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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우리는 ‘공격형’, KB·하나는 ‘안정형’

[새판 깔린 금융전쟁] ① 신한금융은 진옥동號·우리금융은 임종룡號 닻 올려
진 회장 “안정적 성과에 머무르지 않겠다”…임 회장 “증권사 매물 노린다”
안정적 지배구조 갖춘 KB·하나, 내실화·상생금융 강조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신한지주(055550)와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새로운 수장을 맞으면서 리딩금융지주 타이틀 탈환 경쟁의 새판이 깔리고 있다. 두 지주사가 영업 확장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KB금융(105560)과 하나금융지주(086790)는 글로벌 은행권 위기 확산에 대비한 내부통제 강화와 상생금융을 강조하고 있다. 

상식 깨온 진옥동 회장, 비금융 강화 예상

올해부터 신한금융을 새롭게 이끌게 된 진옥동 회장은 3월 23일 취임사에서 “신한금융은 끊임없이 도전하며 ‘최초’라는 수식어를 차지해 왔다”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혁신의 DNA를 지켜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방식으로 안정적 성과를 거두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금융업 이상의 금융을 개척하자”며 기존의 상식과 틀을 깨 모든 분야에 녹아들어가는 금융의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진 회장이 이끄는 신한금융은 은행과 보험, 카드 등 기존 산업에만 집중하는 것을 넘어 비금융 산업에까지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장 재임 시절부터 금융혁신을 이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한은행이 은행권 첫 배달앱 ‘땡겨요’로 비금융 서비스에 도전해 약 1년 만에 성과를 만들어낸 것도 진 회장의 행장 시절 성과다. 

진옥동 신한금융 신임 회장과, 조용병 전 회장이 3월 23일 신한금융 깃발을 들고 있다. [사진 신한금융]

신한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정식 출시한 땡겨요는 같은해 12월 말 기준으로 가입자 수 165만명, 참여 가맹점 수 6만여개를 달성했다. 데이터앤리서치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땡겨요는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 6곳 중 관심도와 시장점유율에서 배달특급과 위메프오를 밀어내고 4위를 차지했다. 데이터앤리서치 관계자는 “땡겨요 앱이 론칭 1년도 안 돼 급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이 새로운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이미 조용병 전 회장 시절 적극적인 비은행 계열사의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조 전 회장은 회장 임기 6년 동안 다양한 금융사를 인수했다. 2019년에는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을 인수해 2021년 7월 신한생명과 합병했고, 이 외에도 아시아신탁 인수 후 신한자산신탁 출범, 신한자산운용 잔여 지분 인수 등으로 사실상 전 금융권을 아우르는 그룹 체제를 만들었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면서 현재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 내 외국계은행 1위의 입지를 다졌다. 이를 바탕으로 신한금융의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은 4조64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다. 4조1732억원을 기록한 KB금융을 따돌리고 리딩금융 타이틀을 얻었다. 

우리금융, 증권사 인수 시 업계 판도 바뀐다

신한금융 다음으로 관심을 받는 곳은 우리금융이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제 9대 우리금융 회장에 취임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기업 문화 개선을 강조했다. 그는 3월 24일 취임사를 통해 “조직에 부족하거나 잘못된 관행이 있는 분야는 과감한 혁신을 지속하겠다”며 “분열과 반목의 정서, 낡고 답답한 업무 관행,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 등 음지의 문화는 이제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신임 회장이 3월 24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으로 출근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우리은행이 과거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합병으로 각 은행 출신 사이에 힘겨루기가 내부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새로운 기업문화 정립’에 대한 의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우리금융은 새 은행장 선임에도 돌입했다.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추천위원회(자추위)는 이원덕 우리행장의 후임 행장 후보로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사장 등 4명의 롱리스트를 선정했다. 자추위는 5월 말에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특히 임 회장은 증권사, 보험사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이 2조9034억원으로 KB국민은행의 2조7283억원보다 높았다. 하나은행의 3조1117억원, 신한은행의 3조457억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우리금융이 증권사와 보험사를 가지게 되면 지주사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KB금융·하나금융, 내실 있는 지속성장에 방점

4대 금융지주 로고가 본점에 각각 걸려있다. [사진 연합뉴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안정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임기는 올해 11월 20일까지고,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기는 올해로 1년이 된 만큼 지배구조의 큰 변화를 겪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올해 1월 최대 계열사인 이승열 하나은행의 행장이 취임하는 등 계열사 대표 인사도 끝냈다. 

윤 회장은 3월 24일 열린 주총에서 지주 핵심과제로 ▲내실 성장과 회복탄력성 강화 ▲글로벌사업 및 비금융사업 성과 확대 ▲넘버원금융 플랫폼기업 ▲지속가능 경영선도 ▲개방적·창의적인 조직문화 구현 등을 제시했다. KB금융이 은행을 비롯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만큼 내실 있는 성장을 통해 수익 기반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미래 투자 재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도 최근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교훈 삼아 고객과의 신뢰 구축과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상생금융을 확대해 자산건전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함 회장은 3월 27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그룹임원간담회에 참석해 “하나금융이 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내가 먼저 앞장서겠다”며 “우리 모두가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지속가능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하나금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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