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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본질에 집중”…방점은 ‘위기 극복’[기업인 말말말]

한종희 “위기 극복 비결은 본질에 집중한다는 진리”
올해 초 CES서도 “본질에 충실” 강조
주가 하락‧실적 부진에 따른 주주 달래기 해석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의장 인사말을 하는 모습.[사진 삼성전자]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본질’을 강조했다. 지난 15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어려운 환경에서 위기를 극복해 온 비결은 본질에 집중한다는 진리였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앞으로도 기술을 통해 고객이 더욱 풍요로운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 2023’ 기자간담회에서도 “본질에 충실하겠다”고 했었다. 그는 “위기에 대응하는 건 이미 체질화됐다”며 “기술 혁신으로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본질에 충실해 불확실성이 높은 대외 환경을 도전의 기회로 삼고 끊임없이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종희 부회장이 강조한 ‘본질’의 의미보다 그 앞에 언급된 ‘위기’라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해석한다. 삼성전자 주주들이 우려하는 지금의 삼성전자가 그만큼 불안하다는 것이다.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한 부회장의 말은 이런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이냐는 주주들의 물음에 대한 대답이라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글로벌 반도체 시장 침체로 고전해왔다. 특히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위축되면서 실적도 급격히 나빠졌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4조306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8.95% 감소했다. 매출액은 70조4646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실속은 챙기지 못했다.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약 2700억원에 그쳤는데, 이는 2021년 4분기 영업이익의 3% 수준이다. 그동안 반도체 사업이 삼성전자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기’라는 평가가 그냥 나온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문제는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 시장 상황이 개선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반기에는 나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마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본격 하락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가 지난 2년간 쌓아온 영업실적 및 재무 여력이 다소 감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위축되면서 단기적으로 경영환경이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도 곤두박질했다. 2021년 초 10만원을 넘보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5만 원 선까지 떨어지면서 ‘6만전자’도 위태롭다는 주주들의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주주환원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2022년 기준으로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라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경기도 용인시에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클러스터에는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하고 소재·부품·장비 기업,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등 150곳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단일 반도체 산업단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간접 생산유발 효과는 약 400조원, 고용유발 효과는 160만명 수준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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