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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시장 만으론 한계”…삼중고에 해외로 눈 돌린 SPC

[K-푸드 전성시대] ④
SPC 파리바게뜨, 20년 만 글로벌 500호점 돌파
국내 시장 포화와 규제…“新먹거리 창출 어려워”

파리바게뜨 프랑스 몽파르나스점. [사진 SPC]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국내 대표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SPC그룹의 파리바게뜨가 해외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시장이 위축되면서 내수만으로는 기업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 해외 진출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국내 영업 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SPC가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들어 총 50개 매장의 문을 열며 전 세계 매장 500호점을 돌파했다.2004년 중국을 시작으로 해외에 진출한 파리바게뜨는 향후 2033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카타르·쿠웨이트·바레인 등 중동과 아프리카 12개국서 매장을 열 계획이다.

기존 진출 국가인 미국, 중국 등에서 매장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해외 진출에 적극 뛰어드는 것은 일종의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선 각종 규제와 내수 시장 포화 상태로 더 이상 먹거리 창출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의 영업이익률은 지속 낮아져 지난해 기준 0.9%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증가(증가율 5%)는 이룬 반면, 영업이익은 역성장을 이어갔다. 

SPC 파리크라상은 지난해 매출액은 1조9847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88억원으로 44% 감소했다.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를 둘러싼 영업환경 규제도 걸림돌이다. 제과점은 2013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 등은 동네 빵집 반경 500m 이내에는 매장을 열 수 없다.

이로 인해 파리바게뜨 매장이 최근 5년간 3400여개에 머무르는 사이 개인제과점들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베이커리 시장 경쟁도 갈수록 더욱 치열해져 가고 있다. 최근 개인제과점들은 과거 프랜차이즈에 비해 싸고 저렴한 제품을 내세우던 것과 달리 젊은 층의 트렌드를 반영해 대형 베이커리 카페나 베이글, 도넛 등 전문점으로 특화해 고가의 고급제품을 판매하는 등 빵 가격과 마케팅 트렌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 고물가와 고환율 등 국내 경영 환경이 악화된 점도 주 요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쿠키, 크래커, 케잌 등에 사용되는 ‘소맥’(SRW) 올해 가격은 시카고 상업거래소 기준 톤(t)당 255달러(약 34만원), 빵이나 국수 제조에 사용되는 ‘소맥’(HRW)도 311달러(약 42만원)를 기록 중이다. 2020년 이전에는 200달러(약 27만원)도 되지 않던 가격이 급등한 셈이다. 또 소맥 외 옥수수·대두·대두박 등 대부분 곡물들도 톤당 100달러(약 10만원) 가까이 높은 가격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전문점, 편의점,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 빵을 유통하는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국내 시장 경쟁 양상이 과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시장에서의 규제와 경쟁 양상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에 이르렀다”며 “해외 진출은 생존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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