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정기선 ‘경쟁 구도’ 주목받는 이유[이코노Y]
切親의 ‘닮은 듯 다른’ 경영권 승계 ‘관심’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오너가(家) 3세이자 절친(切親)으로 알려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이조선 산업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된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김 부회장과 정 사장의 이른바 ‘경쟁 구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한화가 ‘한화오션(Hanwha OCEAN)’을 상표권으로 출원하자 HD현대는 ‘HD오션(HD OCEAN)’, ‘현대오션(HYUNDAI OCEAN)’의 상표권을 출원하는 등 ‘오션’ 상표 선점에 나서는 듯한 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재계 안팎에선 “그룹 내 세대교체를 사실상 완료한 김동관 부회장과 비교하면, 정기선 사장은 경영 전면에 나서기보단 시간을 갖고 경영권을 승계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29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는 이달 9일 한화오션(Hanwha OCEAN) 상표권을 출원했다.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 중인 한화는 사명 변경을 검토 중이다. 기존 대우조선 로고인 DSME의 D를 H로 바꾼 ‘HSME’ 사명으로 검토했다가 최근 한화오션 상표권을 출원한 것이다. 이를 두고 조선업계에선 “당초 한화가 대우조선의 글로벌 인지도 등을 고려해 대우조선의 기존 사명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사명 변경을 추진했다가, 조선 산업 이상의 의미를 담기 위해 한화오션이란 사명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화 측은 사명 변경과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공교롭게도 HD현대도 지난 15일 오션과 연관된 상표권 4개를 출원했다. HD오션, HD OCEAN, 현대오션, HYUNDAI OCEAN 등이다. HD현대 입장에선 오션이란 단어가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HD현대의 차기 총수인 정기선 사장이 제시한 비전이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이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인 CES에 참석해 “HD현대는 퓨처 빌더로서 바다의 근본적 대전환, 즉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인류 영역의 역사적 확장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성장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사장이 그리는 미래 조선 산업의 핵심 단어가 오션이란 얘기다.
한화가 대우조선 인수에 나선 이후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사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화임팩트가 HSD엔진을 인수하고, 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 인수전에 뛰어들자 “김 부회장과 정 사장이 선박 엔진 사업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화임팩트 오는 7월 1일 HSD엔진 지분 32.77%를 2269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STX중공업 매각을 중단한 이 회사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 측은 이달 안에 매각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매각이 재개되면 본입찰에 단독 참여한 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을 인수할 전망이다.
세대교체 끝낸 김동관…권오갑 회장과 손발 맞추는 정기선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사장의 경쟁 구도에 재계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이 두 사람의 경영권 승계 속도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부회장에 오른 김 부회장은 사업 재편 등을 통해 동생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과 사업 영역을 나눴고, 세대교체도 사실상 마무리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최측근이자 2인자로 불린 금춘수 한화 부회장이 이날 대표이사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김승연 회장과 한화그룹 성장을 이끈 주요 경영인들이 경영 일선에서 한 발 떨어져 김동관 부회장 체제를 지원하는 분위기다. 재계에서 “김동관 부회장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정기선 사장의 아버지이자 HD현대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복심(腹心)으로 알려진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재선임돼 향후 3년간 HD현대를 이끌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보통 전대 회장 시대의 주요 인물들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차기 총수 시대가 시작된 것으로 인식된다”며 “김동관 부회장이 주도한 태양광 사업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는 현 시점은 차기 총수로서 경영 전면에 나서는 최적의 시기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기선 사장의 경우 그룹 내에서 자신만의 뚜렷한 성과를 보여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권오갑 회장과 함께 성장을 이끈 후에 본격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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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는 이달 9일 한화오션(Hanwha OCEAN) 상표권을 출원했다.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 중인 한화는 사명 변경을 검토 중이다. 기존 대우조선 로고인 DSME의 D를 H로 바꾼 ‘HSME’ 사명으로 검토했다가 최근 한화오션 상표권을 출원한 것이다. 이를 두고 조선업계에선 “당초 한화가 대우조선의 글로벌 인지도 등을 고려해 대우조선의 기존 사명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사명 변경을 추진했다가, 조선 산업 이상의 의미를 담기 위해 한화오션이란 사명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화 측은 사명 변경과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공교롭게도 HD현대도 지난 15일 오션과 연관된 상표권 4개를 출원했다. HD오션, HD OCEAN, 현대오션, HYUNDAI OCEAN 등이다. HD현대 입장에선 오션이란 단어가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HD현대의 차기 총수인 정기선 사장이 제시한 비전이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이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인 CES에 참석해 “HD현대는 퓨처 빌더로서 바다의 근본적 대전환, 즉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인류 영역의 역사적 확장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성장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사장이 그리는 미래 조선 산업의 핵심 단어가 오션이란 얘기다.
한화가 대우조선 인수에 나선 이후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사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화임팩트가 HSD엔진을 인수하고, 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 인수전에 뛰어들자 “김 부회장과 정 사장이 선박 엔진 사업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화임팩트 오는 7월 1일 HSD엔진 지분 32.77%를 2269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STX중공업 매각을 중단한 이 회사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 측은 이달 안에 매각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매각이 재개되면 본입찰에 단독 참여한 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을 인수할 전망이다.
세대교체 끝낸 김동관…권오갑 회장과 손발 맞추는 정기선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사장의 경쟁 구도에 재계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이 두 사람의 경영권 승계 속도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부회장에 오른 김 부회장은 사업 재편 등을 통해 동생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과 사업 영역을 나눴고, 세대교체도 사실상 마무리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최측근이자 2인자로 불린 금춘수 한화 부회장이 이날 대표이사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김승연 회장과 한화그룹 성장을 이끈 주요 경영인들이 경영 일선에서 한 발 떨어져 김동관 부회장 체제를 지원하는 분위기다. 재계에서 “김동관 부회장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정기선 사장의 아버지이자 HD현대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복심(腹心)으로 알려진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재선임돼 향후 3년간 HD현대를 이끌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보통 전대 회장 시대의 주요 인물들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차기 총수 시대가 시작된 것으로 인식된다”며 “김동관 부회장이 주도한 태양광 사업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는 현 시점은 차기 총수로서 경영 전면에 나서는 최적의 시기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기선 사장의 경우 그룹 내에서 자신만의 뚜렷한 성과를 보여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권오갑 회장과 함께 성장을 이끈 후에 본격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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