브루어리, 동두천브루어리 정기환 대표
OEM 수제맥주 사업 도입...메타콩즈, 삼성전자 등 주문 받아
코레일유통 의뢰 수제맥주는 완판 후 새해 맞이 2차 제품 제조

정기환 동두천브루어리 대표가 1월 18일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브루어리를 오픈하고 1년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소규모 수제맥주 브루어리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새로운 사업 방향이 필요했죠. 이때 생각한 것이 기업들의 주문을 받아 제조하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수제맥주입니다. 소량이지만 기업이 원하는 맥주의 맛과 자신들만의 디자인을 넣은 제품을 제작해주죠."

평범한 은행원이었던 직장인이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고향인 경기도 동두천에서 80평 규모의 브루어리 펍을 오픈했다. 평소 애주가였던 그는 당시 맥주도 스페셜 커피처럼 개개인이 운영하는 브루어리에서 만드는 다양한 맛의 제품이 인기를 끌 시기가 올 것이라 생각하고 창업을 결심했다.

자사 브랜드 수제맥주를 제조해 소량으로 판매하던 이곳은 이제 현대백화점, 코레일유통에 이어 삼성까지 수제맥주 제조를 의뢰하는 일명 '요즘 핫한 브루어리'로 업계에서 주목 받고 있다. 지난 18일 <이코노미스트>는 정기환 동두천브루어리 대표를 서울 순화동에서 만나 동두천브루어리만의 OEM 수제맥주에 대해 물었다. 

현대百x르 챔버부터 삼성전자까지...OEM 의뢰 

동두천브루어리가 메타콩즈 의뢰를 받아 제작한 수제맥주. [사진 동두천브루어리 인스타그램 화면캡처]
정 대표가 OEM 수제맥주를 시작한 건 지난해 2월. 코로나19 장기화로 기존 자사 수제맥주 제품 판매에 한계를 느끼던 때다. 그는 매출 탈출구로 기업이 주문제작하는 OEM 수제맥주사업에 돌입했다. 당시 현대백화점과 바 브랜드인 '르 챔버'가 협업해 매장을 운영하는데 이곳에서 동두천브루어리는 자사 수제맥주를 비롯해 르 챔버만의 칵테일 맥주를 제조해 함께 판매하며 OEM 수제맥주 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5월에는 NFT기업 메타콩즈 사의 요청으로 메타공즈 수제맥주를 만들고, 지난해 7월에는 코레일유통의 의뢰로 '레츠고 에일'을 제조해 주요 역사에 위치한 편의점 스토리웨이에서 한정판으로 판매했다. 이 제품은 완판되고, 올해 초에는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이름의 코레일유통만의 두번째 맥주를 또 제조했다.

정 대표는 "처음에는 코레일의 슬로건인 '레츠코레일'을 따서 '레츠고 에일' 맥주를 제조했고, 해당 제품이 인기리에 판매되면서 올해는 흑토끼의 해를 맞이하는 기념으로 흑맥주가 추가로 제조됐다"며 "브루어리에서 다양한 수제맥주 샘플링을 기업에 보내주면 기업에서 추구하는 맛을 선택하고, 디자인 작업을 거쳐 소량의 특별 맞춤 제작맥주가 탄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동두천브루어리가 삼성전자의 의뢰를 받아 제작한 삼성맥주. [사진 동두천브루어리 인스타그램 화면캡처]
삼성 맥주는 지난해 10월 제작됐다. 이 맥주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30년 세계 1위를 기념하며 임직원 전용 제품으로 제작됐다. 맥주는 메모리사업부 행사가 가을에 열리는 것을 감안해 가을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IPA맥주로 제작됐다. 정 대표는 "삼성맥주는 메모리사업부 임직원용으로 처음 6000캔이 제작됐고, 추후 2000캔이 추가로 주문제작 의뢰가 들어와 더 제조됐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미생물 관리...'깨끗한 맛' 자부

정 대표는 OEM 수제맥주뿐 아니라, 자사 브랜드 맥주 맛에 대한 자신감도 강조했다. 동두천브루어리가 추구하는 맥주는 맥아와 효모에 집중하는 '독일 맥주' 스타일. 정 대표는 "홉과 과즙향이 많이 나는 미국식 맥주보다는 맥주 본연의 맛인 맥아에 집중하는 독일식 맥주를 지향한다"며 "물론 IPA맥주 등도 제조하지만, 라거나 밀맥주, 흑맥주를 주력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생물 관리에도 자부심이 있었다. 정 대표는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브루어리는 미생물 관리 시스템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동두천브루어리는 제품 출고 전에 네 번의 미생물 검사를 진행한다"며 "특히 유산균이 있음 맥주에 신맛이 나기 때문에 맥주에 유산균을 없애는 작업을 철저하게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정 대표는 "이 때문인지 '맥주의 맛이 깨끗하다'는 반응이 많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기환 동두천브루어리 대표가 1월18일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동두천에 브루어리 펍을 운영하고 7종의 자사 수제맥주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동두천부르어리는 매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맥주 납품하는 곳은 전국 20여곳이고 최근엔 동두천에 위치한 미군부대 펍에도 제품 납품을 시작했다. 여기에 OEM 수제맥주 사업을 도입하면서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출액은 30% 가까이 뛰었다. 

정 대표의 목표는 '동두천맥주를 동두천에 방문하면 꼭 먹어야할 맥주'라는 인식을 대중에게 심는 것. 정 대표는 "동두천에 위치한 산인 소요산 이름을 따서 '소요산 알트'라는 맥주를 만들 만큼 동두천브루어리가 지역 브루어리 역할을 했음 좋겠다"며 "해외 여행을 가면 그 지역 맥주를 마시듯, 사람들이 동두천에 방문하면 꼭 마시고 가야하는 맥주, 동두천하면 생각나는 맥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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