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힘겨운 12조원 상속세 마련…대출만 4조원, 주식도 매각
주식담보로 4조원 대출…오른 금리에 연 이자만 2000억원
연부연납으로 매년 2조원 납부 추정…상속세수 25% 해당
3년 내 남은 상속세 6조원 납부해야…미술품은 국가 기부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삼성 오너 일가가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남긴 유산에 대한 상속세 마련을 위해 분주하다. 최근 대규모 대출을 받고, 계열사 일부 주식을 매각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전 관장·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최근 2조원에 달하는 주식담보 대출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홍라희 전 관장 1조4000억원 ▲이부진 사장 5170억원 ▲이서현 이사장 1900억원이다. 여기에 기존 대출까지 합하면 세 사람은 총 4조781억원에 달하는 주식담보 대출을 받았다.
세 사람이 이에 따라 감당해야 할 이자도 상당하다. 유족이 진행한 주식담보 대출의 금리는 5%대로 전해진다. 연간 2000억원 이상이 이자로 나가는 셈이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은 약 20조원에 달하는 계열사 주식을 아내와 자녀들에게 남겼다. ▲삼성전자 2억5000만주 ▲삼성생명 4200만주 ▲삼성물산 543만주 ▲삼성SDS 9700주 등이다. 이에 대한 상속세는 12조원으로, 역대 최대다.
삼성 오너 일가는 상속세를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분할 납부 중이다. 업계에선 약 6조원을 납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향후 3년간 6조원을 더 납부해야하는 셈이다. 연부연납에 따른 가산금도 부과된다.
유족들은 이 같은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의 주식 일부도 매각했다. 홍라희 전 관장은 삼성전자 주식 약 2000만주를, 이부진 사장은 삼성SDS 주식 약 150만주, 이서현 이사장은 삼성SDS 주식 약 300만주와 삼성생명 주식 약 350만주를 각각 팔았다. 이서현 사장의 경우 보유하고 있던 삼성SDS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삼성 오너 일가는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국내 기업에선 처음으로 3자 신탁 처리를 통해 지분을 처리했다. 이를 통해 고가 매각이나 특혜 등의 논란을 차단했다. 홍라희 전 관장은 지난해 3월 시장가 대비 2.4% 낮은 금액에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했다. 이부진 시장과 이서현 이사장도 삼성SDS 지분을 시가 대비 1.8% 낮은 금액으로 팔았다.
유족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도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미술품들을 국가에 기증했다. 미술품 매각을 통한 상속세 마련보다 국민과 함께 향유하는 행보를 보인 셈이다. 이건희 컬렉션의 가치는 최대 10조원에 달한다는 추정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 오너 일가는 매년 2조원 규모의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다. 이는 국가 전체 상속세수의 25% 수준에 해당한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28일 서울 지하철 9호선 일부구간 '경고 파업' 철회
2‘하늘길도 꽁꽁’ 대설에 항공기 150편 결항
3‘이재명 아파트’도 재건축된다…1기 선도지구 발표
4코스피로 이사준비…에코프로비엠, 이전상장 예비심사 신청
5‘3000억원대 횡령’ 경남은행 중징계….“기존 고객 피해 없어”
6수능 2개 틀려도 서울대 의대 어려워…만점자 10명 안팎 예상
7중부내륙철도 충주-문경 구간 개통..."문경서 수도권까지 90분 걸려"
8경북 서남권에 초대형 복합레저형 관광단지 들어서
9LIG넥스원, 경북 구미에 최첨단 소나 시험시설 준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