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돌 맞은 한은…이창용 총재 "앞으로 1년, 변화 절실"
"지난 1년, 금융시장 불안 위기 극복" 강조한 이 총재
'내부경영과 정책' 변화 필요 주문...비은행 정책 강화 예고
'법고창신' 자세로 한은의 '새 전통 만들자' 다짐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창립 73주년을 맞아 향후 1년간 내부경영, 정책 측면에 있어서 '변화가 절실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며 '비은행 부문 정책 강화를 위해 필요하면 제도개선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자세로 '기존 한은만의 업적을 살리면서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나가자'라고 주문했다.
12일 이창용 총재는 한은 본관에서 열린 창립 73주년 기념식에서 "총재로 부임해 1년을 보내고 난 후 맞이하는 창립기념일인 만큼,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된다"며 지난 1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주요국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7월 6.3%까지 높아졌다"며 "이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5%까지 인상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했고, 다행스럽게 물가오름세는 지난달 3.3%까지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기조적 물가흐름을 나타내는 근원인플레이션은 아직 더디게 둔화되고 있어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를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리고 미 연준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책을 더욱 정교하게 운용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여러분이 잘 기억하듯이 작년 하반기에는 미 연준이 금리인상 기조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고, 설상가상으로 레고랜드 사태가 겹치면서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이 심화됐다"며 "이에 한국은행은 정부·감독당국과의 긴밀한 정책 공조를 통해 적극적으로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였고, 위기 극복에 일익을 담당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 과정에서 튼튼한 은행 부문이 큰 버팀목 역할을 해줬다'고 특별히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또 내부경영 측면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많은 논의를 통해 마련한 '경영인사 혁신방안'을 속도감 있게 도입한 가운데, 토론문화 확산, 자료공유 확대 등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도 시작했다"며 "여러분의 협조 덕에 '한은사' 이미지에서 탈피해 '시끄러운 한은'을 향한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급여 문제나 권한의 하부위임, 워크 다이어트 등과 관련해서는 아직 그 성과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사안들인 만큼 앞으로도 개선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은이 정책과 내부경영 모두에서 발전적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향후 1년간은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변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은행 뿐만 아니라 비은행 금융기관 대상 정책연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은행의 주된 정책대상은 은행이었지만 비은행 금융기관의 수신 비중이 이미 2000년대 들어 은행을 넘어섰고 한은금융망을 통한 결제액 비중도 지속적으로 커져왔다"며 "비은행의 중요도와 시스템의 복잡성이 증대되었기에 은행만을 대상으로 해서는 국민경제 전체의 금융안정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권이 없다는 이유로 이 문제를 방치할 수는 없다"며 "감독기관과의 정책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필요하다면 제도개선을 통해서라도 금융안정 목표 달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새로운 대외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 관리 수단의 유효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까지는 기조적인 경상수지 흑자로 국외부문으로부터 대규모 유동성이 계속 공급되어 왔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유동성 관리 또한 이를 흡수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어 운용되어 왔다"며 "그러나 대내외 경제구조가 달라지면서 경상수지 기조는 물론 적정 유동성 규모 등이 변화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따라서 유동성 조절도 흡수 일변도에서 벗어나 평상시에도 탄력적으로 유동성 공급이 가능하도록 제도나 운영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내부경영 변화 부문과 관련해 이 총재는 직무 권한을 보다 실질적으로 위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행은 지난 수십 년간 최고 수준의 인재를 손쉽게 불러 모을 수 있었지만 민간부문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우수 인재 확보에 대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며 "이제는 우수한 인재를 뽑는 노력 이상으로 들어온 직원을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양성하는 방향으로 인사정책도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하위 직급에서부터 주요 결정을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도록 직무 권한을 실제적으로 하부위임해야 한다"며 "또한 소수에게 권한과 책임이 집중되고 총재만이 한국은행을 대표해 왔던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는 말이 있다"며 "과거 우리 선배들께서 쌓아온 업적 위에 새로운 전통을 만들면서 한국은행의 위상을 높여 나갑시다. 특히 젊은 직원들이 그 변화의 한 가운데 우뚝 서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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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자세로 '기존 한은만의 업적을 살리면서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나가자'라고 주문했다.
12일 이창용 총재는 한은 본관에서 열린 창립 73주년 기념식에서 "총재로 부임해 1년을 보내고 난 후 맞이하는 창립기념일인 만큼,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된다"며 지난 1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주요국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7월 6.3%까지 높아졌다"며 "이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5%까지 인상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했고, 다행스럽게 물가오름세는 지난달 3.3%까지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기조적 물가흐름을 나타내는 근원인플레이션은 아직 더디게 둔화되고 있어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를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리고 미 연준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책을 더욱 정교하게 운용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여러분이 잘 기억하듯이 작년 하반기에는 미 연준이 금리인상 기조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고, 설상가상으로 레고랜드 사태가 겹치면서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이 심화됐다"며 "이에 한국은행은 정부·감독당국과의 긴밀한 정책 공조를 통해 적극적으로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였고, 위기 극복에 일익을 담당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 과정에서 튼튼한 은행 부문이 큰 버팀목 역할을 해줬다'고 특별히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또 내부경영 측면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많은 논의를 통해 마련한 '경영인사 혁신방안'을 속도감 있게 도입한 가운데, 토론문화 확산, 자료공유 확대 등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도 시작했다"며 "여러분의 협조 덕에 '한은사' 이미지에서 탈피해 '시끄러운 한은'을 향한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급여 문제나 권한의 하부위임, 워크 다이어트 등과 관련해서는 아직 그 성과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사안들인 만큼 앞으로도 개선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은이 정책과 내부경영 모두에서 발전적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향후 1년간은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변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은행 뿐만 아니라 비은행 금융기관 대상 정책연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은행의 주된 정책대상은 은행이었지만 비은행 금융기관의 수신 비중이 이미 2000년대 들어 은행을 넘어섰고 한은금융망을 통한 결제액 비중도 지속적으로 커져왔다"며 "비은행의 중요도와 시스템의 복잡성이 증대되었기에 은행만을 대상으로 해서는 국민경제 전체의 금융안정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권이 없다는 이유로 이 문제를 방치할 수는 없다"며 "감독기관과의 정책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필요하다면 제도개선을 통해서라도 금융안정 목표 달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새로운 대외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 관리 수단의 유효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까지는 기조적인 경상수지 흑자로 국외부문으로부터 대규모 유동성이 계속 공급되어 왔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유동성 관리 또한 이를 흡수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어 운용되어 왔다"며 "그러나 대내외 경제구조가 달라지면서 경상수지 기조는 물론 적정 유동성 규모 등이 변화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따라서 유동성 조절도 흡수 일변도에서 벗어나 평상시에도 탄력적으로 유동성 공급이 가능하도록 제도나 운영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내부경영 변화 부문과 관련해 이 총재는 직무 권한을 보다 실질적으로 위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행은 지난 수십 년간 최고 수준의 인재를 손쉽게 불러 모을 수 있었지만 민간부문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우수 인재 확보에 대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며 "이제는 우수한 인재를 뽑는 노력 이상으로 들어온 직원을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양성하는 방향으로 인사정책도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하위 직급에서부터 주요 결정을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도록 직무 권한을 실제적으로 하부위임해야 한다"며 "또한 소수에게 권한과 책임이 집중되고 총재만이 한국은행을 대표해 왔던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는 말이 있다"며 "과거 우리 선배들께서 쌓아온 업적 위에 새로운 전통을 만들면서 한국은행의 위상을 높여 나갑시다. 특히 젊은 직원들이 그 변화의 한 가운데 우뚝 서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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