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진 계열사 ‘떼고 붙이고’…식품오너 ‘3세’ 승계 앞날은
[식품名家 ‘키맨’이 바뀐다]③ 지배구조 개편 속도
오너 3세, 경영 보폭 넓히고 승계 변수 제거 목적
지주사 전환 기업도 늘어날 전망…ESG 경영 화두

재계에선 식품가 오너 3세들이 경영 전면에 등장한 것을 두고 경영 안정화와 승계를 위한 물밑 작업 목적이 크다고 해석하고 있다. 저마다 위치와 처한 상황이 다르지만 최대한 세금을 적게 내면서 지분을 확보하고 적절한 시기에 가업을 물려받는 게 이들과 기업의 공통된 고민이다.
재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 농심, 오리온 등을 비롯해 최근 젊은 오너 3세가 경영 전면에 빠르게 등장하는 추세”라며 “오너 3세가 경영 보폭을 넓히면서 내부 입지를 넓히고 승계 변수를 사전에 제거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연장선상에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유통기업 중에서도 식품기업은 그동안 기업 쪼개기나 분사로 가족 회사나 계열사와 관계를 맺는 등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편법 지원 문제가 종종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선 오뚜기가 지배구조 개편으로 오너 일가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승계를 위한 초석 다지기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리스크도 털어냈다. 동원과 오뚜기는 한 때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관련 지적이 제기된 바 있지만 이번 합병으로 이 같은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계열사간 상호출자 관계도 해소됐다.
다른 식품기업들도 계열사를 떼고 붙이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승계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모양새다. 지배구조가 복잡하고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변화에 더 적극적이다.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기업도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 역시 순환식 지배구조가 아닌 지주사 체제로 기업을 오너가 직접 경영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지주사체제로 전환되면 지주사에 대한 지분이 적은 오너가 계열사 지분으로 우회적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것을 막고 대주주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세금 부담에 대한 문제가 남지만 3세 입장에선 부친이 보유한 지주사 지분만 물려받으면 승계가 끝난다.
김대종 세종대(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은 대부분 3세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게 하거나 계열사 쪼개기를 통해 지분을 나눠주는 방식을 승계에 활용해 왔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만큼 지속가능성을 전제로 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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