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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도 쉽지 않네”…코인거래소, 새 먹거리 안간힘

[코인 겨울, 생존 기로 선 거래소] ②
코인 거래 급감에 실적 ‘뚝’… NFT·메타버스 성적도 부진
시계 플랫폼 등 타산업 진출 시도…3~5위 거래소는 ‘관망’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국내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새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암호화폐 시장 침체로 거래소 사업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거래소는 대체불가능토큰(NFT)이나 메타버스 등 블록체인 관련 신사업에 진출했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거래소들은 유통업 등 이종(異種) 사업 진출을 노리는 분위기다. 

2023년 1월 1일~8월 16일 비트코인(BTC) 원화 가격 추이. [제공 코인마켓캡]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올해 연초(1월 1일) 대비 이달 15일 비트코인 가격은 약 88% 올랐다.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의 침체기를 불러일으킨 테라·루나 사태, FTX 사태 등 여파가 사그라들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개선되지 않았다. 시장 호황기 대비 거래량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27개 암호화폐 거래소(원화마켓+코인마켓)의 지난해 하반기 일평균 거래량은 3조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상반기 5조3000억원보다 43% 감소한 수치다. 코인 투자가 최고로 활성화됐던 2021년 하반기 11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거래 수수료는 거래소 매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거래량이 늘지 않으면 실적이 개선되기 어렵다. 실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난해 매출 97.22%는 거래 플랫폼에서 나왔다. 이는 업비트, 증권플러스,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 암호화폐나 비상장 주식을 사고팔 때 나오는 수수료 매출이다. 

신사업이라던 NFT·메타버스, 성적 부진했다

이에 거래소들은 코인 거래 수수료에만 의존할 수 없다. 거래량이 암호화폐 투자 호황기 때처럼 회복되지 않은 것은 물론, 침체장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일부 거래소들은 호황기에 쌓아둔 자금을 바탕으로 NFT와 메타버스 등 블록체인 신사업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었다.

두나무는 2021년 11월 NFT 마켓인 업비트 NFT를 선보였다. 같은 시기 메타버스 플랫폼인 세컨블록의 베타 서비스도 시작해 현재 정식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빗썸도 지난해 NFT·메타버스 전문 자회사 빗썸메타를 설립했다. 코빗의 경우 2021년 5월 국내 거래소 중 가장 먼저 NFT 마켓을 열기도 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에서 대학생들이 한국 장학재단과 함께 진행하는 두나무 기업탐방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두나무]
그러나 이러한 신사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두나무 자회사 12곳의 경우 지난해 퓨쳐위즈와 코람코더원강남제1호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등 2곳을 제외하면 모두 적자를 냈다.

지난 3월 이석우 두나무 대표도 정기 주주총회에서 NFT 등 신사업 부진을 인정했다. 이 대표는 “세컨블록, 업비트 NFT 등 기존에 출시했던 신규 서비스들이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아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며 “기존 서비스에 집중하고 내실을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빗썸의 사정도 비슷하다. 빗썸메타는 계열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받았음에도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당초 계획됐던 모바일 앱 출시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빗썸메타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69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TOP2 블록체인 외 사업 발굴…3~5위 거래소는?

이런 악화일로 속 업계 1·2위인 두나무와 빗썸은 이제 블록체인이 아닌 다른 산업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침체 장기화 속 진정한 사업 다각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두나무는 지난 7월 자회사인 바이버의 신임 대표이사로 문제연 전 컬리 전략총괄(CSO)을 선임했다. 바이버는 명품시계 거래 플랫폼으로 두나무의 기존 사업들과 거리가 먼 유통업종에 해당한다. 여기에 서희선 전 11번가 통합영업그룹장도 부사장(COO)으로 영입했다. 바이버는 지난해 서울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오프라인 쇼룸을 오픈했으며, ‘바이버 랩스’를 열어 수리 서비스도 선보였다.

명품 시계 거래 플랫폼 '바이버'의 쇼룸 홈페이지. [제공 바이버]
빗썸은 지난 6월 암호화폐 매매 동향과 투자지표 등을 실시간 제공하는 서비스인 ‘인사이트’를 개시했다. 이와 동시에 지난 1년간 운영했던 빗썸경제연구소는 해체시켰다. 실적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영역으로 사업을 개편한 셈이다.

3~5위 거래소들은 신사업을 펼치기보다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코인원·코빗·고팍스 세 거래소는 모두 지난해 적자를 기록해 신사업 확장 여력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다. 더구나 코인원의 경우 올 상반기 내내 ‘뒷돈 상장’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에 사태 정리에 힘쓰는 모습이다. 지난해 언급됐던 현물 기반 NFT 사업 논의는 멀어진 것으로 보인다.

고팍스는 암호화폐 예치서비스 ‘고파이’의 출금 지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고파이에 묶여있는 고객 자금을 아직 모두 상환하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 절차도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출시하기로 한 NFT 마켓 사업 또한 잠정 보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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