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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주주 앞에 선 서정진…“바이오시밀러는 캐시카우, 신약서 매출 낼 것”

바이오시밀러는 ‘캐시카우’…신약서 매출 40% 올릴 것
그룹 총수가 위기 대응할 때…“위기에서 기회 만들어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사진 셀트리온]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경영 일선에 돌아온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2년 만에 주주 앞에 섰다. 그가 ‘소방수’로 뛸 수밖에 없는 대내외 경영 환경과,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셀트리온의 사업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28일 인천 연수구에 있는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의 제32기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 서 회장은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기업이 아니”라며 “바이오시밀러는 캐시카우로 삼아 매출의 60%를 올리고, 나머지 40%는 신약에서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서 회장은 “이중항체와 메신저 리보핵산(mRNA), 항체-약물 중합체(ADC) 등 차세대 치료제라고 할 수 있는 영역의 후보물질과 플랫폼을 모두 내재화할 계획”이라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만큼 셀트리온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겠다”고 했다.
 
이날 정기주총이 열린 회의장엔 일부 주주들의 고성과 함성, 박수 소리가 엇갈렸다. 서 회장은 정기주총이 열리기 전 현장 참석한 주주들 앞에 직접 나서 여러 번 “사과드린다”는 말을 반복했다. 주가 하락의 책임을 지고 일부 경영진이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거나 자사주를 소각해야 한다고 주장한 일부 주주들에겐 “나 또한 주주”라며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단 한주도 팔지 않았고, 자사주 소각 등으로 처분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서 회장은 “주총 전 주주들 앞에 나선 건 주가 하락으로 아픔을 겪는 주주들에게 사과하고 그룹 총수로서 열심히 하겠다는 약속을 하기 위해서”라며 “태풍이 불 때 가장 노련한 선장이 나서야 하는 만큼 최선의 성과를 내기 위해 직원과 함께 뛰고 현장 경영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서 회장은 올해 초 북미와 유럽 지역 등 27개 국가를 직접 찾아 현지 생산시설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는 “기업 매출의 85%를 북미와 유럽에서 올리고 있는 만큼 현지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을 직접 찾고 현장을 점검했다”고 했다.
 
서 회장은 풍부한 현금 보유고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경영 활동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대내외 환경은 위기이지만 기업과 공동 연구개발(R&D)을 추진하는 한편 사업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은 적극적으로 인수해 기회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인수합병(M&A)과 관련해서 서 회장은 “현재는 현금 면에서 여유가 있는 만큼 경영 전략을 관철할 시기”라며 “올해 상반기에는 M&A를 추진할 기업을 찾아보고, 연말이나 그 이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생각”이라고 했다.
 
서 회장은 일부에서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소각을 요구한 데 대해선 “M&A를 앞둔 만큼 자사주 소각은 주식 스와핑(stock swapping) 등을 위해 남겨둘 것”이라고 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합병과 관련해선 “올해 7월까지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면서도 “금융시장이 안정돼야 하는데, 이르면 연말에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정기주총에선 ▲제32기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 등의 안건이 원안대로 승인됐다. 서 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과 기우성 부회장, 이혁재 경영지원부문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도 원안대로 의결됐다. 이사회가 이를 승인하면 서 회장은 두 아들과 앞으로 공동의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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