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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진 계열사 ‘떼고 붙이고’…식품오너 ‘3세’ 승계 앞날은

[식품名家 ‘키맨’이 바뀐다]③ 지배구조 개편 속도
오너 3세, 경영 보폭 넓히고 승계 변수 제거 목적
지주사 전환 기업도 늘어날 전망…ESG 경영 화두

오뚜기 대풍공장 전경. [사진 오뚜기]
[이코노미스트 김설아 기자] 식품가 오너 3세가 경영 전면에 속속 나서면서 3세 경영 시대가 열리고 있다. 다만 아직 승계 작업 완수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이 아직 30대로 젊고 경영능력 검증이 더 필요한 시점인 데다 지분을 증여 또는 상속받기 위해선 막대한 재원이 필요해서다.

재계에선 식품가 오너 3세들이 경영 전면에 등장한 것을 두고 경영 안정화와 승계를 위한 물밑 작업 목적이 크다고 해석하고 있다. 저마다 위치와 처한 상황이 다르지만 최대한 세금을 적게 내면서 지분을 확보하고 적절한 시기에 가업을 물려받는 게 이들과 기업의 공통된 고민이다. 

재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 농심, 오리온 등을 비롯해 최근 젊은 오너 3세가 경영 전면에 빠르게 등장하는 추세”라며 “오너 3세가 경영 보폭을 넓히면서 내부 입지를 넓히고 승계 변수를 사전에 제거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연장선상에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유통기업 중에서도 식품기업은 그동안 기업 쪼개기나 분사로 가족 회사나 계열사와 관계를 맺는 등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편법 지원 문제가 종종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오뚜기는 지난해 쪼개져 있던 계열사를 흡수했다. 관계사인 오뚜기라면지주와 종속회사인 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를 흡수합병하면서 상장사인 조흥을 제외한 모든 관계회사를 100% 자회사로 재편했다. 동원산업도 지난해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을 마무리하고 동원그룹의 지주회사가 됐다. 

업계에선 오뚜기가 지배구조 개편으로 오너 일가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승계를 위한 초석 다지기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리스크도 털어냈다. 동원과 오뚜기는 한 때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관련 지적이 제기된 바 있지만 이번 합병으로 이 같은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계열사간 상호출자 관계도 해소됐다. 

다른 식품기업들도 계열사를 떼고 붙이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승계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모양새다. 지배구조가 복잡하고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변화에 더 적극적이다.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기업도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 역시 순환식 지배구조가 아닌 지주사 체제로 기업을 오너가 직접 경영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지주사체제로 전환되면 지주사에 대한 지분이 적은 오너가 계열사 지분으로 우회적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것을 막고 대주주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세금 부담에 대한 문제가 남지만 3세 입장에선 부친이 보유한 지주사 지분만 물려받으면 승계가 끝난다.

김대종 세종대(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은 대부분 3세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게 하거나 계열사 쪼개기를 통해 지분을 나눠주는 방식을 승계에 활용해 왔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만큼 지속가능성을 전제로 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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