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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뚫린 판호…중국 시장 성공 가능성은?

[중국 판호에 울고 웃는 게임사들]②
서브컬쳐 장르 성공 가능성 높아
한국 웹툰 IP 기반 게임 흥행 가능성 높아져

블루 아카이브 중국 버전 이미지 [사진 넥슨게임즈]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중국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판호 발급을 재개하면서 국내 게임들의 중국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과거와 비교해 높아진 중국 시장 문턱을 안정적으로 넘어설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의 판호 발급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주요 근거는 마이너스로 떨어진 중국 게임 시장 성장률이다. 2022년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2660억위안(51조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중국 게임시장의 역성장은 모바일게임이 본격 성장하기 시작한 2010년대 이후로는 처음 발생한 일이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게임 시장의 역성장은 모바일게임 시장의 둔화에 기인한다. 아울러 모바일게임 시장의 급격한 둔화를 이끄는 것은 판호 발급 감소에 따른 신작 공급 부족”이라며 “2018년부터 급감하기 시작한 연간 판호 수는 2021년 755개에 이어 2022년 512개까지 감소했다. 이는 2016~2020년 연평균 3700개 수준에 턱없이 모자란 수치”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이 외자판호를 허용해 준 게임사들이 국내 매출 Top 5안에 들어가는 넥슨, 스마일게이트, 넷마블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임 연구원은 “이는 어떤 게임사들이 들어오더라도 중국 게임사 중심의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는 이야기”라며 “이러한 자신감은 해외에서 보여주고 있는 중국 게임사들의 활약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텐센트, 넷이즈 등은 이미 글로벌 최대 규모의 게임사로 올라섰고 한국, 일본, 미국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2017~2021년 중국 게임사의 해외 매출 성장률은 20% 전후 수준으로 10% 미만인 글로벌 게임 시장 성장률을 크게 상회한 성적을 기록하며 성과를 증명해 왔다.

그렇다면 국내 게임들은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우선 중국 시장의 특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 게임들은 한국보다 비즈니스모델(BM)에 더욱 특화돼 있다. 특히 누적 결제 금액에 따라서 유저 등급이 나뉘고 혜택이 차등으로 부여되는 VIP 시스템이 존재한다. 아울러 중국 유저들은 과금에 대한 거부감도 덜한 편이다.

아울러 한국에서 여전히 잘나가는 MMORPG 장르보다는 서브컬쳐 장르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 연구원은 “서브컬쳐 수집형 RPG는 IP 관점에서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게임사에서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해 신규 IP 게임을 만드는 것으로 원신, 붕괴, 블루아카이브, 에픽세븐 등이 대표적”이라며 “다른 한 가지는 대중에게 알려진 기존 인기 IP를 활용해 만드는 것으로 페이트/그랜드오더(타입문 IP), 화영닌자(나루토 IP), 제2의나라(니노쿠니 IP)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게임사들과의 경쟁에서 한국 게임사들이 서브컬쳐 쪽으로 가질 수 있는 강점은 글로벌 인지도를 갖춘 웹툰, 웹소설 IP의 존재”라며 “중국에서 올라오고 있는 웹툰의 인기를 고려하면 한국 웹툰 IP 기반 게임의 흥행 가능성도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중국 1위 웹툰 플랫폼 콰이칸의 경우 인기 순위에서 한국 웹툰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에픽세븐 중국 버전 이미지 [사진 스마일게이트]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MMORPG 장르의 경우 중국 흥행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한다. 실제로 2022년 중국에 출시된 펄어비스의 모바일 MMORPG ‘검은사막 모바일’은 흥행에 실패했다.

반면 서브컬쳐 장르의 경우 아직은 흥행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 출시된 스마일게이트의 서브컬쳐 게임 ‘에픽세븐’은 초반 흥행에 어느 정도 성공한 모습이다. 에픽세븐은 중국에서 출시 3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TOP 10에 진입하며 흥행에 청신호를 밝혔다.

에픽세븐은 6월 22일 기준 중국 앱스토어 매출 순위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에픽세븐의 이런 흥행 성적은 중국에 정식 출시한 국산 게임으로는 전례가 없는 뛰어난 성과로 눈길을 끈다.

중국 이용자들은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듯한 뛰어난 퀄리티의 전투 연출과 OST(Original Sound Track)’에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와 즈룽 게임이 철저한 사전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에서 서비스되는 대부분의 콘텐츠를 중국 버전에 그대로 선보인 점도 큰 호응을 받았다.

스마일게이트와 즈룽 게임은 지금의 상승세를 더욱 가속하기 위해 중국 내 마케팅과 이벤트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사전 예약에 400만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참여하는 등 론칭 전의 큰 기대가 이렇게 좋은 성과로 이어지게 돼 너무 기쁘다”며 “초반 흥행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좋은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넥슨게임즈의 서브컬쳐 게임 ‘블루 아카이브’도 중국 흥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블루 아카이브는 지난 2021년 2월 일본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 한국, 북미 등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지역에 출시했으며, 탄탄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기반으로 일본 양대 마켓 최고 매출 순위 1위, 한국 애플 앱스토어 및 원스토어 최고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블루 아카이브는 지난 6월 22일부터 중국에서 CBT가 진행되며 하반기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에픽세븐의 흥행 규모와 중국 내 사전 예약자 수를 비교하면 블루 아카이브의 중국 성과는 에픽세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에픽세븐과 블루 아카이브는 동일한 국내 서브컬쳐 게임이라는 점에서 동종업으로 비교하기 적합한데, 블루 아카이브는 거의 모든 지표에서 에픽세븐을 앞서고 있어 더 높은 수준의 흥행이 확실시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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