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찾자"…2차전지 테마에 M&A 활발
[반도체 이을 K산업 2차전지]①
미래 산업 ‘2차전지’에 쏠리는 기업 관심
올해 M&A 관심 업종으로 2차전지 등 꼽혀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2차전지가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주요 테마로 부상하고 있다. 미래 성장산업으로 꼽히면서 기업들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2차 전지 관련 기업 M&A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전세계가 탄소중립을 목표로 내연기관차 보급을 줄이고 전기차 확대를 추진하면서 전기차의 핵심인 2차전지 기업의 몸값도 높아지는 추세다.
미래산업 ‘2차전지’에 너도나도 사업 확장
삼일PwC경영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글로벌 M&A 트렌드’에 따르면 M&A는 경제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둔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역설적으로 매력적인 기업 인수를 하기에 최적의 시기이기도 하다.
PwC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경기둔화기에도 불구하고 M&A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경기둔화 시기에는 디지털화·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메가 트렌드에 맞는 비즈니스로의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관심 업종으로는 2차전지를 포함해 소재·부품·장비, 바이오헬스케어 등을 꼽았다. 이러한 분석에 따라 기업 M&A 시장에서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2차전지 테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배터리소재 부문 강화를 위해 지난 3월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3.5%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출범시켰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국내 동박 제조업체로 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연간 6만톤의 동박을 생산 중에 있다. 동박은 2차전지 핵심 소재 중 하나다. 롯데의 화학군 중 하나인 롯데알미늄은 2차전지용 양극박 생산 기업으로 생산규모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롯데는 2차전지 소재들의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완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모빌리티와 지속가능성을 포함한 4가지 신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롯데 화학군을 필두로 글로벌 배터리 소재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지난 4월에는 4대 시중은행과 손잡고 2차전지 소재와 바이오 등 미래 핵심 사업 육성을 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5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약속 받았다.
한솔제지가 4년만에 M&A 시장에서 대보마그네틱 인수를 추진 중인 것도 2차전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대보마그네틱은 배터리 전자석탈철기(EMF)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업으로 원료가 되는 물질들 속에서 비철금속을 제거하는 탈철장비를 제조한다. 탈철작업은 2차전지 제조에 필수적인 공정으로, 대보마그네틱은 장비와 소재 모두에 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이 성장성이 높게 평가된다.
한솔제지의 주력 사업인 제지업과 2차전지는 큰 연관점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업계에선 제지업의 비(非)제지업으로의 사업 다각화는 예측가능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제지업은 그 특성상 외부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종이의 원료가 되는 펄프 가격과 운송비, 환율 등에 따라 실적에도 큰 변동이 생기는 양상을 보인다. 한솔제지는 실제 지난 2021년 글로벌 물류 대란 때에도 운임비 상승으로 인해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를 겪었다.
최근엔 한국과 일본의 대기업이 사모펀드(PEF)와 손잡고 2차전지 소재 기업에 투자하는 이례적인 사례도 등장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JKL파트너스, 도요타쯔우쇼는 지난 1월 삼아알미늄에 총 1253억원을 공동투자했다. 삼아알미늄은 국내 알루미늄박 선발주자로 자리매김해 전기차 투자 활성화 시기에 맞춰 매출이 크게 성장한 기업이다. 삼아알미늄은 전기차에 활용할 수 있는 LIB 양극집전제용 알루미늄 호일을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알루미늄박은 2차전지 양극재에 쓰이는 소재로 알루미늄을 얇게 펴서 만든 막을 말한다. 알루미늄박의 2차전지 탑재비율은 1.8%에 불과해 그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2차전지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소재이기에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 따라서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도 하다. 이처럼 대기업과 PEF가 신사업에 공동 투자하는 등의 사례가 등장하면서 M&A 시장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 타고 날아오르는 2차전지
2차전지가 각광받는 것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미래산업으로 손꼽히는 전기차 시장이 점차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생산 업체는 2차전지를 소비하는 가장 큰 고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 전환에 주력하며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전통적인 완성차 기업이 아니더라도 쉽게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업계이기도 해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지난 12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예측했다. 전기차용 2차전지 시장 규모가 올해 1210억달러(약 160조원)에서 2035년 6160억달러(약 815조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더해 최근 미국 정부는 오는 2032년까지 자국 판매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대체할 방침이라고 발표해 국내 2차전지 업계에 청신호로 작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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