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황금손’에서 ‘건기식 사업가’로…‘세 번째 도전’ 나선 이 남자 [이코노 인터뷰]
맞춤형 영양제 소분 포장해 판매, 중국 시장 주목
건기식 소분 판매 법제화 앞두고 있어 성장성 ↑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낮에 실내에 주로 계신가요?’, ‘담배를 피우시나요?’
홈페이지에 접속하니 평소 생활 습관에 대한 질문이 시작됐다. ‘입술 포진(물집)이 자주 생기시나요?’ 등 부작용에 관한 질문과, ‘기억력 개선에 도움 되는 영양제를 추천해드릴까요?’와 같은 개인 선호도를 묻기도 한다. ‘나의 건강에 하루 얼마나 투자 가능하신가요?(아메리카노 1잔 기준)’와 같은 질문은 건강에 대한 상관관계를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지난 2020년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소분 판매가 규제 샌드박스 특례로 일시 허용되면서 건기식 시장에도 커스터마이징(개인화) 바람이 불고 있다. 맞춤형 건기식 소분 판매의 법제화도 앞두고 있어 시장의 성장성이 높게 평가된다.
게임업계에서 연이은 히트작을 내며 ‘미다스의 손’이라 불린 이도 건기식 시장의 성장성을 알아보고 영양제 사업에 뛰어들었다. 모바일 게임 사상 최초 100만 다운로드, 연간 매출 1000억원대 회사까지 두 번의 창업 모두 대박을 터트리고 건기식 구독 서비스 스타트업 ‘모노랩스’를 창립한 소태환 대표의 이야기다.
건강 악화에 영양제 접한 뒤 창업 결심
소 대표는 19년 동안 게임업계에 몸담았던 개발자다. 2001년 게임회사 ‘엔텔리전트’를 창업하고 모바일 게임 ‘삼국지 무한대전’, ‘삼국지 천하통일’을 개발했다. 이후 온라인 게임업체 넥슨에 게임을 매각하고, 넥슨모바일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역임하기도 했다. 2009년에는 넥슨 퇴사 후 모바일 게임회사 ‘네시삼십삼분’을 창업하고 ‘활’, ‘블레이드’와 같은 게임을 서비스했다.
“게임업계에서 20년 가까이 일했는데, 게임 개발이 노동집약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건강에 무리가 많이 갔었어요. 건강이 안 좋아져서 그때부터 영양제를 먹기 시작했는데 6개월 동안 꾸준히 복용하니 정말 효과가 나타나더라구요. 하지만 영양제 종류가 워낙 많아 나에게 잘 맞는 영양제들을 좀 쉽게 복용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게 됐어요. 그동안 게임회사를 다니며 익힌 정보기술(IT) 기술을 접목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하게 됐죠.”
2018년 디지털헬스케어 회사 ‘모노랩스’를 창업한 소 대표는 인공지능(AI) 기반 개인 맞춤형 건기식 구독 서비스 ‘아이엠(IAM)’을 론칭하고 주력 사업으로 키웠다. 소비자가 편리하게 먹을 수 있게 한 포 단위로 소분 포장하고, 한 달 단위로 정기 배송해준다.
현재 아이엠의 누적 회원 수는 20만명에 달하고, 매달 1000명씩 신규 회원이 가입하고 있다. 회원의 75%가 20·30대고, 여성이 60%다.
“아이엠을 찾는 소비자들의 95% 정도가 온라인을 통해 상담받고 주문을 하고 있어요. 오프라인 비중은 아직 4~5%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2020년 정부에서 규제 샌드박스 특례로 건기식 소분 판매를 일시 허용할 때 내건 조건이 전국 20개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이었어요. 현재 약국 18군데와 병원 2군데에서 아이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맞춤형 건기식 소분 판매 법제화도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어서 향후 서비스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소 대표가 꼽은 모노랩스만의 차별점은 ‘자동화 공정’이다. 모노랩스는 시중에 있는 제품을 소분하는 게 아닌 아이엠 건기식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비타민, 칼슘, 마그네슘, 아연, 밀크씨슬, 테아닌, 히알루론산 등 21종 영양제 제품을 만들어 170여 가지에 달하는 조합이 가능하다. 영양제 생산은 90%가 자동화 공정으로 이뤄지고 있다. ‘소비자와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만큼 제품을 정확하게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아이엠 생산 90%가 자동화 공정…“중국 시장 주목”
모노랩스는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까지 꿈꾸고 있다. 특히 주목하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모노랩스는 지난 2021년 중국을 무대로 시범 판매를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택배가 셧다운돼 판매를 접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엔 상황이 많이 나아져 다시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중국 회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중국 현지에 공장을 짓기 위해선 공장에서 매연, 오·폐수, 폐기물이 나오면 안 되는 것이 조건을 만족해야 하는데, 건기식은 이 세 가지가 배출될 일이 없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모노랩스는 현재 중국 시장에 한 달에 2000만~3000만원씩 영양제를 판매하는 등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 대표의 목표는 모노랩스를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의 세계적인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잠재력이 풍부한 국내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을 성장시키고 싶은 꿈도 갖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건기식 소분 판매의 법제화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단 의견이다.
“한국처럼 디지털을 잘 활용하는 나라는 없다고 생각해요. 건기식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쿠팡이나 SSG닷컴 등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고, 직구도 간단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이미 만들어진 시장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므로 정부에서 또 다른 규제를 만들기보단 건기식 소분 판매 법제화를 통해 세계 수출의 기회를 만들어줬으면 해요. 그렇게 된다면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고령화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강한 국가 경쟁력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홈페이지에 접속하니 평소 생활 습관에 대한 질문이 시작됐다. ‘입술 포진(물집)이 자주 생기시나요?’ 등 부작용에 관한 질문과, ‘기억력 개선에 도움 되는 영양제를 추천해드릴까요?’와 같은 개인 선호도를 묻기도 한다. ‘나의 건강에 하루 얼마나 투자 가능하신가요?(아메리카노 1잔 기준)’와 같은 질문은 건강에 대한 상관관계를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지난 2020년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소분 판매가 규제 샌드박스 특례로 일시 허용되면서 건기식 시장에도 커스터마이징(개인화) 바람이 불고 있다. 맞춤형 건기식 소분 판매의 법제화도 앞두고 있어 시장의 성장성이 높게 평가된다.
게임업계에서 연이은 히트작을 내며 ‘미다스의 손’이라 불린 이도 건기식 시장의 성장성을 알아보고 영양제 사업에 뛰어들었다. 모바일 게임 사상 최초 100만 다운로드, 연간 매출 1000억원대 회사까지 두 번의 창업 모두 대박을 터트리고 건기식 구독 서비스 스타트업 ‘모노랩스’를 창립한 소태환 대표의 이야기다.
건강 악화에 영양제 접한 뒤 창업 결심
소 대표는 19년 동안 게임업계에 몸담았던 개발자다. 2001년 게임회사 ‘엔텔리전트’를 창업하고 모바일 게임 ‘삼국지 무한대전’, ‘삼국지 천하통일’을 개발했다. 이후 온라인 게임업체 넥슨에 게임을 매각하고, 넥슨모바일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역임하기도 했다. 2009년에는 넥슨 퇴사 후 모바일 게임회사 ‘네시삼십삼분’을 창업하고 ‘활’, ‘블레이드’와 같은 게임을 서비스했다.
“게임업계에서 20년 가까이 일했는데, 게임 개발이 노동집약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건강에 무리가 많이 갔었어요. 건강이 안 좋아져서 그때부터 영양제를 먹기 시작했는데 6개월 동안 꾸준히 복용하니 정말 효과가 나타나더라구요. 하지만 영양제 종류가 워낙 많아 나에게 잘 맞는 영양제들을 좀 쉽게 복용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게 됐어요. 그동안 게임회사를 다니며 익힌 정보기술(IT) 기술을 접목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하게 됐죠.”
2018년 디지털헬스케어 회사 ‘모노랩스’를 창업한 소 대표는 인공지능(AI) 기반 개인 맞춤형 건기식 구독 서비스 ‘아이엠(IAM)’을 론칭하고 주력 사업으로 키웠다. 소비자가 편리하게 먹을 수 있게 한 포 단위로 소분 포장하고, 한 달 단위로 정기 배송해준다.
현재 아이엠의 누적 회원 수는 20만명에 달하고, 매달 1000명씩 신규 회원이 가입하고 있다. 회원의 75%가 20·30대고, 여성이 60%다.
“아이엠을 찾는 소비자들의 95% 정도가 온라인을 통해 상담받고 주문을 하고 있어요. 오프라인 비중은 아직 4~5%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2020년 정부에서 규제 샌드박스 특례로 건기식 소분 판매를 일시 허용할 때 내건 조건이 전국 20개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이었어요. 현재 약국 18군데와 병원 2군데에서 아이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맞춤형 건기식 소분 판매 법제화도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어서 향후 서비스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소 대표가 꼽은 모노랩스만의 차별점은 ‘자동화 공정’이다. 모노랩스는 시중에 있는 제품을 소분하는 게 아닌 아이엠 건기식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비타민, 칼슘, 마그네슘, 아연, 밀크씨슬, 테아닌, 히알루론산 등 21종 영양제 제품을 만들어 170여 가지에 달하는 조합이 가능하다. 영양제 생산은 90%가 자동화 공정으로 이뤄지고 있다. ‘소비자와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만큼 제품을 정확하게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아이엠 생산 90%가 자동화 공정…“중국 시장 주목”
모노랩스는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까지 꿈꾸고 있다. 특히 주목하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모노랩스는 지난 2021년 중국을 무대로 시범 판매를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택배가 셧다운돼 판매를 접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엔 상황이 많이 나아져 다시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중국 회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중국 현지에 공장을 짓기 위해선 공장에서 매연, 오·폐수, 폐기물이 나오면 안 되는 것이 조건을 만족해야 하는데, 건기식은 이 세 가지가 배출될 일이 없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모노랩스는 현재 중국 시장에 한 달에 2000만~3000만원씩 영양제를 판매하는 등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 대표의 목표는 모노랩스를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의 세계적인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잠재력이 풍부한 국내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을 성장시키고 싶은 꿈도 갖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건기식 소분 판매의 법제화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단 의견이다.
“한국처럼 디지털을 잘 활용하는 나라는 없다고 생각해요. 건기식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쿠팡이나 SSG닷컴 등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고, 직구도 간단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이미 만들어진 시장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므로 정부에서 또 다른 규제를 만들기보단 건기식 소분 판매 법제화를 통해 세계 수출의 기회를 만들어줬으면 해요. 그렇게 된다면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고령화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강한 국가 경쟁력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트럼프 2기 앞두고…美, TSMC에 최대 9.2조원 보조금 확정
2종로학원 “서울대 의예 294점·경영 285점…눈치작전 불가피”
3의대생 단체 "내년에도 대정부 투쟁"…3월 복학 여부 불투명
4‘5만 전자’ 탈출할까…삼성전자, 10조원 자사주 매입
5하나은행도 비대면 대출 ‘셧다운’…“연말 가계대출 관리”
6 삼성전자,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주주가치 제고”
7미래에셋증권, ‘아직도 시리즈’ 숏츠 출시…“연금 투자 고정관념 타파”
8대출규제 영향에…10월 전국 집값 상승폭 축소
9“하루 한 팩으로 끝”...농심, 여성 맞춤형 멀티비타민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