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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경쟁서 밀리는 저축은행 “하반기 적자 탈출 쉽지 않다”

은행권도 금리 연 4%대 예금 내놓으며 자금 조달 강화
상반기 적자 본 79개 저축은행, 6개월 새 대출 자산 5.6조↓

서울의 한 저축은행 앞.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시중은행들이 자금 유치를 위해 정기예·적금 금리를 높이면서 금리 경쟁에서 밀리는 저축은행의 자금 유치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시장 불안과 높은 대출 금리 영향에 저축은행 업계의 대출 자산까지 줄어드는 모습이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적자 탈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시중은행도 연 4% 정기예금 출시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은 최고 연 4.10%를 기록하며 시중은행 중 가장 높다. 이어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금리는 최고 연 3.85%,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최고 연 3.75%를 기록했다. 두 예금 금리는 각각 전월보다 0.1%p, 0.05%p씩 높아졌다.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차츰 높아지면서 시중 자금은 은행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3년 7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정기예금은 지난 7월 동안 12조3000억원이 증가했다. 6월에는 4조4000억원 늘어난 바 있다. 한 달 만에 자금 유입 규모가 급증했다. 

특히 올 1월부터 7월까지 은행권 정기예금에 총 13조4000억원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나 7월의 정기예금 자금 유입세가 강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반해 저축은행은 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4.11%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과 비교해 다소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지만, 보통 1%p 가량 차이 나던 것에 비하면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저축은행 수신액은 6월 말 기준 114조997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3개월 동안 총 1조1561억원(1.0%) 감소했다. 

새마을금고가 최근 뱅크런 우려를 겪으며 3개월 동안 수신액이 1.0%(2조6803억원) 감소한 바 있는데, 저축은행에서는 비슷한 부실 우려가 없으면서도 수신 감소율은 같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은행권과 비슷한 예금 금리 수준, 시장 불안 확대 등을 이유로 고객들이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은행으로 자금이 이동시킨 것으로 분석한다. 

금리 경쟁 쉽지 않은 저축銀, 적자 지속 우려

저축은행은 수신만 아니라 여신 잔액도 감소하는 상황을 겪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저축은행 대출 규모는 109조3971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3.8%(3조7769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5.9%(5조6312억원) 줄었다. 

반면 예금은행의 대출금은 지난 3개월 동안 1.2%, 지난 6개월 동안 1.5% 증가했다. 특히 하반기 들어오면서 은행 대출 규모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7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6조원으로 이 중 주담대가 6조원을 차지해 가계대출 증가액 대부분을 차지했다. 

은행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6월 1조2000억원 감소에서 7월 7월 100억원 감소로 감소세가 크게 줄었다. 고객들이 높은 금리에서도 은행 대출은 더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들은 대출 자산까지 줄면서 최근 발생한 적자를 해소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은 상반기에 962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8956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한 해 만에 적자로 전환한 모습이다. 

이번 적자 전환은 이자이익 감소와 대손충당금 확대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자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5221억원(15.8%) 감소했고, 대손충당금은 6292억원 증가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자금 조달을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더 높이기에도 한계가 있다”며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가 줄면 그만큼 이익도 줄기 때문으로 그만큼 하반기 적자 탈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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